‘세계대회 5관왕’ 구리 9단의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 것같다. 최근 비씨카드배에서 조한승 9단에게 3:1로 승리를 거두면서 생애 여섯 번째 우승을 차지한 구리 9단은 주변에서 세계1인자라는 평을 듣는데 따른 부담감이 늘어난 듯하다. 그는 비씨카드배 우승후 5월 9일 벌어진 2009 중국갑조리그 첫 라운드에서 항저우팀의 류싱 7단에게 패했으며, 팀역시 1:3으로 패해 승점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그는 비씨카드배를 앞두고 후지쯔배 8강전(고노린 9단)과 천원전 도전기(천야오예 9단)에서 모두 패해 잠시 슬럼프에 빠지는 듯했으나 비씨카드배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최근 중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나를 세계1인자라고 부르지 마라. 국내 소표기사들은 하나 하나가 늑대와 호랑이 같다.”라고 말했다. 그 인터뷰 내용을 옮긴다.
기자 : 23세에 처음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3년 사이에 무려 6차례의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금년에는 그중 3차례의 세계때회 우승을 차지했는데 그 폭발력은 어떻게 해서 가능한 것인가?
첫 번째 세계대회 우승이 비교적 어려웠다. 그후는 비교적 순조로웠던 것 같은데 주로 자신에 대한 자심감이 더욱 생겼기 때문인 것같다. 최근 몇년 전체적인 기세는 그런데로 괜찮은 편이었고 운도 좋아 더 많이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같다. 내 생각에 나는 시합형 선수인 것같다. 결승전에 가까워 질 수록 더 실력발휘가 잘 되는 것같다.
기자 : 2006년 첫 번째 세계대회 우승 전에 모두가 국제대회에서 자주 본선1회전에서 탈락한다고 해서 ‘본선1회전’이라는 듣기 난처한 별명으로 부르기도 했는데 2006년 이후 6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사람들을 놀라게 했는데 무슨 비결이라도 있는가?
비결은 없다. 내 생각에 자신감, 운, 실력 등이 종합적인 요소로 작용하여 좋은 성적을 거둔 것같다. 특히 후반의 몇차례 우승은 후반으로 갈 수록 더욱 자신감이 생겼는데 이전에는 이런 느낌이 없었다. 아마도 내가 이전보다 성숙한 것 같다.
기자 : 현재 세계대회는 7개가 있는데 그중 5개를 차지하고 있는데 어떤 이들은 구리 9단이 이미 세계최정상에 올라섰다며 세계1인자라고 하는데 이런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 나는 이제 겨우 6차례 세계대회를 우승했는데 이세돌은 10차례, 이창호는 17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나와 차이가 아직 크기 때문에 세계1인자와는 아직 거리가 있다. 좀 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기자 : 젊은 기사들의 구리 9단을 향한 질주가 느껴지는가? 아주 크게 느껴진다. 현재 소표세대로 불리는 기사들은 아주 대단하다. 기초가 튼튼하고 어리면서 또한 힘이 넘친다. 어려운 국면에서도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진다. 내 생각이 이런 어린 기사들과 비교할 때 나는 경험과 심리적인 면에서 약간 우세할 뿐 기술적인 면에서는 결코 우세하다고 할 수 없다. 어린 기사들이 우리들을 뛰어 넘는 것도 멀지않은 일이다.
기자 : 이런 컨디션을 30세 이후까지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라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자신의 황금기동안 최대한 많은 우승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다시 전성기가 돌아온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현재 바둑은 경쟁이 아주 치열하고 잔혹하다. 자신의 전성기를 30세까지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쉽지않다. 나는 금년 26세인데 현재 목표는 최대한 나의 컨디션을 늘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기자 : 기사들중에는 적지않은 사람들이 주식고수이거나 부동산투자를 즐기는데 평상시에 이런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바둑이외에 어떤 투자항목이 있는지?
주식을 하거나 부동산 등은 고려해 보지않았다. 주원인은 시간이 없어서이다. 현재 시합이외에 약간의 시간이 날 때는 잠을 좀 더 많이 자거나 친구들과 축구를 한다. 또 집에서 음악을 듣거나 하여 다른 곳에 정신을 팔 여류가 없어 못하고 있다. 나는 모든 생각을 바둑에만 집중한다고 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이렇게 일정이 많은데 정신 분산을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