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른 가을의 백도해수욕장오토캠핑장....

[화인/박춘호/010-5432-6254]

강원도 고성 백도해수욕장오토캠핑장입니다.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신 뒤로는

예전처럼 시끌벅적 많은 가족들이 모이는 명절을 기대하기도 어렵고,

형제들이 모여 밥 한 끼 먹고 안부 묻는 정도가 명절의 전부가 되다시피 하였습니다.

이번 추석엔 고향에도 미리 다녀왔고....

연휴동안 캠핑을 가기로 했습니다.

텐트며 취사도구 같은 잡다한 준비물들을 자동차에 가득 옮기고, 내려서 설치하고,

다시 철거해서 정리하고.... 이런 번거로운 일들이 귀찮아서 작년하고 올해는 꾹~ 참아 왔었습니다.

연휴에 여기저기 여행하려면 교통체증이 심하기도 하고 날씨도 선선해 졌으니

비용도 절약할 겸 캠핑이나 가자고 얼마 전부터 바람을 잡기에

못이기는 척 하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14일 새벽 02시에 출발해서

동트기 전 이른 아침에 도착한 백도해수욕장오토캠핑장입니다.

번잡한 강릉이나 속초와 비교하면

고성군 문암리의 백도해수욕장은 한산하고 조용한 편이어서

10여년도 더 전부터 자주 들리게 되었고

이제는 인근의 지역들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뒷골목까지 훤히 꿰게 되었습니다.

캠핑장 입구의 조형물이 볼수록 멋이 있습니다.

바다가 가깝게 잘 보이는 곳으로 데크를 찾아 텐트를 설치합니다.

서둘러 이른 아침에 도착한 것도 교통체증을 피하고

이왕이면 전망이 더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서 입니다.

벌 한마리가 먼저 텐트를 차지하고 개시를 합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영정사진 한 장 찍어주고는 바로 사(死) 했습니다....ㅋㅋ

예전에는 이웃한 교암리 해변과 함께 그저 한적한 해수욕장이어서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인근의 백도항에서 가리비를 구워 먹으러 들리곤 했던 곳이 백도해수욕장입니다.

고성군에서 약 16억원의 예산을 들여 백사장에 60여개의 데크와 400여m의 데크로드를 설치하고

샤워장과 편의시설을 갖춰 2013년 6월부터 오토캠핑장을 운영하면서

백도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캠핑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바닷가의 다른 캠핑장들이

바닷바람을 막기 위한 방풍림이나 모래언덕에 가려져

바다전망이 썩 좋지 못한 것과 대조적으로

백도캠핑장은 텐트에 누워서도 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그러다 보니 점차 입소문을 타고 캠핑족들에게 알려지게 되었고

지금은 성수기에는 인터넷을 통하여 미리 예약을 하여야 합니다.

오토캠핑장은 문암리마을주민회에서 운영하며 데크 1박 사용료는 3만원입니다.

전기가 공급되고 샤워장에서는 아침, 저녁으로 온수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캠핑장 주변으로 관광지와 먹을거리가 풍부하여

굳이 번거로운 캠핑이 아니라도 여행을 즐기기엔 최적화 된 곳입니다.

주변의 대표적인 명소로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설악산국립공원이 있구요.

가까운 양양의 하조대, 낙산사, 속초의 영금정과 청초호, 영랑호,

고성의 청간정, 천학정, 능파대, 화암사, 송지호, 화진포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청정바다 동해와 접하다 보니

양양의 수산항과 속초의 물치항, 대포항, 외옹치항, 동명항, 장사항,

고성의 봉포항, 아야진, 문암항, 백도항, 가진항, 거진항, 대진항까지

싱싱한 해산물들이 언제나 넘쳐나고요.

아바이순대, 막국수, 회냉면, 닭강정, 물회, 섭국, 수수부꾸미,

가자미식혜 같은 먹을거리들로 풍부한 곳입니다.

차량으로 30-40분이면 모두 이동이 가능한 곳들이니까

관광자원이 풍부한 곳이기도 하지요.

그러고 보니 내가 마치 속초, 고성의 홍보대사사라도 된 기분이네요~ㅎㅎ

그럼 지금부터

백도해수욕장과 백도항, 문암항과 능파대,

교암리 주변으로 동해안의 초가을 모습들을 연휴동안 함께 둘러보겠습니다.

백도해수욕장을 돌아가면 작고 아담한 포구

백도항이 나옵니다.

이곳에 가면 가리비만 전문적으로 파는 가게가 있는데

번개탄과 석쇠, 초장을 구비하고 즉석에서 가리비구이를 먹을수 있게 해 줍니다.

물론 가리비 구입과 별도로 부대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잘랑잘랑 일렁이는 바다와 바로 옆에 정박한 어선들을 보면서

가리비구이에 한 잔 하는것도 나름 운치는 있지요~

등대로 이어지는 방파제에서 보이는 백도항입니다.

진짜 낚시를 좋아하는 선수들은 저렇게 혼자서 즐기더라구요

세상 외로움은 저 혼자 다 짊어진 것처럼....

실력은 모르겠지만 혼자서도 몰두하는 모습이 꾼처럼 보이는 것이겠지요....

다음날............................

야영을 하며 하루가 지났습니다.

딱 하루 만큼의 술병이 쌓였구요....

이제 저것들의 주독을 풀기위한 해장국을 준비해야 할 시간입니다.

