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 죽겠다. 화장실만 10번째다. ‘어제 뭘 잘 못 먹었나?’ 소화제를 먹었음에도, 필자의 다리는 화장실로 향한다. 안 되겠다. 병원을 가야겠다. ‘근처에 내과가 있나?’ 낙성대에 거주한 지 2년이 다 되어가지만, 필자는 헬스장, 지하철역 가는 길 외에는 잘 모른다. 결국, 지도 어플을 통해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갔다. 지방에서 올라왔거나,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모습이다. (물론 아닌 사람도 있다) 병원에 대한 정보 없이, 그냥 가까우니까 진찰받으러 가는 경우가 많다. 한번은 피부과라고 해서 갔더니 피부관리실이었던 적도 있었다. 알바생들이 올린 후기가 아닌 병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볼 수 없을까라고 생각하던 중, 최근 배우 최다니엘씨를 광고모델로 내세우며 ‘약빤 카피문구’로 알려진, 병원을 찾아주는 서비스 앱 ‘굿닥’을 알게 됐다. 최근 오피스N도 카피문구에 열을 올리고 있던 지라, 인터뷰도 하고 그들의 노하우를 살짝 보고자, 굿닥 이현민 COO님을 만나고 왔다.
에디터 확성기 정지훈
편집 엘리 이윤진
포토그래퍼 올챙이 김지우
자기소개를 부탁해.
굿닥에서 비즈니스 조직을 담당하고 있는 이현민이라고 해.
카피 문구로 알려진 회사답게, 올라오는 엘리베이터에도 ‘일’에 대한 문구가 있더라.
우린 치열하게 고민하고 생각하며 일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야. 그런 마음가짐을 늘 떠올릴 수 있도록 회사 곳곳에 이런 게시판을 만들어뒀어. 심지어 화장실에도 있어.
궁금해서 들어간 화장실에는 이런 문구가!
굿닥에 대해 소개를 해줘.
굿닥은 병원과 약국을 쉽게 찾아주는 서비스야. 기존 포털로는 병원/약국에 대한 정보를 찾기가 불편한 점이 있어. 굿닥은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고, 모바일 앱을 통해 위치별, 상황별, 그리고 시간별로 병원을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시간별이라고 하면?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은 병원 진료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 굿닥은 이런 상황에 도움을 주고 싶었어. 오후 6시 이후부터 야간진료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실시간 진료’ 병원 찾기 버튼을 활성화 시켰어. 직장인들의 경우 이 기능을 통해 퇴근 후, 늦은 저녁에도 병원을 찾아 갈 수 있게 됐지.
같은 직장인으로서 정말 반가운 서비스야. 이 밖에도 반가울 만한 서비스가 있다면 말해줘.
우린 유저 분들에게서 받은 피드백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어. 가끔 병원을 찾아갔는데 휴무거나 점심시간인 경우가 있잖아. 그래서 최근 ‘현재진료중인병원’이라는 서비스를 업데이트했어. 말 그대로 현재 진료 중인 병원만 검색이 가능한 서비스야.
여기 ‘착한 병원’캠페인는 뭐야?
작년부터 병원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들이 연달아 이어지고 있어. ("성형외과 조무사가 올린 수술실 인증샷" 논란). 착한병원캠페인은 그런 문제들로 인해 환자와 병원간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 믿을 수 있는 의료 환경을 만들어가자는 약속의 취지로 시작한 캠페인이야. 현재 다양한 진료과목의 병원들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어.서비스를 사용하고 느낀 점은, 내 주변에 생각보다 병원이 많다는 거야.
동네만 해도 몰랐던 병원이 10군데가 넘을거야.진작에 굿닥을 알았더라면, 피부과를 제대로 찾아 갔을텐데...
회사 메일로 보내준 소개서가 심플하면서도 임팩트가 강했어. (굿닥의 직원이 보내준 COO님의 소개서에는 ‘작년 초 인턴으로 입사해 빠르게 COO의 자리에 오르셨습니다.’라고 적혀있었다)
굿닥에는 어떻게 입사하게 된 거야?
학창시절, 난 평범하게 경제학을 공부하던 학생이었어. 선배들처럼 금융권을 목표로 두고, 각종 공모전에 참가하며 나만의 이력을 쌓아갔지. 그러다 졸업을 앞두고 나의 종착점에 대한 의문이 들었어. '똑같은 목표가 왜 답이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단순한 이력이 아닌, 나의 내공을 길러보고자 청년장사꾼에서 일했어. 창업을 목표로 두고 시작한 일에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지만, 나만의 특별함을 찾지 못하겠더라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고민을 하던 중 ‘굿닥’을 알게 됐고, 당시 모바일 붐이 일어나는 시기라 지원했어.
모바일이 붐이라고 해도, 분명 끌렸던 요소가 있었을 거 같은데.
면접을 보면서 “네건 네가 알아서 해봐”라는 대표님의 말씀이 나를 이끌었어. 당시 취업선배들로부터 회사가 자기를 부속품처럼 취급해서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던 상황이었거든. 이 회사는 이때까지 들었던 마인드와는 다르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의료정보불균형 타파’라는 당시 회사의 비전이 와 닿았어. 나 역시도 다쳤을 때, 병원을 찾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느꼈었거든.
경제학이라는 전공과, IT는 전혀 다른 분야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LTE급으로 성장(승진)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뭐야?
