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9.30 (설악산 황철봉,울산 바위 서봉 무박 번개 산행)
2년 전 물골,저항령 개인 산행을 하며 황철봉 너덜 지대에서 빛깔 좋고 옹골찬
마가목 열매를 채취 해 와 올해 그때 그 재미를 느껴 보고파 몇 분이 이번 설악 번개 산행을 추진 하던 중 동참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아 차량 2대로 가게 되었습니다.
긴 추석 명절 연휴로 몸은 편한데 하루 하루 보내며 마음은 어찌나 허전 하던지요.
울아버님이 서운해 하신 거 같아 죄송한 마음도 컸구요.
헛헛한 마음을 달래고자 함께 동참 해 봅니다.(전 마가목 보다 산행을 하고 싶어서)
오랜만에 무박 산행으로 30일 저녁 12시 12명이 카니발 2대에 나눠 타고 안산을 출발합니다.
오고 가는 길 우리 2호차를 운전해 주실 분은 김대장님과 총무님이 수고를 해 주신다니 저흰 편하게 갈 거 같아 그저 감사한 마음입니다.
가평 휴게소를 한번 들리고 이른 아침을 해결할 내설악광장휴게소까지 예정 했던 시간에 무사히 도착해 차에서 내리니 바람이 세차게 불었습니다.
단체 카톡방에 새벽에 추우니 자켓 준비 잘 해 오라 하더니 오늘 바람이 꽤나 불거 같습니다.( 비니 모자를 잘 챙겨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양양고속도로가 생기기 전까지 이곳 휴게소는 설악 무박 산행을 하는 산악인들에겐 식사를 제공한 명성 높은 휴게소였는데 지금은 문을 닫아 어둠과 정적만이 흐르는 휴게소로 변해 있어 옛추억 한자락을 잊어 버린 같아 쓸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수석부회장님과 은주언니가 준비 해 온 찰밥, 밑반찬, 따뜻하게 끓인 라면으로 식탁이 차려 졌지만 입맛도 차가운 바람이 싫어 차에서 산행 준비를 했었습니다.
산행을 하기까지 여러모로 도움을 주는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식사를 마치고 모두들 산행 준비를 완전하게 해서 들머리 미시령에 도착해 내리니 이 곳은 완전 겨울 바람 수준입니다.
차가 거의 다니지 않아 새벽이라 우리 차만 있는 줄 알았는데 반대편 도로에서 차가 올라와 혹 국공 차가 아닌가 속으로 겁이 났는데 자세히 보니 택시였고 한사람이 내립니다.
우리 일행은 10명으로 출발 하지만 그 분은 새벽 3시에 홀로 산행을 하신다니 무섭지 않느냐고 물으니 길이 있는데 뭐가 무섭냐고 대답하는 그 분의 강골 정신력을 보며 우리 일행은 억만금을 줘도 혼자서는 절대 못한다고 모두들 한마디씩 하십니다.
그 분은 진고개 코스로 가신다고 하던데 안전 산행을 빌어 드렸습니다. 백두대간을 하는 분들은 이곳 미시령 길을 꼭 걸어야 하는데 힘든 코스 중 한 곳인 비탐지 입니다.
온통 철조망으로 둘러 쌓인 곳에도 길은 뚫러 있습니다.(일명 개구멍 이라고)
배낭을 벗고 낮은 포복 자세로 한사람 빠져서 나갈 수 있는 개구멍을 좁은 문으로 여기고 무사 통과함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헤드랜턴 빛으로 보이는 시작 길은 넓고 완만한 등산길로 이어집니다.
어둠 속엔 세찬 바람소리만이 들리는 곳에 유해발굴지역을 알리는 현수막에 '이 길은 70년여 선배 전우들이 묵숨을 걸고 오르내릴 전투 현장' 이라고 국방부 어느 부대 이름으로 써 놓았고 전우들을 발굴 했던 곳에 나무를 심고 사각 부직포로 울타리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몇 년 전 이길을 걸었을 때와 다른 모습이였습니다.
전사자들에게 예의를 표하고 지나갑니다.
