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걷기 산전수전 아침가리골, 하루종일 물에 흠뻑 빠진 날의 풍경 (8. 1 산맥님 진행1)

[낙화]

8월 1일 토요일, 오케스트라가 찾은 곳은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의 아침가리골, 이른바 계곡트레킹의 성지로 여름에는 꼭 가서 즐길만한 곳입니다. 어려운 말(?)을 잘 안쓰는 산맥님, 공지에 케녀링 트레킹으로 진행한다고 해서 사전을 찾아 봤습니다. 케녀링은 캐니어링(Canyoning) : 협곡 급류에서 이뤄지는 모험 스포츠의 한 종류인데, 아침가리골은 그나마 한국에서 울진 왕피천계곡과 함게 캐니어링을 할만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공지를 올린 시점이 7월 20일, 보통은 이때가 장마가 끝나는 시점인데 올해는 이때부터 장마가 시작합니다. 그래도 8월 1일이면 장마도 끝나고 폭염이 시작되니 28인승 버스가 만차가 되겠지 했는데 8월이 가까울수록 비는 더 거세지고 장마가 시작하듯이 매일매일 비가 옵니다. 어쩔 수없이 19인승으로 인원을 축소해서 가려고 했는데 비가와도 대한민국 여름휴가의 시작, 장마와 더불어 2중고 끝에 8월 1일 당일 아침가리골 비 소식에 사람이 붙기는커녕 포기자만 속출, 19인승 버스에 진행자 포함 11분, 사상 최소인원(?)으로 버스 원정걷기를 시작합니다.

아침부터 비는 내리는데 8월의 시작, 대한민국 휴가의 시작, 서울-양양고속도로가 팔당대교부터 밀립니다. 버스걷기는 아침 일찍 나오니 가는 동안 잠을 청하면 그만인데, 눈을 떠 보면 찔끔, 많이 가지도 않고 끝없는 정체에 짜증부터 납니다. 춘천 가까이 가서 홍천으로 빠져 44번 국도를 타는데 홍천 초입 도로공사로 또 밀리고, 나중에 철정으로 해서 56번 국도로 해서 간신히 12시 30분경 방동약수터 입구에 도착합니다. 평소보다 이른 7시에 출발했는데 보통 3시간 이내 걸릴 거리가 12시를 넘겨서 도착, 그래도 산맥님이 여유가 있었던 것은 19인승 버스라 방동약수 입구에서 1시간 이상 걸릴 꼬부랑고개(아침가리골 정상)를 19인승 버스로 정상까지 그냥 올라가 1시간 이상 시간을 아낄 수 있었기 때문이죠. 19인승 버스의 위력에 새삼 놀라고, 산맥님은 “계획이 다 있었구나”하는 감탄을 느낍니다.

꼬부랑고개에서 진동리까지의 아침가리 계곡트레킹을 시작합니다. 시작하기전 아침가리 약초가게에서 간단한 점심을 먹고 출발, 이때까지 비가 안왔는데 하늘이 잔뜩 흐려지기 시작합니다. 기상청 예보는 오후 3시부터 비가 온다고 했는데 그 전후로 비가 내립니다. 잘 딱인 임도를 한참 걷고 조경교(아침가리 다리)에서 본격적인 캐니어링 트레킹, 비가 아직 오직 않았지만 배낭에는 방수포를 씌우고, 휴대폰은 방수팩에 안전하게 넣어두고 사진을 찍습니다.

몇몇 분들이 아침가리 뜻을 물어봅니다. 오케스트라에서는 2017년 7월, 2818년 7월, 2년에 걸쳐 간 곳, 그때 후기에 다 설명했지만 다시 한번 옮깁니다.

아침가리골 탐방 시작하면서~~ 이제부터 다이나믹한 세계가 펼쳐집니다.

