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자원 입문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우리말 중 순수한 한국어보다는 한자어가 더 많다. 예전보다는 순 우리말 사용이 많이 늘긴 했지만 그래도 한자어의 비중은 무시할 수 없다. 평소 한자에 관심이 많은 나는 역자의 말처럼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기 위한 것이 한자를 학습하는 목표 중의 하나라는 것에 공감한다. 해당 어휘에 사용된 한자가 무엇인지를 알면 그 뜻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리고 영어 못지않게 중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한자를 많이 알고 있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지금까지 접했던 한자관련 책들과는 다른 독특한 책이다. '인류, 자연, 수렵과 농경, 수공업, 일상생활, 전쟁의 출현, 신화에서 문화로' 라는 일곱개의 CHAPTER로 나누어서 각 부분에 해당된 한자들의 기원과 역사를 소개하고 있는데, CHAPTER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는 중국의 예술과 문화, 농경과 일상생활 등에 대한 자세한 해설과 함께 그림문자의 변천사를 감상하게된다. 한자의 역사를 갑골, 금문, 고문, 전문의 과정 별로 그림을 통해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CHAPTER별로 소개된 해설들과 한자별로 상형의 첫 단계에서 문자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는 진화의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다보면 중국의 고대유물들을 빠른시간 동안 둘러본 것과 같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한자를 배우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기 위해 쓴 것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일까? '人,大,立,天,身,女,背,胃,心,士,目,子,眉,手,日,明,木,末....' 과 같은 기본적인 한자들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글자의 기원을 밝히는 것이기에 자연과 관련된, 일상생활과 관련된 한자들을 수록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중국어 공부를 하는 목적으로 이 책을 보는 사람이 아니라면 다소 지루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게다가 병음으로 표기한 것은 좋으나 이왕이면 한글독음도 같이 표기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나의 경우에는 처음에는 더러 등장하는 잘 모르는 한자들을 골라 독음을 찾기위해 옥편을 찾아보는 재미로, 그리고 나중에는 중국 문화를 소개하는 글들이 좋아서 읽다가 나중에 한자의 기원이 소개된 그림문자들을 살펴보았다.
한자 한글자 한글자에 대한 그 역사와 기원에 대한 내용이 이처럼 자세하게 나온 책은 없었던 것 같다. 구성이 심난하고 다소 낯설고 아쉬운 점이 없진 않지만 한자를 그림으로 떠올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는, 중국어 공부에 또 다는 접근방법을 제시하는 의미있는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