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어설픈 택시강도 1981년도. 경남 산청경찰서에서 수사형사로 외근근무를 하던 때였다. 「따르릉!」 상황실의 전화벨이 요란스럽게 울렸다. “뭐라고요! 그래, 죽었단 말이오?” 관할 생비량파출소 정일태(가명)순경의 다급한 보고내용에 대해 나는 엉겁결에 이렇게 되물었다. 정 순경의 보고내용은 이러했다. 영업용 택시기사가 진주에서 남자승객 한 사람을 태우고 의령을 경유하여 산청으로 가던 중, 산청군 생비량면 법평리에 이르자 갑자기 그 승객이 강도로 돌변하여 운전사를 밖으로 끌어내 발로 차 도로 아래의 강물에 빠뜨리고 차량을 탈취하여 도주하였다는 거였다. 사건을 접수한 시각은 정확히 새벽 네 시 십분 경이었다. 나는 당시 상황실에서 후반근무(새벽 한 시부터 아침 아홉 시까지)를 수행하면서 미뤄놓았던 미제사건의 수사보고서를 작성하다 그만 깜빡 졸고 있었다.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켜 세운 나는 먼저 관할 전 파출소에 피해차량인 경남 ○바 ○○○○호의 수배를 의뢰하면서 예상 도주로를 차단하여 즉시 검거토록 사건을 전파했다. 인접 경찰서에도 검문검색 강화를 당부한 뒤 동료 형사들을 비상소집하였다. 이렇게 허겁지겁 초동조치를 취해놓고 나니 그제야 제 정신이 드는 느낌이었다. 그때까지도 피해자의 생사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정 순경의 보고는 올라오지 않고 있었다. 살아있다면 지금쯤은 정신이 돌아왔을 것인데…. 나는 전반 당직근무를 마치고 숙직실에서 곤하게 자고 있는 경비과 공 경장을 깨워놓고 상황실에서 동료 형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비상소집의 하령에 맨 먼저 응한 형사는 다름 아닌 형사계장 고태봉(가명)씨였다. 그는 정년을 이태 앞둔 고령자 임에도 은색 안경테를 코끝에 걸친 채 숨을 몰아쉬면서 뛰어들었다. 그는 언제든 기분이 좋지 않으면 고개를 약간 숙인 채 안경테 너머로 상대를 넌지시 째려보는 버릇이 있었는데 그날도 상황실로 들어서기가 무섭게 그런 표정을 지으며 상황을 점검했다. “장 형사! 택시기사는 어떻게 되었어?” “예, 계장님! 택시기사는 강물에서 기어 나와 가지고 지나가던 택시로 병원에 갔다 하는데 아직 그 뒤의 보고는 못 받았습니다.” “야아, 이 사람아! 생사 여부부터 확인해야지….” 계장은 짜증을 내다말고 수화기를 집어 들더니 예상했던 대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이 사람들아! 아직도 병원을 모른단 말여. 전화 받는 네놈은 누구야?” 상황실의 분위기는 점점 살벌해지고 있었다. 이때, 전반 당직근무자도 눈을 비비면서 들어섰다. “장 형사! 뭐하고 있어? 현장에 갈 생각 않고….” 계장의 명령에 나는 기동복을 입은 채 경찰서 현관에 대기 중인 지프로 뛰어가 뒷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뒤이어 형사계장도 달려 나와 앞자리에 승차하였다. 지프는 경찰서 정문을 나서자 전 속력으로 질주하고 있었다.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고…. 병원도 모르고…. 머저리 같은 놈들.” 계장은 혼잣말로 계속 씩씩거리고 있었다. 비포장 길로 접어들자 차체는 심하게 요동치면서 자갈을 튕겨내어 보리타작하는 탈곡기에 머리를 박고 있는 것 같았다. 차내는 무거운 침묵이 감돌고 있었다. 먼지를 흠뻑 뒤집어 쓴 차체도 말이 아니었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쯤일까? 먼 곳을 지나가는 차량의 불빛만 간간이 보일 뿐 먼지가 자욱하게 일어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어림짐작으로 고목이 서 있던 저수지 부근을 지나가는 듯 했다. 바로 그때, 나의 몸이 공중으로 훌쩍 솟구쳤다. 아찔한 현기증이 휘몰아왔다. 차체의 천정에 머리를 심하게 부딪친 것이었다. 목이 뻐근했다. 갑자기 찬바람이 몰아쳐서 숨도 콱 막혔다. 어처구니없이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이었다. 앞 유리를 머리로 깨어버린 계장의 이마에는 벌써부터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잠깐 사이에 피범벅이 되고 말았다. “계장님! 괜찮습니까?” 