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과 속보법

[산넘어]

나는 청소년시기부터 걷는 것을 좋아했다. 목적없이 걷는 것을 더 좋아했다.
군대에서도 구보를 사시장철하는 부대(26사단)에서 근무한 덕분에 마라톤선수가 되려던 꿈도 가졌었다.
뛰는 것은 호흡조절인데 옆구리에 어떤 기운이 도달하면 뛰는 것이 하나도 안 힘들어 지는 체험을 동계훈련시 구보를 하다가 체험한 바 있었다. 그런데 제대후 규칙적인 생활이 깨지니까 이 감각을 잊었다.
군대생활의 최대장점이 규칙적인 생활에 있는 것같다. 6시에 기상. 일정한 아침,점심,저녁식사 그리고 10시 취침. 이 반복상태에서 뛰기운동을 하면 어떤 경지에 오르는 것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자율적으로는 이런 규칙적인 생활이 도저히 불가능했다. 그때는 그렇게 지겹더니만 이제는 아련한 추억이 됐다.

단학훈련도장인 한국단학회연정원이란 곳에 등록을 했었다.
조식이라고 해서 호흡을 일정한 시간길이씩 하는 것이 주된 훈련내용이였다.
원장은 이름이 권태훈이라고 1984년에 베스트셀러였던 소설 '단'의 주인공인 분이였다. 이 양반이 93살까지 살다 돌아가셨는데 평소에 하는 말씀이 수긍이 가는 얘기도 있고 황당하게 느껴지는 얘기들도 많았다. 그런데 이 수련도 꾸준히 못하고 중도에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지금도 가끔은 시도를 하지만 도장에 다니는 것과는 하늘과 땅의 차이일 것이다.
나는 분위기가 형성이 되면 무엇이든 어느정도는 하는데 자율적으로는 제대로 못한다. 지금까지 그래왔으니까.
자율적으로 관리가 안된다. 돈도 그렇고 자신의 컨트롤, 다른이와의 관계의 지속도 통제된 상황보다는 자율적으로 하기가 여전히 힘들었다.
어릴때에는 그래서 그렇다고 하지만 중년도 훨씬 더 넘은 나이이건만 자율적인 능력이 많이 부족한 것을 절감한다.

연정원 권태훈옹이 강조한중에 '속보법'이라는 것이 있었다.
주요요지는 '일'자로 발걸음을 내디디면서 호흡을 통해 빠르게 걷는다는 것이다.
나는 기왕에 걷는 것에 취미가 있던지라 연습을 해보니 가능성이 있는 말씀이였다. 보통때 걸을때는 대개 11자로 걷는다.
일자로 걷기에는 의식의 집중이 필요하다. 그리고 양팔을 새가 날듯이 휘저으면서 걸으면 속도가 빨라졌었다. 이것을 마라톤에 응용하면 안될 것도 없어 보였다. 문제는 호흡수련이였다.
가늘고 길게 호흡을 하여야 하는데 여기에 잡념은 금물이다. 그리고 나날이 일정한 시간동안 수련을 하여야 한다.
이것을 몇년간 하면 권태훈옹의 말씀에 의하면 세계 마라톤 신기록 달성이 시간문제라는 것인데 이것도 꾸준히 못하고 있다.
알면서도. 군대시절에도 경험했었다.
옆구리에 어떤기운을 호흡을 통해 느끼면 뛰는 것이 하나도 안 힘든 것을. 이감각이 없어져버렸다.
노력해서 다시 도전하면 마라톤에 도전하는 것이 영 꿈만이 아닐 것 같다. 세계신기록달성? 글쎄..

[참나다지기]

우리 축지법을 말씀하시고 계신듯...

[산넘어]

축지법을 배우고 싶군요

[우리]

근디 뭐든지 신이 올라야 재미가 있으므로 MP3 가 빠진게 흠 이군요.

[산넘어]

감사합니다. 엠피쓰리 좋은 거 어디 있나 인터넷 서핑좀 해 보겠습니다.

[참빛(심전사성)]

마라톤 이전에 경보에 도전해보심 어떠하신가요? 선생님! 운동 끝나고 요도방정 춤도 빠졌읍니다...하하하

[산넘어]

속보법이 일종의 경보더군요. 그래서 점차 속력이 붙는... 저도 그 경지는 아직 모릅니다

[들손]

온몸이 신이나면 운동도 즐거운것 같습니다. ^^ 저도 군대에서 차출되어 모래주머니차고 하루에 10~12Km씩 뛰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기록때문이 아니라 신나서 운동을 했다면 더 결과가 좋았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나름 호흡과 의미부여로 재미나게는 했지만, 진심으로 신났던건 아닌거 같구, 가쁜숨 몰아쉬면서 호흡에대해 생각해본 좋은 경험이었던거 같습니다.

[산넘어]

이야 모래주머니차고 10키로면 특전사? 대단하시네요

[참나무배기]

권태훈님의 말씀처럼 일자로 쭉 걸을려면 손을 대각선으로 흔들어야 합니다.

[산넘어]

손을 위아래로 흔들지 말고 옆으로. 그러니께 봉을 어깨 넓이로 잡고 걸어갈 때처럼 하라시데요. 이것을 새가 나르는 것과 비슷하다하여 항공식이라 부르시더라고요

[아라]

그 분을 찾아 뵙고 묻고 싶은 말이 있어 아프지도 않은데 만수당에 가서 진맥 받은 적도 있었답니다....ㅎㅎㅎ

[다물인]

g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