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에는, 목포에서는 그중 먼 곳에 해당하는 충북 단양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도 27명이라는 꽤 많은 인원이 참석을 하였다. 당연히 회장인 주영이 영아와 경인권의 만열이가 헌신적인 노력을 한 결과일 것이다. 여행 일을 한 달도 채 안 남겨놓고 주영이가 전화를 했을 때만해도 아, 이거 너무 늦었는데 하고 걱정을 했는데 결과는 훌륭했다. 주영이가 나에게 전화한 횟수만 해도 네 번이나 되었으니 대상인원이 3,4십 명 이상임을 감안하다면 전화를 한 횟수가 얼마나 많았겠는가. 그것도 처음에는 주중의 날짜를 택했다가 열정 큰 홍식이가 한잔 먹고 고래고래 어필을 하는 바람에 주말로 번복을 하느라 진땀을 뺐다고 한다.
거리가 멀다보니까 목포에서 출발한 사람들은 거의 7시간 남짓 버스를 탄 후에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으니 고생께나 한 셈이다. 나만해도 정수(나정수)라도 형편이 되어서 함께 갈 수만 있었다면 승용차로 두 시간 반 정도면 단양에 닿을 수 있었는데 천안역에서의 합류를 위해서 8시에 집을 나와서 오후 3시경에 목적지에 떨어졌으니 대단히 비경제적인 노선을 택한 셈이 되어버렸다. 아시아나항공의 로고처럼 빙 둘러 간 것이다. 다음부터는 이런 문제점은 재고를 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들도 나왔다.
내년에는 <날짜>는 11월2일(토)-3일(일)로 하고 <장소>는 서울로 결정이 되었다.
농번기와 예배일을 생각해 주어야 하므로 시간을 갖고 여론을 수렴한 다음에 집행부가 천천히 결정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거사 일을 얼마 안 남겨놓고 날짜를 통보하면 이래 저래서 못 간다는 변명만 양산할 뿐이다’ ‘1년 전에 확정된 계획 하나 맞출 수 없다는 것은 우리 동창회에 대한 열정이 없다는 뜻’이라고 누군가가 어필을 했다. ‘30명이나 되는 대군을 통솔해서 토요일 일요일 날 그 복잡한 서울거리를 차질 없이 누빈다는 것은 안 될 말’이라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목소리 큰사람들의 의견에 따라서 어정쩡하지만 선일정확정과 서울이 결정이 된 것이다. 다행인 것은 서울 토박이 동창들이 사전에 계획을 면밀히 짜서 차질 없이 거사가 진행이 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다 바치겠다고 맹세를 했다는 것이다.
내년도 집행부는 회장에 형주가 부회장에 원자가 선임이 되었다. 이제는 총무직 따위는 두지 않고 차기년도의 회장은 전년도의 부회장이 당연직으로 승진을 하고 부회장은 차기년도의 거사지가 선정이 되면 그 거사지(권역)의 권역 동창회장이 추대된다는 식이다.
몸도 건강하고 마음도 건강해야 이러한 단체모임에는 참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 참석한 이들은 개인적인 사정이 급작스럽게 발생하지 않는 한 동창회에 빠지지 않고 계속해서 꼭 참석 할 것이리라. 여행 내내 보여준 모든 이들의 표정이나 말투 들을 보거나 천안아산역에서 헤어진 후에 카톡방에 올라온 메시지를 보면 정말로 참석한 사람들 모두 정말로 행복한 이틀을 보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모임에서도 또 한명의 스타가 탄생을 했다.
지수가 그 스타였다. 분명이 한잔 술을 걸친 것 같은데도 문법도 틀리지 않게 장시간동안 모닥불 옆에서 발음도 정확히 좌중을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시간을 빼앗았다. 그것도 나이를 거꾸로 먹었는지 주름 하나 없는 핸섬한 동안을 갖고 있어서 참석한 미인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을 것이다.
영아는 아무리 칭찬을 해도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 노래도 가수 뺨치게 잘 부르지만 설거지 솜씨도 대한민국에서 최고가 아닐까.
병준이, 영아, 명진이, 현수, 주영이, 대옥이 가 이번에도 크나큰 이바지를 보내오고 가져왔다고 한다. 정이란 이렇게 해가 묵을수록 깊어지는 모양이다. 그런데 대옥이가 매우 엉뚱한 선물을 갖고 왔는데 이 선물을 각자가 그날 저녁에 집에 가서 어떻게 풀어헤쳤는지 자못 궁금할 따름이다. 나만 궁금할 일인가 이게?
참석자 28명이다:
강영금 고영아 김대옥 김종태 김유복 김윤석 나상희 박양기 박태길 배영애 서화란 안홍식 양지수 오명진 오맹순 오주영 이만열 이말님 이형주 이귀선 임현수 정옥님 정해길 정해만 진영숙 최철웅 홍원자 전용버스사장
안개 자욱한 단양 천에, 버스의 차창 너머로 가을 햇살이 곱디고운 단풍을 그리면서 퍼져 올라오고 있었다.
울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