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룡[蘇龍]
깨어날 '소' 용 '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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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딱 3900년 되는 날이라지?"
"두번 째 용이 깨어나는 날 말하는겐가,자네?"
"그려, 그것 때문에 지금 서촌이 시끌시끌 하다네..
원래는 4년 전에 깨어나셔야 했었는데
신녀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용이 다른 구슬을 삼키었다는구먼.."
"저런.. 쯧..
이제 새 황제께서 황후를 들이시는 일만 남은 셈이군!"
"그렇지.. 소휘님처럼 아름답고 총명하신 분이셨으면
좋겠는데.."
첫번 째 용이 하늘로 사라진 뒤 딱 3900년 이 흐른지금,
소룡국의 도읍인 서촌은 깨어날 용의 이야기와
새로운 황제의 이야기로 들썩이었다.
인仁현賢 어질고 현명한 용이 깨어나
세상을 밝히고 모든 이들에게 축복을 선사한다는 전설.
용은 새로운 황제가되어
황후를 들이고.. 그 황후는 소룡의 귀녀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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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터엉 터엉 텅
소룡궁의 북이 힘차게 울렸다.
오늘은 바로 새 황후를 들이는 날
소룡국의 황제인 태수가 다섯의 후보 중
성품이 아름답고 나라의 덗이 될 황후를 가려내는 날이었다.
"와아-"
궁의 대문 앞은 백성들로 가득하였다.
황후 후보 다섯이 차례차례 입궁 할 시간 이었던 것이다.
연못사이로 놓은 꽃가마가 지나갈 아름다운 돌다리를 보며
백성들은 모두 감탄을 이엇다.
그리고 그 중 눈에 띄는 한 사람.
아직 20살이 체 되지 못 하였을 듯 한 훤칠한 외모의 사내는
여느 집 대감의 도령마냥 비단옷을 입고 있었다.
한 손에는 붉은 댕기를 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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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후보 선향님 행차 하십니다"
"두번째 후보 양난님 행차 하십니다"
"세번째 후보 지효님 행차 하십니다"
"네번째 후보 찬해님 행차하십니다.."
잠시 후
네개의 꽃가마가 차례차례 다리를 건너왔다.
백성들은 그 밑에 허리를 굽히었다.
그런데.. 꽃가마는 단 4개.
마지막 후보 현이 오지 않은 것이다.
"아니, 현님께서는 오지 않으시려나.."
"또 말썽 부리시는 모양이야.!"
"쯧쯧.. 참으로 아름다운 분이신데.."
일순 대문앞이 웅성거렸다.
마지막 후보인 차현이 오지 않은 것 이었다.
후보 중 가장 어리고 귀여움을 많이 받는 현이
오늘도 말썽을 부린 모양이다.
곧 태수의 내시가 말을 이었다
"에..네 후보님께선.. 량월각으로 납셔주시옵고..
..차현 님께선.. 아직 입궁하지 않으시온것으로 알고..
이상으로 황후연회.. "
씁쓸하다는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몇몇의 백성들.
그 때.
"악!! 저왔어요!!!!
저 입궁했어요!!! 기다려주세요!"
저 멀리서 들려오는 다급한 목소리
차현이었다.
분홍빛 한복치마를 입고 뛰어오고 있는 현.
그 뒤에는 현의 종들이 '마마님 뛰시면 아니됩니다!'라며
그녀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큰 눈의 하얀 피부
조금은 빨갛게보이는 입술에 곱게빗은 머리
서촌 최고의 규수라 칭하는 여자..
차현이 입궁한 것을 알자 나머지 넷의 후보들은 인상을 찌푸렸다.
..
"이런! 내 대감님을 무슨 낯으로 뵐꼬.."
빨가안 댕기를 든 사내의 중얼거림.
천방지축 뛰어다니는 차현을 가르키는 말 이었다.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그
그러다 댕기에 코끝을 가져다 대더니.
"아니지, 저래야 현님이지..하하"
피식 싱겁게 웃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