나는 손수건을 꺼내어 서둘러 피를 훔쳐낸 다음 이마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지혈을 시도했다. 왼쪽 이마가 손가락 두어 마디쯤 찢어진 상처였다. 그다지 깊지도 않은 상처에서 피는 왜 그리도 많이 솟아나는지…. 다행스럽게도 지혈이 됐고 운전 대원도 이상이 없었다. 먼지 때문에 비포장도로의 움푹 팬 지점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질주하다 급제동을 한 탓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택시강도 사건을 보고한 생비량파출소에 도착한 우리는 차에서 내리기가 무섭게 겉옷을 벗어 먼지부터 털어야 했다. “강도당한 피해운전사는 연락이 왔는가?” 손수건으로 이마를 누르고 있던 계장이 입을 열었다. “아직 아무런 연락이 없습니다.” 파출소의 정 순경이 부동자세로 대답했다. “정 순경! 대체, 누가 신고를 받은 거야?” “제가 받았습니다. 지나가던 택시가 피해운전사를 싣고 가면서 급하게 전화로 신고를 했습니다. 병원에 도착해서 다시 연락을 하겠다고 그랬습니다만 아직….” “그렇다면, 관내 병원은 모두 확인해 봤나?”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을 못해 봤습니다. 연락을 해 준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정 순경이 솔직하게 대답했다. 이때부터 관내 병원에 모두 전화를 걸어 확인했으나 그런 환자는 오지 않았다는 거였다. 그렇다면, 허위신고란 말인가? 정 순경의 설명에 의하면 신고자는 경상도 말씨로 피해차량의 번호와 운전사의 피해상황을 다급하게 말하고는 인적사항을 물어볼 틈도 주지 않고 병원에 가서 다시 연락하겠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는 거였다. 허위신고는 분명 아닌 성싶었다. 그런데, 왜 연락이 없는 것일까? 피해운전사는 강물에서 기어 나와 지나가는 택시로 병원에 간다고 했으니 사망한 것은 아닐 테고…. 날이 밝으면 밝혀지겠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계장도 이제는 이마의 상처에서 손수건을 떼 낸 상태였다. “계장님! 현장으로 한 번 가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현장이 어딘 줄도 모르면서 어디를 어떻게 찾아 나서겠다는 거야?” “의령군 쪽에서 산청군 생비량면 방향으로 강이 있는 곳은 약 1킬로미터 정도가 아닙니까? 그 거리만 잘 살펴보면 어떤 흔적이 있지 않겠습니까? 계장님은 여기 계십시오. 제가 파출소 오토바이로 한 번 가보고 오겠습니다.” “그렇게 하겠는가? 조심해서 갔다 오게. 내 꼴 나지 말고. 우선 피해택시가 발견되어야 할 텐데….” “염려 마십시오. 조심해서 다녀오겠습니다.” “가만, 정 순경. 그러지 말고 관내 영업용택시를 한 대 부르지. 나도 같이 가 보게….” 시간은 이미 여섯 시 반을 지나고 있었다. 이때, 파출소의 경비전화가 요란하게 울렸다. “네, 생비량파출소 정 순경입니다. 네? 어디라고요? 진주요? 어디 파출소라고 했습니까? 아아 네, 경남 ○바 ○○○○ 호. 예, 맞습니다.” 정 순경은 통화를 채 마무리 짓지도 못하고 소리쳤다. “계장님! 진주 명석파출소에서 그 택시를 발견했답니다. 파출소에서 조금 떨어진 도로변이라고 합니다.” “그래? 장 형사! 본서에 연락을 해서 감식 김 형사를 빨리 나오라고 해. 장 형사는 나 하고 그 곳으로 가고.” 이런 우여곡절 끝에 피해택시가 발견된 현장에 도착하니 그 곳은 진주경찰서 관할의 명석파출소에서 불과 100미터도 안 떨어진 커브 길이었다. 피해택시는 문이 닫혀져 있었다. 차량 열쇠는 키 박스에 그대로 꽂혀 있고 빈차로 경남 산청군 쪽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주차되어 있었다. 감식요원이 도착할 때까지 우리는 아무 곳에도 손을 댈 수가 없었다. 그저 차량 주위만 맴돌 뿐이었다. 거의 한 시간이 지났을까? 감식요원인 김 형사가 장비를 싣고 도착하였다. 그는 차체를 한 바퀴 돌아본 뒤, 물기가 있어 지금은 감식이 어렵다면서 건조될 때까지 기다려야만 기초감식이 가능하다는 거였다. 하는 수 없이 나는 그의 차량 의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조금 있으니 진주경찰서 명석파출소 직원이 뛰어와 산청에서 전화가 왔으니 아무나 받으란다. “계장님, 제가 받아보고 오겠습니다.” 