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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소음 피해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감천농장 권태명 대표가 공사현장을 둘러보며 한숨을 쉬고 있다.<위 사진> 우사와 다리사이의 거리는 불과 2~3미터에 불과하다.<아래 사진> |
| 경기도 양주시 백석읍에서 한우 250두를 사육하고 있는 감천농장(대표 권태명)은 최근 주변의 공사소음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시공사는 물론 행정기관 마저 이러한 농장 피해를 외면하고 있다며 농장주 권태명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권씨가 전하는 그간 상황과 심경을 수기형식으로 풀어보았다.
소 스트레스로 속속 폐사…차단방역도 불가능 수차례 민원 제기 불구 무성의 일관에 상처만
공사가 중단된 다리를 보고 있으면 한숨부터 나온다. 공사 중인 다리와 우사의 거리는 2~3미터에 불과하다. 이 거리에서 굴삭기, 레미콘 같은 중장비가 두 달 이상 공사를 진행했으니 소가 죽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 것이다. 이미 땅에 묻은 소만 4마리다. 얼마 전에는 폐사직전의 소를 경매로 120만원에 팔았다. 다만 몇 푼이라도 건져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었다. 지금 우사에 있는 것들도 증체가 되지 않아 걱정이다. 올 추석에 출하 예정이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연말까지도 출하가 어려울 것 같다. 공사가 끝나더라도 걱정이다. 다리와 우사가 너무 가까워 수시로 드나드는 차량 소음과 야간 헤드라이트 불빛에 의한 스트레스가 소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 또한, 우사바로 옆으로 차와 사람이 지나다니는 상황에서는 600만원을 들여 구입한 차량소독기도 무용지물이 됐다. 차단방역이 불가능해 가축전염병 발생도 걱정된다. 시청에 민원을 넣은 것도 벌써 수 차례다. 하지만 단 한 번도 피해상황을 점검하러 나오지 않고 있다. 하도 분통이 터져 담당자에게 언론에도 알리고 나름대로 대응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더니 보험사 직원을 보내겠다는 연락이 왔다. 얼마전 담당자로 보이는 사람들 한 무리가 몰려와 농장 주변을 살펴보는 것 같았다는 어머니의 말에 더욱 화가 났다. 피해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농장주에게 문의하지도 않고 대충 훑어보고 가버리는 성의없는 태도에 나와 우리 가족은 더 큰 상처를 받았다. 최근에 이 문제로 만난 한 관계자는 “인근 지역이 앞으로 차례로 개발될 예정이니까 다른 곳으로 축사를 옮기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하기도 했다. 하도 어이가 없어 그 자리를 박차고 농장으로 돌아왔다. 서러움에 눈물이 흘렀다. 인근에서 한우를 사육하시는 분은 “트랙터로 공사 못하게 막고 생떼를 써야 듣지 민원 백날 넣어봐야 아무 소용없어”라고 충고했다. 정말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것인지 혼란스럽다. 하지만 이젠 도리가 없다. 현재는 자재가 없어 공사가 중단됐지만 곧 다시 재개되면 또 죽어나가는 소를 보고 있을 자신이 없다. 힘 없는 농민의 소리에는 누구도 귀를 기울여주지 않는 현실이 한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