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댓글해놓은 건 표시가 안 나도 안 하면 표시가 나는 일 중의 하나가 집안일인데 청소건 빨래건 정리 정돈 같은 것이 며칠만 손 놓고 있으면 금세 어지럽혀져 여기저기 지저분한 게 눈에 띄기 마련 이지만 정작 손 바쁘게 해놔도 원래 그런 양 그리 달라보이지 않기에 표가 안 난다고 하는 거겠지요. 늘 쓰는 물건이 항상 제자리에 있는 것도 사실은 누군가의 손이 거쳤기 때문이란 것을 우리는 지나치기 쉽습니다.
언젠가 집 앞 둑길을 걷고 있는데 저 밑 하천에 놓인 징검다리에서 어떤 분이 고개를 숙이고 엎드려 뭔가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지나가면 옆으로 비켜서 있다가 다시 엎드려 한참을 그렇게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물 속 구경을 하나, 물 속에 뭘 빠트리셨나, 하고 지나쳤는데 삼사십 분 지나 돌아오는 길에도 여전히 같은 모습이어서 슬쩍 내려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그 분은 막대기로 열심히 청소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징검다리 사이사이에 온갖 쓰레기며 나뭇가지 같은 것들이 쌓여져 물길을 막아 제대로 흐르지 않자 그것들을 하나씩 치우는 중이었던 것입니다.
또 한 번은 길 건너 포장이 안 된 작은 샛길이 운치가 있어 가끔 걷곤 하는데 한 번씩 큰 비가 와 하천이 넘칠 때마다 흙이 파이고 돌 들이 울퉁불퉁 드러나다 보니 걷기가 점점 힘들어졌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조금씩 파인 곳에 흙이 채워져 있거나 돌들이 가장자리로 치워져 있거나 했습니다. 분명 어느 분이 산책 오실 때마다 하나씩 손을 봐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그 분을 떠올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 기억이 납니다.
세상의 일이란 것은 그렇게 서로 서로의 따스한 온기로 알게 모르게 매끄럽게 돌아가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해놓은 일 때문에 내가 수월히 지나가게 되었던 거였습니다. 구슬땀을 흘려가며 내 일처럼 해준 덕분에 다리도 잘 건너가고 길도 잘 걸어다닐 수 있었던 것이니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하는 일에는 하찮은 일도 쓸데없는 일도 없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밖의 일도 그러하거늘 법당 일이야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는 겁니다. 생판 모르는 남을 위한 일도 그러하거늘 사랑하는 부처님이 계시고 내 공부를 위한 가장 소중한 이 공간을 아끼는 일에 무슨 부침말이 더 필요할 것입니까.
내 생각과 행위가 아직 거기에 미치지 못한다면 좀 더 많은 공부와 경각심이 필요할 터입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도 자신의 의식이 변화하지 못한다면 서서히 멀어지고 어느 순간 도태되고 말 수 밖엔 없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묵묵히, 진실한 마음으로, 바르게 잘 살아가면 그 사람에게는 좋은 일이 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게 바로 하늘이 주시는 복입니다.
첫댓글 해놓은 건 표시가 안 나도 안 하면 표시가
나는 일 중의 하나가 집안일인데 청소건 빨래건
정리 정돈 같은 것이 며칠만 손 놓고 있으면 금세
어지럽혀져 여기저기 지저분한 게 눈에 띄기 마련
이지만 정작 손 바쁘게 해놔도 원래 그런 양 그리
달라보이지 않기에 표가 안 난다고 하는 거겠지요.
늘 쓰는 물건이 항상 제자리에 있는 것도 사실은
누군가의 손이 거쳤기 때문이란 것을 우리는
지나치기 쉽습니다.
언젠가 집 앞 둑길을 걷고 있는데 저 밑 하천에
놓인 징검다리에서 어떤 분이 고개를 숙이고
엎드려 뭔가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지나가면 옆으로 비켜서 있다가 다시
엎드려 한참을 그렇게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물 속 구경을 하나, 물 속에 뭘 빠트리셨나, 하고
지나쳤는데 삼사십 분 지나 돌아오는 길에도
여전히 같은 모습이어서 슬쩍 내려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그 분은 막대기로 열심히
청소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징검다리 사이사이에
온갖 쓰레기며 나뭇가지 같은 것들이 쌓여져
물길을 막아 제대로 흐르지 않자 그것들을 하나씩
치우는 중이었던 것입니다.
또 한 번은 길 건너 포장이 안 된 작은 샛길이
운치가 있어 가끔 걷곤 하는데 한 번씩 큰 비가 와
하천이 넘칠 때마다 흙이 파이고 돌 들이 울퉁불퉁
드러나다 보니 걷기가 점점 힘들어졌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조금씩 파인 곳에 흙이 채워져
있거나 돌들이 가장자리로 치워져 있거나 했습니다.
분명 어느 분이 산책 오실 때마다 하나씩 손을 봐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그 분을 떠올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 기억이 납니다.
세상의 일이란 것은 그렇게 서로 서로의 따스한
온기로 알게 모르게 매끄럽게 돌아가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해놓은 일 때문에 내가 수월히 지나가게
되었던 거였습니다. 구슬땀을 흘려가며 내 일처럼
해준 덕분에 다리도 잘 건너가고 길도 잘 걸어다닐
수 있었던 것이니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하는 일에는 하찮은 일도 쓸데없는
일도 없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밖의 일도 그러하거늘 법당 일이야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는 겁니다. 생판 모르는 남을 위한 일도
그러하거늘 사랑하는 부처님이 계시고 내 공부를
위한 가장 소중한 이 공간을 아끼는 일에 무슨
부침말이 더 필요할 것입니까.
내 생각과 행위가 아직 거기에 미치지 못한다면
좀 더 많은 공부와 경각심이 필요할 터입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도 자신의 의식이 변화하지
못한다면 서서히 멀어지고 어느 순간 도태되고
말 수 밖엔 없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묵묵히, 진실한 마음으로, 바르게 잘
살아가면 그 사람에게는 좋은 일이 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게 바로 하늘이 주시는 복입니다.
부처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