최근 오지여행이라는 이름을 달고 떠나는 곳의 대표적인 곳으로 '3둔 4가리'가 있는데 진동계곡 일대는 그 중심입니다. 3둔은 살둔(生屯), 달둔(達屯), 월둔(月屯)으로 홍천군 내면에 자리 잡은 곳들이며, 4가리중 아침가리, 적가리, 연가리는 인제군 기린면에, 명지가리는 홍천군 내면에 있습니다. 둔과 가리는 뜻으로 풀어 보자면 정 반대의 개념입니다. 둔(屯)은 산중에 있는, 그중에서도 산 기슭의 평평한 땅을 말하며 사람 몇이 숨어 살만한 곳의 의미랍니다. 가리는 계곡 안에 자리 잡은 땅인데, 한나절 밭갈이를 할 수 있는 정도를 말합니다. 둔이든 가리이든 다 몸을 피하고 살만한 곳인데 공통적으로 계곡과 숲이 우거져 논이나 밭이 작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른 말로는 자연환경이 그만큼 훌륭하고 자급자족이 가능하다는 의미이겠죠. 이중에 아침가리가 가장 유명한데 아침에 잠시 밭을 갈 정도의 해만 비치고 금세 져버릴 만큼 첩첩산중이라 해서 지어진 이름인데 숨겨진 깊이만큼 여태도 봄이면 이름모를 야생화 천국이 되고 여름이면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시원한 피서지가 되어주는 곳입니다.

아침가리는 두물머리처럼 참 아름다운 순우리말입니다. 그런데 두물머리는 양수리(兩水里)로, 아침가리는 조경동(朝耕洞)으로 한자말로 바뀌는데 이는 순전히 행정편의를 위한 것, 컴퓨터로 세상이 전자화 되는 시대에는 순 우리말로 써도 불편하거나 어색할 것이 없으니 이제는 아침가리라는 말로 바꾸어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아침가리골로 출발하면서 요 며칠 계속된 비로 수량이 많이 늘었으면 출입금지 아닌가 했는데 막상 가보니 기우였습니다. 폭이 상당히 넓은 아침가리, 그 많은 빗물을 다 안으면서 힘차게 흐를뿐만 아니라 비취색 보다 더 푸르고 맑은 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어느 분이 물이 차갑지 않겠냐고 해서 요즘 내린 빗물로 냉기가 많이 사라졌을 거라고 낙화가 큰소리 쳤는데, 물이 너무 맑고 차가웠습니다. 쑥스러웠지만, 역시 강원도 큰 산의 힘을 생각합니다.

허리 아래까지 차 오른 물, 슬슬 비가 내리면서 빗줄기가 강해집니다. 땅 위에서도 물, 하늘에서도 물, 온몸으로 물의 기운을 느끼며 걷습니다. 비를 맞으며 걷는 것이 아닌 비를 느끼며 걷는 길, 미끄러운 바위에 휘청거리거나 자빠져도 웃음만 나오고 부담없이 걸을 수 있는 길, 자연속에 하나가 돼서 걷는 길, 아침가리 계곡은 ‘물의 정령’이 가득한 곳, 비를 맞으며 걷는데 기분이 좋아지는 길이었습니다.

 44인승이 이코노미석, 28인승이 비즈니스석이라면 19석 리무진은 퍼스트 클라스입니다. 무엇보다 작고 단단, 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괴력~~

곰이네님이 김밥을 준비, 아침이 든든했습니다.

수화님이 과일, 야채전 등 오밀조밀 먹거리를 가방 가득 준비

걸으면서 찍은 것이 아닙니다. 달리는 차 안에서..... 길이 막혀 2시간 이상 허비했어도 산맥님 신공으로 정상까지 편안하게~~

표지판 방동약수 1.6Km를 걸어 올라왔으면 힘들고 시간도 모자랄 판인데 버스로 편안하게.,..

자연휴식년제는 참 좋은 제도입니다. 자연도 쉬고 인간의 침범을 덜 받아야죠~~

마음이 급한 산맥님 앞장 서 내려가고 후미에 남은 분들 위주로 한 컷~~ 수화님  이프님  운정님  가람님

이런 좋은 숲길을 걸으면서 땀을 냅니다. 

소풍 나온 듯, 소풍님도 이날 엄청 즐긴 분~~

조경동 다리(아침가리다리)부터 진동리까지 6.2km를 계곡 따라 물반 숲길반의 길로

이분의 약초상회에서 간단한 점심, 오케스트라가 버너에 라면과 만두 등을 끓이자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

가게가 있는 줄 알았으면 이곳에서 라면과 부식을 사서 먹었을 것을... 아주 불편한 점심이 되서 아쉬웠습니다.

