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반도국립공원의 매력은 바다와 숲에서 찾을 수 있다. 바다로 나가면 수십만 권의 책을 쌓아 놓은 듯한 해안절벽의 경관이 반기고, 산으로 들어가면 내소사가 품은 울창한 전나무숲이 기다린다. 조용하고 조촐한 가운데 마음의 평온을 안겨다주는 풍경이다.
‘지질 암석의 교과서’라 불리는 채석강 (제공 : 국립공원공단)
채석강은 퇴적층 지질 전시장
2017년 변산반도 일대 6곳이 전북 서해안권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았다. 채석강, 적벽강, 솔섬, 모항, 직소폭포, 위도 등이다. 수천만 년의 시간이 층층이 쌓인 지층의 변화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기에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이 중 여행자의 발걸음이 잦은 곳은 채석강과 적벽강이다. 채석강과 적벽강 일대는 ‘지질 암석의 교과서’, ‘퇴적층 지질 전시장’으로 불리는 곳인 만큼 다양한 지질 특성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질여행의 시작은 채석강에서 시작한다. 격포항 북쪽 방파제 입구에서 접근하기 용이할 뿐 아니라 찾아가기도 쉽고 주차도 편리하다. 적벽강과도 멀지 않아 도보로 이동 가능하다.
해안에서 바라본 채석강
채석강에서 바라본 해식지대
방파제 옆으로 난 계단을 내려가면 채석강 탐방로가 나온다. 입구에서부터 얇은 책을 켜켜이 쌓아올린 듯 한 바위 절벽이 펼쳐진다. 약 20m 높이의 해안절벽은 몇 천만 년 동안 파도에 깎이고 부서져 책을 차곡차곡 쌓은 듯 독특한 지형이 되었다. 일부러 조각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런 현상이 생겨났을까. 보는 것만으로도 자연의 솜씨에 감탄하게 된다.
억겁의 세월 동안의 지질변화가 담겨 있다.
해안절벽이 파도에 깎이고 부서져 책을 쌓은 듯한 지형이 되었다.
채석강의 독특한 지질구조
격포 일대 지층(격포리층)은 1억7000만 년 전인 중생대 쥐라기의 화강암층을 기반으로 백악기인 8700만 년 전부터 형성되었다. 상상도 못한 엄청난 시간동안의 지질변화가 담겨 있다. 본래 격포 일대는 넓은 호수였다고 한다. 호수에 쌓인 퇴적암층에 화산 활동으로 분출된 유문암질 용암이 덮거나 틈입하면서 독특한 지질구조들이 형성됐다. 1만8000년 전 빙하기가 끝나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바닷물에 의한 침식작용도 현재의 해식지형을 만드는데 한몫했다.
바위 절벽이 만나 생긴 계곡 (제공 : 국립공원공단)
격포가 옛날 호수지역이었다는 걸 알려주는 증거는 절벽에서 찾을 수 있다. 고개를 들어 절벽을 바라보면 중간쯤에서 절벽 색보다 조금 더 밝은 색의 커다란 삼각형 모양이 있다. 이는 호수로 흘러들던 물길에 의해 형성된 하류 삼각주 퇴적 지층이다. 가운데는 두껍고 양옆 지층은 점점 얇아진다. 하류 물길 중심에는 많은 양의 토사가 쌓이는 반면 가장자리에는 적은 양의 토사가 쌓인 것을 보여준다.
해안동굴에서 기념촬영 하는 커플
해안동굴은 SNS 인기 명소
바닷물이 빠져나간 너른 해식대지에 서서 바라보는 채석강은 장엄하고 웅장하다. 규모에 압도되어 느끼는 감정만은 아니다. 시간에 시간을 더하고, 파도의 물길에 파도를 더하고, 바람에 바람을 더해 만들어졌을 자연의 솜씨에 감탄하기 때문이다. 무엇하나 예사롭지 않은 게 없다. 부서져 깨진 바위 파편이나 닳고 닳은 절벽면에는 까마득한 옛날부터 지구가 어떤 지질활동을 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화산 폭발이나 지진 등 압력에 의해 지층이 어긋난 모습 등의 수많은 기록을 공책에 적어 채석강에 가지런히 쌓아 놓은 것 같다.