나라 위해 목숨을 받친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지금 우리가 이 아름다운 설악 자락 뿐 아니라 한국의 산하를 걸을 수 있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유해발굴지대를 지나고 본격적인 바위로 이뤄진 오름길이 시작됩니다.
험준한 너덜겅 지대를 앞두고 우리에게 마음 단단히 먹어라는 암시적인 신호로 받아 들이고 체력 안배에 신경을 써 봅니다.
세찬 바람이 땀 흘림으로 시원하게 느낄 정도로 열심히 잘 걸어 준 내 발걸음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너덜겅 지대를 만납니다.
큰바위들이 얼키고 설켜 흔들림 없이 자리를 잡고 맞물러 있는 게 참 신기합니다.
바람 세기가 어찌나 강하던지 오르는데 휘청 거리 정도여서 넘어지면 큰 일 나니 몸을 낮춰 조심조심 형광 폴대를 보며 오릅니다.
이런 힘듦에도 눈을 즐겁게 해 주는 게 있습니다.
너덜겅 지대에서 보는 속초 야경이 너무나 아름답게 보입니다.
잠시 떠나 온 도시의 밤 퐁경을 보며 돌아 갈 집에 소중함도 느껴 봅니다.
긴 너덜지대도 오르다 보며 끝이 보이고 숲길과 돌길을 지나 황철봉에 도착합니다.
작은 대리석에 써 놓은 황청봉 정상석 글씨가 희미하게 보일 정도로 바래 있고 볼품은 없어 보였지만 눈에 보이는 것 보다 가슴으로 훨씬 더 크게 다가 왔습니다.
쉽지 않은 길을 걸어 왔기에...
황철봉 암릉에서 보이는 넘실대는 운해 모습도 장관입니다.
켜고 있던 랜턴을 끄고 인증샷을 찍기 바쁩니다.
저도 올라 오며 한 두 그루 마가목 나무를 봤는데 열매는 하나도 열리지 않고 잎사귀만 보이던데...
모두들 올라 오며 확인을 했는지 올핸 이상 기온으로 열리지 않는 거 같다고 말을 합니다.
서서히 날이 밝아 오고 일출을 보기 위해 황철북봉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가을을 느끼기 전에 먼저 겨울을 체감한 설악의 그 날!
그나마 걸어서 추위를 이길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황철북봉에 도착 해 바람이 잠잠한 곳을 찾아 이리저리 찾다 나무와 암릉이 있는 곳에서 일출을 보기로 합니다.
한시간을 그곳에서 기다리다 보니 너무 추워 가지고 간
바람막이와 자켓을 입고 혹시나 하고 챙겨 간 비니 모자를 쓰니 조금은 추위를 이겨 낼 수가 있었습니다.
한참을 기다리다 여명이 밝아 오고 붉게 태양이 떠 오릅니다.
똑바로 바라 볼 수 정도로 눈이 부신 장엄한 일출을 보고 황철 너덜겅으로 다시 내려 갑니다.
2년 전 그렇게 많았던 마가목 열매를 올핸 아무래도 채취하기 힘들 거 같습니다.
좀 열린 열매마저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왔던 길을 다시 내려 가 울산바위 서봉 갈림 길로 향합니다.
오르 내르막이 한없이 이어지던 끝에 웅장한 바위 암릉 지대인 울산바위 서봉이 눈에 들어옵니다.
밧줄을 타고 오르고 암릉 길을 지나 울산바위 서봉 마당 바위에 도착합니다.
앞으로 속초와 바다가 보이고 서봉 옆으로 보이는 기암괴석 암릉들의 모양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자연만이 만들 수 있는 조각 작품 세계가 광대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동물형상 같고 우리가 쓰는 일상 용품들로 보이는 것도 있고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그곳은 조망권,암릉권,우리가 찾던 붉은빛,주황빛인 여물진 마가목이 그 곳에 모두 다 있었습니다.
마당 바위에서 맛있는 간식을 나누면서 멋진 풍광에 취해 오랫동안 그 곳에 머물렸던 거 같습니다.
울남편 그 동안 다녀 왔던 설악 비경 지대 가운데 울산바위 서봉을 보고 순번이 3번째로 바뀔 정도로 감탄이 절로 나온 서봉의 멋진 절경 풍광에서 여운이 한동안 빠져 나오지 못할 거 같은 생각이듭니다.