이프님의 단아한 간식거리. 유부초밥은 항상 맛있습니다. 김치전은 어느 분이?

이젠 산맥님 전문 라면으로...

라면 아닌 만두로 업그레이드, 쉐프 기똥찬님의 열일~~

비는 오지 않았지만 산맥님 뚝심으로 점심을 럭셔리 하게...

본격 트레킹에 앞서~~ 곰이네님과 젠틀맨님이 결의(?)를 다지는 순간~~

물 만난 기똥찬님. 알고보면 계곡특수구조요원(?) 30년 경력이라는... 나중에 그 사실이 밝혀집니다. 기대하세요~~

야무진 인상의 수화님이 허당이라는.... 까비맘님은 아침가리의 여왕으로~~

오지임도 30년에 물길 전문가이신 산맥님

산맥님이 걷기와 골프로 다진 몸이라 배가 안나왔는데 이날은 허리통증으로 요대를 차셔서... 배가 조금 불록~~

소풍님이 너무 신나 하셨는데~~

시작하면서 바로 입수~~

든든한 후미 담당 가람님, 기똥찬님이 들고 있는 끈은 30년을 들고 다닌 구명줄, 일면 X밴드라고...

물길만 있는 곳이 아닙니다. 이런 멋진 숲길을 걷다가 길이 끊어지면 물길로....

그냥 계곡으로 텀벙. 아침가리 3인방

아침가리는 나의 것~~ 까비맘님

젠틀맨님이 알고보면 만능스포츠맨인데 주종목이 수영이라는..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의 환생 같은 젠틀맨의 역영 모습

나도 아침가리 좋아요~~ 운정님

덕유산 3총사, 덕유산에 이어 2주 연속 강행군~~ 수화님은 덕유산 보다 덜 힘들다고~~ 

=====> 2부에서 계속 

[랄라]

여름이면 왜 많은 사람들이 아침가리를 찾아 나서는지를 알겠어요
까비맘님의 걷기순위 3위안에 랭킹된 이유도 알 것 같고
이곳을 다녀오신 분들은 더이상의 휴가가 필요없을 듯 하네요
낙화님 덕분에 아침가리의 예쁜 의미도 알았구요

[운정]

안갔음 어쩔뻔 ㅎㅎ
맛있는 먹거리 정성스레 준비해온 님들 덕분에 포식했네요..
눈치보면서 끓여 먹은 라면,만두국.. 짱이었어요~~
유쾌하신 분들 덕분에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고 왔어요~~

[곰이네]

갈까~?말까~?는 역시 가는걸루~~ㅎ
아침가리 계곡트레킹 완주~~^^2018년 물속에서 가보지않은 계곡길이 몹시도 궁굼했던 일인입니다.산맥님.낙화님의 포기없는진행으로 멋진계곡을 걸었습니다 ~^^고개숙여 감사드려요.

[소풍]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함께 한 여러 친구들 정말 감사합니다^**^

[곰이네]

온몸으로 만끽하신 소풍님!
소풍같은 하루였지요.자주 뵈어유~♡

[수화]

출발일은 다가오는데 가지 못할 사유가 자꾸 늘어나 당일날 아침까지 노심초사했어요.
아침가리골 풍경이 너무 보고싶어 억지로 강행했는데 안갔으면 엄청 후회했을 뻔..
저도 취소 안하시고 진행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맑은 물과 계곡사이 자욱한 안개가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

[까비맘]

저도 안 갔음 어쩔뻔ㅎㅎ
당장 낼이라도 또 가고 싶네요..ㅋ
수량이 많아서 물살이 쎄서 오히려 엄청 다이나믹한
걷기에 흥분해서 힘든 줄도 몰랐어요..헤헤
이런 상황에서 걸으면 살 좀 빠져야 할 거 같은데...
그대로네요...ㅠ 앗...! 여러분들이 싸오신 맛난 간식과 점심!!
에휴~~!!
재밌으면 됐지 뭘 더 바라겠어요
산맥님 감사 드려요~~
남자 총무 낙화님 수고하셨어요~~

[이프]

설레임반 기대반으로 참가한 계곡트레킹!
참 특별한 경험, 특별한 즐거움이었어요.
모두와 함께여서 가능했던 낮선경험!
산맥님, 낙화님 수고 많으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