채용이 되었던 당시만 해도 나의 경쟁력은 ‘열정’뿐이었어. 일을 진행하면서 과연 나만의 강점이 뭘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었지. 질문과도 같이 다른 분야다 보니, 남들보다 모르는 점들이 많아. 하지만 난 그것을 부끄러워하기보다, 그 시간에 궁금증을 해결해서 내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했어. 그것들이 하나둘씩 쌓이면서 나만의 경쟁력이 되어갔지. 그것을 토대로 나의 또 다른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철면피 같은 성격으로 망설임 없이 기획을 질러봤어. 물론 회사에서 도전을 인정해줬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해.
기획했던 마케팅 중에 반응이 좋았던 건?
입사하고 페이스북 마케팅을 담당했었어.
나도 페이스북을 담당하고 있지만, 반응이 정말 복불복이야.
맞아. 페이스북에는 3가지의 중요한 포인트가 있어. 크리에이티브, 타겟, 그리고 노출하는 타이밍. 나만의 노하우라고 하면, 컨셉의 다양화에 중점을 둔거야. 그리고 그것에 따른 퍼포먼스에 집중을 했고.
굿닥이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배우 최다니엘씨의 광고가 큰 한몫을 했다고 생각해. 어떻게 진행된 거야?
굿닥이 '약빤 마케팅'을 지향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기존에 병원, 의료시장에 가지고 있는 딱딱하고 폐쇄적인 이미지를 보다 친근하게 바꾸고 싶어서야. 그래서 사실 최다니엘씨가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가지고 있던 스마트하고 신뢰감 있는 의사 이미지를 살릴 수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기존 ‘병원’이라는 키워드를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 ‘약빤 컨셉’의 광고를 만들게 됐어.
이 광고는 카피문구가 살렸다고 해도 무관해.
마케팅, 영업, 디자이너 등 직무에 상관없이 모두가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고 참여하는 분위기가 굿닥의 강점이야. 그런 분위기가 있었기에 이런 거침없는 카피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
요즘은 마케팅에 재미를 더한다는 ‘약빤마케팅’이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데에 효과적이야. 하지만 신뢰성을 중요시하는 병원에서는 좋아하지 않을 거 같은데?
병원과 환자 사이에 있는 굿닥의 역할이 뭘까 생각했을때, 병원의 딱딱하고 어려운 이미지를 친근하게 풀어내는 것이 굿닥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어. 처음에는 약빤 마케팅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병원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우리의 이런 취지에 공감하고 우리 마케팅을 긍정적으로 바라봐주는 편이야.
광고도 모자라, 최근에는 월드DJ페스티벌(월디페)에도 참석을 하는 걸 봤어. 붕대를 감고 다니던데?
그 덕분에 우리 부스가 가장 인기를 끌었어. 환자복을 입고 손가락 부채를 준비해 갔는데, 사람들이 정말 좋아해 주더라고. 보통 의료부스라고 하면 의사 선생님이 진료만 하는 것으로 생각한 걸 ‘약빤병원’이라는 다른 형태의 컨셉을 잡은 게 성공했던 거 같아.
그들은 인터뷰 다음날인 6월 12일 UMF현장에도 부채를 든 채 참석했다.
마케팅에 대한 반응 중 가장 희열을 느꼈던 적은?
우리의 주 서비스는 병원을 찾아주는 거야. ‘재미있다’라는 리액션보다, 덕분에 병원을 잘 찾아갔다는 이야기에 더 보람을 느껴. 앞으로도 다양한 약빤마케팅을 통해 굿닥 서비스를 많이 사용하게끔 할 거야.
현재 굿닥을 검색하면 ‘굿닥채용’, ‘굿닥어플’이 뜨는데 개인적으로 희망하는 연관검색어가 있어?
지금까지의 굿닥은 병원에 대한 위치정보나 시간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어. 하지만 우리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좋은 환자’와 ‘좋은 의사’를 이어주고, 사람들이 ‘좋은 병원’을 ‘잘’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야. 그래서 이번에 병원에 별점을 줄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어.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좋은 병원 찾는 서비스' 라고 인식되었으면 해.
나에게 굿잡(좋은 회사)이란?
성장성과 좋은 사람들이 있는 회사야. 굿닥을 자신 있게 굿잡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기도 해. 난 회사에서 성장의 기회와 그에 따른 몫을 받았어. 그 이유에는 좋은 임직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해. 작은 조직일수록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면 금방 무너지거든. 그리고 수트를 입고 컴퓨터 소리만 나는 곳이 회사라고 생각했는데 굿닥이 그것을 깨주었어. 우린 일 하면서 노래를 틀기도 하고 일탈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야.
현재 나를 가장 뜨겁게 하는 것은?
현재 의료분야를 서비스하는 곳에서 굿닥이 1위를 하고 있어. 하지만 아직 우린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해. 그래서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 나를 가장 뜨겁게 만들어.
오피스N 독자분들께 한 말씀
약빤마케팅을 좋아하고 병원정보불균형에 대해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고 싶은 사람들은 굿닥과 함께 해요. ‘네건 네가 해보라’는 대표님 마인드 속에서 맘껏 ‘네거’ 해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굿잡 대박 나시길 바랍니다. (굿닥&굿잡 대박)
끝난줄 알았지?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좋은 정보가 되었다니 기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