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유근준 |
2011-12-31 22:26:33 |
가무음곡을 즐기는 민족의 후예답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느 곳에 모이건 노래가 있어야 신명이 난다.
그 동안 송년회의 2부를 오랫동안 각종 게임, 넌센스퀴즈, 빙고방식으로 운영하다가
최근에는 특강을 도입하여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기도 하였으나
역시 이날 참석한 대다수의 동기와 부인들로부터 이번 송년회가 사상 가장 재미있었노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상당한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나가수송년회를 통하여 동기들에게 연말에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흐뭇함을 금할 수 없다.
드디어 김현태사회자가 신호를 주자 유근준총무가 박상철의 무조건을 화면 위에 가사로 띄운다.
첫번째 가수로 김홍직군이 무대에 올라 소감을 이야기한다.
(이날 사회자가 기발하게도 싱싱한 무대분위기 조성을 위하여 무대에 오른 가수들의 호칭을 군, 양으로 하였다.)
중학교 입학시험 때 음악 실기시간에 몇 마디 부르지도 않았는데 정성희선생님이 '땡!'하여 그때 아주 큰 쇼크를 받아
이후 노래연습에 정진한 결과 오늘날 노래 제법 부르게 되었다며 넉살좋게 자기피알을 한 후 반주에 맞추어 신나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김군은 처음으로 오르는 큰 무대에서 긴장을 한데다가
노래방반주기 화면의 위치가 틀어져 가사가 잘 보이지 않아 중간에 그만 노래가 헝클어져버려 당황하다가
용감하게 반주자에게 무조건 다시 노래를 틀어줄 것을 주문하여 이후 무조건을 멋지게 소화한 후 무대를 내려온다.
이어 사회자의 소개를 받고 무대에 오른 윤우성군이 소감을 묻는 질문을 받고는
바둑동아리 삼수회의 같은 회원인 김현태동기의 강권을 받고 할수없이 무대에 올랐노라며 겸사를 한 후에
최근에 중창단 동아리인 용마20앙상블 활동을 통하여 더욱 다듬어지고 풍부해진 성량으로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멋지게 노래하였다.
세번째로는 빨간 재킷으로 이날 더욱 멋지게 단장한 김봉선양(전유태동기의 부인)이 무대에 예쁘게 올라
할머니가 된 사람에게 이런 좋은 무대를 마련해주어 영광스럽다며 경남중고 동기들에게 새삼 감사를 표한다는 인사를 한 후에
풍부한 성량으로 패키김의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랑을 멋지게 열창을 하여 많은 참석자들로부터 앵콜의 연호를 받았다.
노래 3곡이 끝나고 잠시 분위기를 돌리려고 이맹기군에게 '와이당'을 부탁하자
이군은 부인네 석을 향하여 눈치를 보면서도 짐짓 여유로운 표정으로 씨사이 같은 소리로 3편의 작품발표를 하고 내려왔다.
네번째로 화면에 바비킴의 사랑..그 놈이라는 신세대 자막이 뜨며 장병두군이 오른다.
장군은 그간 바둑동아리인 삼수회에만 열심히 나오다가 동기회 전체모임에는 처음으로 데뷰하는 자리였는데
소감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윤우성동기의 경우와 같다며 "전과 동"이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신세대 노래를 열창하여 박수를 받았다.
이어 다섯번째로 동기들의 대표가수인 허주한군이 올라 특유의 느릿한 어투의 만연체로 그러면서도 예절바르게
그 동안 서울을 떠나 주로 부산에서 생활중인데 유총무의 두번에 걸친 간곡한 권유를 받고 올라왔노라고 인사를 한 후에
솔개트리오의 여인이라는 노래를 차분한 음색으로 연륜이 담긴 호소력 짙은 톤으로 능숙하게 소화해 내어 큰 박수를 받았다.
다음으로 이날의 특별초빙 케이스인 프로가수 박정은양(김임섭동기의 부인)이 당당히 무대에 오른다.
보통 가수들은 소화하기 어려운 인순이의 인생을 능숙하게 맛깔스럽게 소화를 해내자 큰박수가 이어지는 가운데
제잘난 맛에 보통 남 칭찬하기에 인색한 김현태사회자가 즉석에서 향후 계속 고정출연하여줄 것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이제 이날의 히든 카드 김현태사회자가 무대에 오를 차례다.