"이런데 나오면 남자들이 다 하는거라고...."  누가 그런말을 지어 냈는지

말도 않되는 소리를 연발 외쳐댑니다.

뭐 이미 각오도 했던 터이고....매일 하는 사람들은 몰라도

어쩌다 한번씩은 재미도 있고 해서

이른 아침 10여분 거리의 속초중앙시장을 다녀 옵니다.

우리 캠핑용품중에 보물 1호는 냉장고입니다.

작년 재작년 여름, 바로 이곳 백도캠핑장에서 야영을 하며 술을 어떻게라도 좀 차게 마시고 싶어서

속초 시내의 중고가전매장을 뒤져 거금 6만원을 주고 구입한 놈입니다.

아마 캠핑장에 냉장고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은 우리밖에 없을 거예요....ㅎㅎ

워낙 술을 좋아하다 보니.....그것도 이빨에 쨍~ 하고 금이 갈 정도의 차거운 술....

아시죠?  술은 뭐니뭐니 해도 온도가 9할입니다.

미적지근한 소주나 거품으로 넘쳐나는 따근한 맥주맛을 한번 상상해 보세요

그래서 고민하다 장만한 중고 냉장고...성능 아주 빵빵합니다.

내용물은 내가 봐도 좀 거시기 하네요~

어제 일곱개나 치웠는데도....냉장고가 아니라 술장고입니다.

주로 알콜류와 유산균.....

냉장고의 주제는 "맛있게 취하고, 잘 소화시키고.." 입니다.

저거 있으면 별도로 아이스박스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되구요....

냉장고 제일 윗칸 조그만 냉동고에 아이스팩을 서너게 얼려 둡니다.

시장에서 회나 생선사면 1회용 스티로품 박스에 담아 주는데 다 사용하고 버리는 스티로폼 박스에

맥주나 냉장식품 차곡차곡 넣고 그 위에 아이스팩 2-3개 올려 뚜껑 닫아

포장이사 할 때 쓰는 테이프로 한바퀴 돌려 테이핑을 하고 몇시간 지나 꺼내보면

아주아주 만족스럽게 시원해져 있습니다.

이렇게 보관하면 아이스팩이 24시간 이상 기능을 하구요....

마음만 먹으면 작은 냉장고 몇개도 이렇게 만들수 있지요....ㅎㅎ

아침장을 봐 온 해장국 재료....그리고 양념통.

오늘 해장은 즉석 콩나물무침과 부추를 넣은 조개탕입니다.

중앙시장에 가면 홍합 말고 시원한 국물을 내는 조개를 팝니다.

여기 바닷가 사람들이 순한 해장국으로 즐긴다고 하구요....

조개를 맑은탕으로 끓여 부추를 넣고 먹는데 청양고추가 비법입니다.

해장국 용도이니 청양고추를 많이 넣고 시원하면서도 칼칼하게.....

무침용 콩나물을 데치면서 나오는 맑고 누런 국물 아시죠?

그걸 버리지 말고 베이스 육수로 사용해서 끓였는데 비린내가 하나도 않나네요....ㅎㅎ

저만의 비법입니다....저거 훌~훌 불어서 마시면 왠만한 속은 다 풀리지요~

추석명절이여서 더욱 한산한, 이른 가을의 하얀 백사장과 파란 바다는

조용하다 못해 쓸쓸하기 까지 합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한여름의 피서시즌을 피하여

이때쯤 일부러 이런 곳을 찾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늘~ 꿈은 원대하여

4박5일의 캠핑기간동안 책이라도 보면서 정말 여유있는 시간을 즐기는 상상을 했었습니다. 

딱딱하지도 무겁지 않은, 평소에도 관심이 많은 여행과 사진에 관련한 책들로 3권을 준비했습니다.

이런 주제라면 3권 정도는 읽고 가겠거니 했었지요.....

파란 바다를 보며 나무 그늘 아래 한가로이 독서를 즐기는 모습....멋지잖아요~ㅋㅋ

그러나 현실은 언제나 꿈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작은 꿈 조차도,

책을 읽기는 커녕 자동차 구석에서 휴가 내내 팽개쳐져 있던 책들을

집에 도착해서야 짐을 정리하며 찾아 내게 되었고

그제서야 잊고 있었던 꿈이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ㅎㅎ

핑게없는 무덤이 없듯

이유는 차차 알게 될 겁니다.  

*^^*

[역촌 서부현대 서용수 382-5050]

역시 캠핑도 프로이시네요 마음은 저보다 훨씬 젊으시네요 젊었을때는 야영도하였지만 지금은 1박도아닌 4박을 엄두내기 힘듭니다. 고즈넉한 해안이 인상적입니다.

[화인/박춘호/010-5432-6254]

몸은 늙는데 마음만 젊은것도 주책이라고 하더군요

[응암 JooS 주미숙 010-5286-6116]

저도
하루정도면 모를까............4일은 좀............
대단하십니다

[화인/박춘호/010-5432-6254]

워낙 야전군 체질이라서.............
물론 젊었을 때지만 군대생활 할때는 여름에 한달씩
허접한 군용 텐트에서 야영하며 훈련도 하곤 했지요....
지금은 반듯한 데크라도 갈렸지 그땐 산비탈에 누우면그냥 잠자리가 되었지요~~ㅎㅎ

[정희공인~강정희]

ㅎㅎ~~멋지게 사시는 1인!!

[화인/박춘호/010-5432-6254]

철들지 못하는 1인이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