모든게 계획대로 이루어 지지 않은 건 또 다른 곳에서 채워진다는 걸 이번 산행을 통해 알았습니다.
쉽지 않는 곳에서 채취한 마가목 열매를 회원들 위해 베풀어 주는 따뜻한 마음도 느끼고 고향에 내려 가지 못한 허전한 마음을 설악 산행을 통해 새로운 활력소로 채워 온 거 같아 너무도 감사합니다.
오고 가는 장거리 운전과 함께 산행을 해준 12명 여러분 덕분에 하소의 소중한 추억 하나가 더 쌓인 거 같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새벽 세찬 바람으로 시작한 나의 산행 코스 길: 미시령-유해발굴지대-너덜지대-황철북봉-황철봉-황철남봉-울산바위 갈릴길-울산바위서봉-마당바위-학사평 12시 하산 대략 13킬로^^(황철북봉과 황철봉 순서가 헷갈리네요)
10월 첫 주를 시작으로 매주 한 달은 산행으로 바쁠거 같습니다.
억새 산행,단풍 산행을 앞두고 있으니요.
여러분도 이 가을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쌓기 바라며 설악 황철봉,울산바위서봉에서 즐겁고 행복한 하루 일정을 갈무리 해 봅니다.
일교차 많이 나는 날씨에 모두들 건강 잘 챙기세요!
황철남봉에서 본 장엄한 일출 장면!
너덜지대를 내려오며
울산바위서봉 갈림길에도 유해발굴지대더라!
울산바위서봉을 오르기 전!
놀라운 풍광이다.
서는 곳이 다 포토존!
울산바위서봉에서 남편과!
마당바위에서 즐거운 간식시간!
하산 암릉길에서 남자 단체 인증샷!
풍광사진 몇장!
큰 바위에 정교하게 뚫린 동그라미 모양!
큰 암릉들의 합일체!
야생 구절초가 너무나 사랑스럽다.
너덜지대 구간!
첫댓글 가을속 초겨울 날씨를 느끼며 황철의 험한 너덜을 지나며 몇번이고 또다시 밟아도 지루하고 힘들다고 생각하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정상을 올라 운무에 감탄하고 일출에 감동하며 새벽을 보내고 울산바위 서봉에 올라 신이빛은 어마무시한 암릉에 매혹되어 황홀함에 취하고 바위틈 빠알간 마가목에 환성을 지르며 탐스런 마가목도 채취하고 꿈 같은 하룰 잘 보냈습니다.
여장부답게 홀로 함께 하시며 산행길을 빛내주신 하소님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오래 기억할수 있게 후기글도 올려주시고 남정네들 폼나게 한컷 한컷 담아주셔 감사합니다.
언제나 밟아도 설악이 명산임을 늘 확인합니다.
미시령부터 무자게 불어오는 바람맞으며 여성홀로 남자들사이에서
어려운 코스를 묵묵히 올라오시고 황철봉에서 일출을 기다리며
추운데도 잘이겨내시는 역시 여장부시네요 그러면서 서봉에서의
아름다움에 소녀처럼 좋아하는 모습도 보기좋구요 모든 12명의
회원들이 임심동체로 잘다녀온 설악변개 여러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남,녀 따로 있겠습니까?ㅎㅎ
처음 밟은 울산서봉 풍광에 놀라 뿐이였습니다.
험하지 않은
코스여서 좋았구요.
두 분 댓글이 산행기 이상입니다.
연휴에도 산에 가셨군요ᆢ
대단해요 ~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주암을 못 내려가서 설악을 다녀 왔구만!
10월은 매주 산행 계획이 있네.ㅎㅎ
일교차 많이 날씨에 건강 잘 챙겨라.
대단들 하십니다..
어제 회장님 만났는데 번개를 어찌 총대장도 모르게 할수 있습니까?..
지가 완전 왕따입니까? ..했드니~~뭐라 했을까요?
잘 다녀 오셨습니다
모르고 있었군요~
사진으로 대리 만족 하세요!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