유총무가 비춰주는 스크린 위에 Tom Jones의 Green Green Grass of Home의 영문 가사가 깔린다.
사회를 보던 김현태군의 노래 차례인데 화면을 가리키며 유창한 발음과 함께 원문을 우리말로 물 흐르 듯 술술 번역을 한다.
번역의 중간중간에 해설을 곁들이는데 모두들 모처럼 멋쟁이 영어선생님한테서 수업을 받는 기분에 젖는다.
그러다가 몇 개 핵심 단어를 집어내어 5만원짜리 상품권을 걸고 부인들에게 질문을 한번씩 하여 더욱 수업의 집중도를 높인다.
멋들어진 해설이 끝나자 The old hometown looks the same as I step down from the train으로 시작하여
중간중간에 감칠 맛 나는 발음의 Hair of gold and lips like cherries(금발머리에 앵두 같은 입술)가 반복되고
It's good to touch the green, green grass of home으로 이어지는 슬프면서도 서정적인 노래를 예상외로 너무나 멋지게 소화해내자
모두들 넋을 잃은 듯 김군을 응시하다가 노래가 끝나자 아쉬운 듯 조용한 박수가 흐른다.
이상으로 출전가수들의 노래가 끝나고 청중들에게 무대에 오를 기회를 주었으나 아무도 나서지 않자
사회자는 내년에는 새로운 얼굴들에게 우선적인 기회를 줄 것을 약속하고
노사연의 만남을 합창하면서 아쉬운 이 날의 나가수 무대 진행을 모두 끝내었다.
모두들의 표정에서 행복하고도 흐뭇한 미소가 아쉬움과 함께 교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어 이날 경품 추첨이 있었는데 찬조내용을 다시보면 다음과 같다.
* 민영기: 주문진산 복어회 5kg(20만원 상당) 2세트 자택 직송
* 김종민: 상품권 50만원어치와 다이어리 50권
* 박 준: 농심 상품세트 5세트
* 이우종: 현금 30만원
* 김홍직: 상품권 30만원어치와 기능성화장품 3세트
* 박종락: 오리털파카 여자용 4벌, 남자용 4벌(300만원어치 상당)
* 윤우성: 생활용품 2점
* 옥영석: 고급시계 2점
* 홍순태: 게므론 코큐10정 3박스(21만원 상당)
* 이종국: 와인 2병 (이상 접수순)
민영기동기가 찬조한 복어회는 유총무의 제의로 지난번 특강을 통하여 수고를 해준
황경선동기(천안함, 그것이 알고 싶다)와 정두희동기(왜, 퇴계인가)에게 우송키로 하였다.
경품 추첨 후에 바로 유장열동기의 선창으로 교가제창에 들어가 시계를 보니 9시 59분이다.
너무 늦지 않아서 모두들 홀가분한 표정으로 새해인사를 나누며 각자의 발길을 돌림으로써 이날의 행사가 모두 끝이 났다.
참고로 이날 행사의 접수대에는 "회비 자율납부"라는 안내문이 연회비 납부자 명단과 함께 비치되었는데
행사장에 입장시에 각자가 연회비와 당일 참가회비를 스스로 종이백에 넣고 거스름돈까지 챙기게 하였는데
참으로 기이하게도 정상납부액보다 3만원의 잉여금이 발생하는 희한한 일이 벌어져 원인규명을 하느라 소동을 피웠으나 결국 찾지를 못하였다.
그렇다면 앞으로 총무의 일손 덜기 외에도 우리 동기회의 재정건전화를 위해서도 회비의 자율납부제가 덕이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편 이날의 참석자는 다음과 같다.(노트 기록순)
* 부부: 장병두 이기복 강두상 김종민 신원기 윤재일 이영오 전유태 김홍직 유장열 이맹기 박영식 김대업 차상목 공영건 이종국 김성룡 이종찬 김임섭 신철수 민영기 윤우성 김형오 김성진 성인표 이상 25쌍
* 혼자: 유근준 박원재 서재홍 예이태 임세호 고세훈 이상진 김현태 김종화 김만섭 김원갑 송경배 변기석 이경하 박정근 조준섭 신용완 최명호 최상인 배준태 허주한 김영창 박종락 허중경 조용호 김종기 오기현 옥영석 강병천 홍순태 정을호 박대근 이상 32명, 계 82명
동기 여러분, 임진년 새해에도 건강하신 가운데 재미있는 한 해 함께 만들어보입시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