절벽에 생긴 지질활동의 흔적
웅장한 규모의 채석강
바닷물이 빠져나간 해식대지
해식대지와 채석강
해식대지에 새겨진 지질활동의 흔적
지질활동의 흔적이 기하학적 문양으로 남아 있다.
해안동굴은 여행자에게 인기 있는 명소다.
지질활동이 만들어낸 채석강의 비밀장소로 해안동굴을 꼽을 수 있다. 절벽에 동굴이 만들어진 것은 지층들에 세로로 생긴 균열이 바닷물 침식에 의해 점점 커졌기 때문이다. 해안동굴은 규모가 큰 것도 아니고, 석회암 동굴에서 볼 수 있는 석순이나 석주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여행자에게 인기 있는 명소가 된 것은 기억에 남을만한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다. 동굴 안에서 밖을 향해 사진을 찍으면 실루엣처럼 표현된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내소사가 자랑하는 전나무 숲길
전나무 숲길은 인간 세상에서 부처의 나라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전나무 숲길 걸어 부처님 나라로 가다
채석강이 바다가 빚어낸 작품이라면 내소사 입구 전나무숲은 산이 만들어낸 솜씨다. 매표소에서 일주문을 지나 천왕문 앞까지 이어지는 600m 전나무 숲길은 내소사를 유명하게 만든 일등공신이다.
햇빛이 잘 드러나지 않는 울창한 숲은 마치 평범함 속에 비범함을 담은 것처럼 안정되고 포근하다. 길 양 옆으로 아름드리 전나무들이 터널을 이룬다. 나무들은 몇 백 년을 이어오며 서로 몸을 맞대며 여행자에게 아름다운 길을 선물한다.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의 전나무 숲길이 유명하지만, 그곳에 비하면 훨씬 편안하고 인간적이다. 월정사 전나무 숲길은 규모에 압도되는 측면이 있다. 그래서인지 그 속에서 여행자는 작아지는 느낌이 든다. 내소사 전나무 숲길은 다르다. 흙길도 평탄하고 평지라 힘이 들지 않는다. 무엇보다 전나무가 주는 느낌이 다르다. 위압감이 아닌 평안함이 가득하다. 길을 걷노라면 인간세상에서 부처의 나라로 들어가는 기분이
다.
산책하며 힐링하기 좋은 내소사 전나무 숲길
전나무 숲길 끝에는 부처의 세계인 내소사가 여행자를 맞는다. 천년의 시간 동안 변함없이 전해지는 청아한 독경 소리와 신심이 가득한 불향이 인간세상과는 다른 기도를 뿜는다. 전나무숲길은 단순한 길이 아니다.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하나로 이어주는 극락으로 향하는 문인 셈이다.
천왕문과 천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느티나무
전나무 숲길 끝에서 만난 부처의 세계
단청을 하지 않아 자연미가 느껴지는 대웅보전
산과 사찰을 삼켜버릴 듯한 기세로 사천왕이 눈을 부릅뜨고 지키고 있는 천왕문을 지나면 수령 천년을 자랑하는 느티나무가 중심을 잡고, 그 뒤로 학이 날개를 펼친 듯 맵시 있는 자태의 대웅보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단청을 하지 않아 더욱 고색창연한 건물이다. 쇠못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오직 나무만을 깎아서 끼워 맞췄다고 하니 뛰어난 목공 기술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대웅보전 꽃살문
대웅보전 안에 모셔진 아미타삼존불
고즈넉한 내소사 풍경
대웅보전의 자태를 보았으면 꽃살문의 아름다움을 감상해야 한다. 연꽃이며 국화꽃이 가득 수놓인 꽃살문은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나 화사한 꽃밭을 이룬다. 특히 나무의 빛깔과 결이 그대로 드러나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주변관광지1]
변산 마실길
새만금전시관을 시작으로 부안자연생태공원까지 이어지는 66km의 해안길. 총 8개 코스로 구분되어 원하는 구간을 선택해서 걸을 수 있다. 1코스 새만금전시관 앞에 변산마실길 안내소가 설치되어 있다. 여기서 변산마실길에 관한 정보를 얻어 자신에게 맞는 탐방 계획을 세우면 된다.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3코스 적벽강 노을길이다. 성천에서 적벽강, 격포해수욕장, 채석강을 거쳐 격포항으로 가는 7km 구간이다.
