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
나는 시골에서 태어나 시골에서 자랐으니 참 촌놈입니다. 주변에서 ‘촌놈’ ‘촌놈’이라고 할 때마다 나는 그 소리가 여간 자랑스럽지 않습니다. 혹시는 ‘촌사람’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그때마다 ‘촌놈’이 더 좋다고 일러줍니다. 왠지 때묻지 않고 순수한 듯 하거니와 꾀부리지 않고 성실한 듯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지구촌에 사는 온 인류가 다 촌놈이기를 바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다보니 나의 어린 시절이 곧잘 떠오릅니다. 손꼽아 기다리던 장날, 닷새장에 간다는 것은 여간 기쁘지 않습니다. 구경거리와 먹거리가 있는가 하면 많은 사람들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터는 한 십리쯤 되는, 거리가 거의 비슷한 세가지 길이 있었습니다. 장에 가려면 어느 길로 가고, 어느 길로 올까를 의논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먼 십리길을 꾸준히 즐겁게 다녔습니다. 이고 지고 무거워서 끙끙대면서도 잘 참았습니다.
요즈음 아이들은 참을성이 없습니다. 길을 걸어도 곧잘 싫증내고, 꾀부리며, 다른 길을 찾으려고 합니다. 도시 아이들일수록 더 참지 못합니다. 짐이 없어도 걷는 건 아예 거부합니다. 덩치만 큰 나약한 아이들이 많습니다. 비지땀을 흘리며 걷는 것도 중요한 학습이라 생각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큰 인물의 대부분은 촌놈 출신입니다. 정치인, 경제인, 예술인 등 훌륭한 인물의 성장지는 시골이었습니다. 왜 그럴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었겠지만 꾸준함과 인내력이 남다르다고 여겨집니다. 시골에서 자랐다고 해서 지능이 더 높은 것도 아니며, 꾀나 슬기가 앞서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도시 아이들이 지능이나 꾀는 더 앞설지도 모릅니다. 다만 시골에서 자란 아이들은 어려서 부터 까마득히 먼 길을 향해 꾸준히 가는 것을 체험하고 배웠던 것입니다. 온갖 고난과 역경을 참고 성실히 노력하여 목표에 도달하는 법을 깨달아 실천해 온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땀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꽤를 부리려고 하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사회가 될 수는 없습니다. 촌놈 예찬론이 아니라 그들로 부터 인내와 성실을 배워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KBS아침칼럼 저의 출연원고이며 끝부분 생략).... 며칠 전 사촌동생의 전화를 받으니 “형님, 9월 1일엔 제가 부총장으로 취임해요.” .....(중략).. 그렇습니다. 신사초등학교 14회 동문 임지룡 교수가 경북대학교 부총장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뜨거운 열정과 성실, 신뢰를 꾸준히 가꿔 온 결과입니다. 촌놈의 정신과 삶의 쾌거이기에 우리 동문 제위님과 함께 경사를 나누고 싶습니다. 또한 동문님을 비롯한 영양 향인의 가슴에는 임 부총장님이 더 큰 결실로 여물기를 바라면서, 후학들에겐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의 씨앗이 되고, 싹을 틔우는 계기가 되기를 소원하고 있을 줄로 믿습니다.
첫댓글 잔꾀는 잠시지만 인내는 평생을 진실로 함께하는것 같습니다. 축하드리고요 더 높은 곳을 향해 꿈을 펼쳐서 신사인의 기상을 마음껏 펼치시길 바랍니다..화이팅^^^^^
우리 모두 한 가지씩 꿈을 만들어 나아갑시다. 동문끼리 서로 도와준다면 훨씬 멋진 세상이 펼쳐질 거 같아요.
선배님 경북대 부총장 취임을 같은 동문으로써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선배님~ 촌놈 근성이 보입니다요 !
신사초등학교 14회 임지룡 교수의 부총장 취임을 축하하는 현수막 하나 새기나 어쩌나....홧팅!!!!
2300여동문을가진 시골학교지만 행정고시출신 또변호사 4대강살리기낙동강지역본부장(년집행예산 약500억)필자를포함한 현직교원및교장 의사 사업적으로큰성공을하신 울산 서울의 기업인 각계각층의선 후배님을 둔 신사초등학교명실공히 명문초등학교 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렇군요, 13회 이용우 동기는 행시출신으로 차관급까지 올랐다지요.
경북대 부총장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선배님...
훗날 더 큰 그림 그릴 수 있도록 많이 도와줍시다.
촌놈이 배우던 학교에서 명문대학교 부총장님이 되신 선배님이 있다니 절로 자랑스러워지네요
비좁은 농토에 어려운 환경이었어도 우리 동문들의 꿈은 높고 노력도 많았던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