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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가 반기는곳 스크랩 여름날의 도보여행 (4일차 : 영춘초교 - 영월- 석항 & 귀가)
김재호 추천 0 조회 76 11.09.04 15:25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 영춘으로 가는 길에 서 있는 돌탑...! 누가 무슨 염원을 가지고 세웠을까..? >

 

06:00... 기상!

새벽에 너무 추워 일어나 에어컨을 끄고 잤다.

며칠동안 가진 숙박 시설 중 최고의 시설이었던것 같다.


어제 숙박한 영춘교는 100년의 역사와 전통이 숨쉬는 곳이다.

이농현상으로 농촌 인구가 점차 줄어드는 요즘에 농촌지역에서 100년 넘는 전통을 지닌

초등학교가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초등하교 담장과 제방이 바로 인접해 있는데

학교를 빙돌아 남한강이 흐르고 주변에는 산들이 병풍처럼  들러 쌓여 있어서

아늑함을 준다.

산 중턱에는 낮게 구름이 갈려 있어 더욱 운치를 더해 준다.


어제는 내린 비로 인해 남한강물이 흙탕물이었는데

오늘 보니 제법 맑은 티를 내며 흐른다.

자연의 정화 능력이 새삼 놀랍다.


어제 세탁한 옷이 마르지 않아

단체복 티는 걸쳐 입고, 빤쥬와 수건은 철제 옷걸이에 걸어 뒤에 걸치고

양말을 좌우에 한 컬레씩 더블집게로 찝어 놓으니 걸을때마다 덜렁 덜렁~!!

걸어다니는 빨래줄이 따로 없는것 같다.


식욕이 뚝 떨어졌다..

피곤한 탓인지.. 아님 그동안 호사스러움에 젖어 있던 입이

척박한 식사를 거부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가는 길에 집사람에게 전화를 하니 처 고모 처남들과 강원도로 휴가 떠난단다.

그런데 나하고 어디 가려면 충주만 벗어나도 운전을 못하단던 집사람인데

이번엔 차를 가지고 가야 한단다.

은근히 서운한 생각이 든다.


09:25분... 충북 단양군 영춘면을 넘어 강원도 영월군에 입성했다.

걷는게 지옥이다.

고씨동굴 관광지 입구에서 잠시 쉬었는데 이젠 발을 딛기가 점점 힘들어 진다.

거의 질질 끌면서 걸으니 10분이라는 시간이 일각이 여삼추다..

 

 < 충북 단양군과 강원 영월군의 경계...>


도보 행렬 맨 뒤에 지친 몸을 이끌며 땅만 보며 걷는다.

12:26분.. 영월읍 시가지 입성..

중식 장소인 ‘봉래 초교’는 왜 그리 먼 걸까...?

몸은 피곤하고 갈증과 더위에 온몸은 기진맥진이다.

12:40분.. 지친 몸을 이끌고 ‘봉래초교’ 입구에 도착해

학교앞 문방구에서 캔 맥주를 하나 사서 갈증에 젖어 단숨에 마셔 버렸다.


점심으로 나온 시원한 냉채국과 쌈밥이 입맛을 돋우어 준다.

점심 먹고 너른 강당 한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다리를 높게 걸쳐 놓고 짧지만 깊은 오수를 즐겼다.


한참 오수를 즐기는데 14:40분경 모닝콜 처럼 갑자기 소나기가 내린다.

모두들 잠들었는줄 알았는데 어느새 잠에서 깨어나

내리는 빗소리에 밖에 널어놓은 빨래를 걷느라고 분주한 모습이다.


15:05분.. 영월읍 시가지를 벗어나 태백 방향으로 향했다.

중간에 카페회원이지만 얼굴을 본적이 없는 '아웃사이더' 님을 비롯한

몇몇 분들이 과일등을 가지고 위문차 찾아 주셨다.

나이 들어가면 온라인 상에서는 더러 만날 수 있지만 이렇게 오프라인 상으로 직접 멀리서

위문차 찾아 와 격려 해 주시기가 힘들텐데 그 열정이 너무 좋다.

 

< 걸어다니는 빨래줄....?? 등에다가 걸과 좌우엔 양말 한짝씩 걸고.... -_- > 

 

영월에서 태박으로 향하는 도로는 산길을 따라 구불구불한 2차서인데

지금 원주국토관리청에서 연하-신동간 도로 확장 공사 중이다.


덕분에 미 준공으로 아직 차가 다니지 않는 도로를

차량 걱정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1시간동안을 걸으며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한참을 걷는데 또다시 비가 내린다.

가지고 간 우의를 꺼내입고 기냥 아무 생각 없이 쩔둑쩔둑 거리며 걷는다.

‘신발끈’님께서 걱정스러운 맘으로 같이 보조를 맞추어 주었지만

걷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걸으면서 아무래도 이번 도보는 오늘로서 접어야 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1시간 정도 공사중인 도로를 걸은 후 다시 2차선 옛길을 따라 ‘석항’까지 걷는데

도로변에 혹여 있는 작은 돌이라도 밟으며 발끝부터 전해오는 아품에 자리러 지겠다.

그러다 보니 수업 중 떠들다 선생님게 혼난 초등학생 처럼 고개를 푸욱 수그리고

위험한 2차선 길을 땅만 보며 걷는다.


‘신발끈’님께서 위험하다며 앞장서 가시면서 차량을 통제해 주신다.

고마우신 분~!!


19:25분.. 중동 석항의 연상2리 마을회관에 도착했다.

근데.. 시설이 최악이다.

오래 전 지은 마을회관 1층인데 화장실은 재래식이고 세면장 하나 없는 것이

홉사 난민들의 수용소 같다.

비는 추적 추적 내리고.....

 

 < 도보 여행중 최악의 숙박시설이었던 '연상 2리 마을회관 내부... >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던가..?

샤워 시설이 없으니 여자들이 바로 옆에 있는 ‘영월초교 연상분교’ 샤워장에 가서

어둠속에 샤워를 하고, 남자들도 그 뒤를 이어 샤워를 한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헤쳐나갈 묘안은 얼마든지 있음을 실감한다,


오는 도중 이번 도보 여행은 오늘로서 접기로 마음을 굳혔다.

저녁 식사를 하기전에 며칠동안 도보 여행에 도움을 주신 ‘신발끈’님께

고마움을 표하며 맥주 한잔을 마셨다.


근데 인연이란 참 묘한것 같다.

‘신발끈’님 께서 고등하교 친구이자 시 의원인 ‘강명권’ 친구의 이모부란다.

참으로 묘한 인연을 실감하며 명함을 한 장 드렸다.


늦은 저녁 식사 후 리더인 ‘춤사랑’님께서 도보여행을 오늘로써 접어야겠다고

말씀을 드리니 내 아품을 이해 하시면서도 아쉬워 하신다.

슬리핑 백을 가져가지 않아 잠자리가 걱정되었는데

‘춤사랑’님 께서 자리를 마련 준 곳에서 마지막 취침.....

400미터 고 지대라 그런지 밤 기온이 서늘하다.


담날 아침에 마지막으로 3박 4일동안 함께 했던 분들께 작별인사를 하고

손을 흔드는데 가슴 깊이 아쉬움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아듀~!!!

짧으면서도 길었던 첫 번째 나의 3박 4일 도보여행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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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1.09.04 15:28

    첫댓글 어느 도보 여행가가 영춘을 지나 영월을 여행하며 올린 블러그에서 스크랩 하였음..... 돌탑 사진과 강원도 경계는 오사리 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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