- 주소 :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일원
- 전화 : 063-582-7808
- 홈페이지 : www.ibuan.co.kr
해안을 따라 조성된 변산 마실길 3코스 ‘적벽강 노을길’
변산 마실길은 8개 코스로 조성되어 있다.
[주변관광지2]
부안청자박물관
부안은 전남 강진과 더불어 고려청자의 2대 도요지로 이름을 떨쳤던 고장이다. 부안 유천리 도요지에서 제작된 고려청자는 최상품으로 인정받아 뱃길을 따라 왕실에 진상되었다. 부안청자박물관은 과거 고려청자를 굽던 유천리 가마터 위에 세워졌다. 청자역사실과 청자명품실, 청자제작실, 특수영상실·청자체험실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무늬를 새겨 넣은 상감청자와 비색청자 등 고려청자 2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 주소 : 전라북도 부안군 보안면 청자로 1493
- 전화 : 063-580-3964
- 관람시간 : 하절기(3~10월) 10:00~18:00, 동절기(11~2월) 10:00~17:00,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당일 휴관
- 입장료 :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
- 홈페이지 : https://www.buan.go.kr/buancela/index.buan
고려청자를 모티브로 한 부안청자박물관
고려청자의 역사를 보여준다.
[추천 품질인증업소1]
한옥펜션 나비의 꿈
내소사 입구에 자리한 한옥펜션이다. 푸른 잔디가 깔린 너른 마당과 마당 한 가운데 소나무 한 그루가 고즈넉한 멋을 낸다. 외형은 한옥의 예스러움이 한껏 묻어나지만, 객실 안에 화장실·샤워실 등 생활에 편리한 시설을 더했다. 객실에는 취사를 할 수 있도록 주방이 마련되어 있다. 객실은 독채 한옥 3동, 원룸형 한실 6실이 있다. 객실마다 섬초롱, 자운영, 접시꽃 등 꽃 이름을 붙여 자연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 주소 : 전라북도 부안군 진서면 내소사로 129
- 전화 : 063-582-7651
- 홈페이지 : www.nabidream.net
- 가격대 : 섬초롱, 금낭화, 안개꽃, 자운영(원룸형) 7만원~, 애기별꽃(원룸형) 6만원~, 노랑제비꽃(투룸형) 10만원~, 접시꽃(독립형) 20만원~, 바람꽃(독립형) 22만원~, 소리쟁이(독립형) 25만원~
※ 숙박요금은 변동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옥의 멋이 풍기는 나비의 꿈
거실과 침실이 분리된 노랑제비꽃
한옥의 정취가 담겨 멋스러운 거실
주방과 화장실을 실내에 둬 생활의 편리함을 더했다.
[추천 품질인증업소2]
샤니모텔
다양한 종류의 객실을 갖췄다. 침대가 있는 2~3인용 일반 객실과 2인용 트윈 객실이 있고, 2~4인용 온돌 객실도 있다. 5층 건물에 29개 객실을 갖췄다. 모든 객실과 화장실이 청결하게 관리되고 있다. 장애인 주차구역, 출입구 경사로, 점자블록 등 장애인 편의시설이 잘 설치되어 있다. 안내견 동반이 가능해 시각장애인이 이용하기에도 좋다. 전라북도 부안시외버스터미널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 쉽다.
- 주소 : 전라북도 부안군 부안읍 동중3길 18
- 전화 : : 063-584-9935
- 홈페이지 : 없음
- 가격대 : 6만원~
※ 숙박요금은 변동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부안 중심가에 위치한 샤니모텔
현대적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로비
4명까지 머물 수 있는 넉넉한 크기의 온돌 객실
깨끗한 침대를 갖춘 트윈 객실
[여행정보]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변산마실길 → 채석강 → 격포항 해넘이공원 → 나비의 꿈
둘째 날 / 내소사 → 부안청자박물관 → 줄포만갯벌생태공원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부안,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10회(06:50~19:40) 운행. 2시간 5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4회(07:40~19:00) 운행. 4시간 소요
*부안읍내에서 격포행 주황색 부안여객 시내버스 또는 녹색 좌석버스 이용.
○ 자가운전 정보
서해안고속도로 → 부안IC → 변산바다로 3.7km → 봉황교차로에서 새만금방조제 방면 18.5km → 변산마실길 안내소 → 변산로 8.6km → 종암교차로 우회전 → 격포항
글 : 오주환 여행작가 / 사진 : 장명확 사진작가
※위 정보는 2021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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