파출소로 달려간 나는 책상위에 내려져 있던 수화기를 잽싸게 집어 들었다. ꡒ여보세요? 장 형삽니다.ꡓ “형사계장님이십니까? 저, 파출소 정 순경입니다.” “아니, 장 형사라니까. 용건이 뭔가요?” “아아 네, 다름이 아니고 말입니다. 택시운전사 말입니다. 그 피해자가 여기 와 있습니다.” “피해운전사가 거기 와 있다고요?” “예, 지금 저희 파출소에 와 있습니다.” “알았어요. 얼마나 다쳤던가요?” “다친 데는 없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많이 놀랐는데 지금은 안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다행이군요. 계장님께 말씀드려서 곧 바로 가든지 할 테니 그대로 잘 모시고 있도록 하시오!” 형사계장에게 보고를 하자, 차량 감식은 김 형사에게 일임하고 빨리 가자면서 앞장을 선다. 형사계장을 따라 관할 생비량파출소에 도착하니 구형 벽시계가 열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황급히 들어선 나는 파출소 안을 살펴보았다. 긴 나무 의자에 발을 꼬고 비스듬히 앉아있는 남자가 바로 피해자로 직감되어 직업적으로 쳐다보았다. 피해자는 슬그머니 눈길을 피하고 있다. 체구가 건장한 삼십 대 남자로서 광대뼈가 유달리 불거진 것이 특징이었다. 신장은 약 180cm정도? 피부가 대체적으로 검은 편이었다. “다친 데는 없는 거요?” 나는 애써 친근감을 보이며 조용히 말을 건네 보았다. 피해자는 그제야 자세를 고쳐 앉으며, “죽다가 살아났습니다. 그 놈이 칼을 들이대고 차에서 끌어 낼 때 도망을 쳤는데, 붙잡혀서 실랑이를 치다가 배를 한 차례 주먹으로 얻어맞고 고꾸라져서 숨도 못 쉬고 누워있는데 놈은 또 위에서 사정없이 마구 짓밟아 창자가 터지는 줄 알았지요. 그러고 나서 일으켜 세우더니 엉덩이를 발로 차 강물에 빠뜨렸습니다. 정신없이 허우적거리다가 어떻게 기어 나왔는데 마침, 택시가 한 대 와서 택시강도를 당했다는 걸 이야기하고는 깜빡 정신을 잃었는데 깨 보니까 진주「윤양 병원」이더라고요.” 피해자는 다친 곳은 말하지 않고 묻지도 않는 피해경위만 흥분된 말투로 늘어놓았다. “그래, 다친 데는 없단 말인가요?” 재차 질문을 하였다. “팔꿈치하고 무릎 그리고 전신에 찰과상을 입었습니다. 한 번 보이소.” 그는 서둘러 소매와 바지를 걷어 올렸다. 긁힌 자국이 여러 군데 눈에 띄었다. 그러나 가벼운 찰과상이었다. 어쨌든 다행이었다. “이렇게 덩치가 큰 분이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단 말이오?” “뭐라 캅니꺼? 그 놈은 저 보다 키가 더 크고 덩치가 이만 하던데요?” 피해자는 두 팔까지 벌려 보이며 열을 올렸다. “신장이 얼마나 됩니까?” “저요? 제가 꼭 180입니다.” “그래요? 그렇다면, 범인은 적어도 190은 넘는단 말이 아니오?” “그렇지요. 키가 굉장히 크고 덩치가 태산 같았습니다.” “승차할 때 범인의 인상착의를 자세히 못 봤습니까?” “그때는 기억이 안 나고 백미러로 본 기억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똑똑히 봤을 낀데….” “얼굴에 무슨 특징은 없던가요? 흉터나 점 같은 거 말입니다. 그런 것은 없던가요?” “없었습니다. 얼굴이 그냥 둥글고, 뭐라 칼까? 꼭 도둑놈 같이 생겼다고 할까? 특별한 거는 없고요. 잠바 차림이던데…. 머리는 스포츠보다 조금 긴 머리고…. 생각할수록 별 특징이 없는 얼굴이었습니다.” “돈은 뺏기지 않았소?” “영업한 53,000원은 다시방(보관함)에 있었고 제 수중에는 돈이 없었기 때문에 뺏긴 건 없었습니다.” “기사 양반 덩치로 봐서 그렇게 꼼짝 못하고 당했다는 거, 그거 믿어지지 않는데요?” “그라믄, 제가 거짓말을 한다 말입니까? 강도 안 당해 놓고 당했다고 그리 거짓말을 한다 이 말입니까?” “아니, 그게 아니고. 이 큰 덩치로 한차례도 대항을 못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이 말입니다.” “그 놈은 칼을 들었는데…제가 어찌 감당을 한다 말입니까? 아이고, 형사님들도 당해 보이소 마. 그때는 꼼짝도 못하고 당할 낍니더.” “칼은 어떤 칼이던가요?” “칼은 언뜻 보니까 과일가게에서 흔하게 보는 그런 스덴 칼 같던데…. 그 칼이 맞을 낍니더.” “현장은 어디쯤 됩니까?” “거기가 저쪽 의령 쪽에서 이쪽으로 오자면 왜? 저, 강이 있는 거긴데…. 그라지 말고 같이 한 번 가~보입시더.” 피해자가 앞장서서 안내한 곳은 다름 아닌「양천강」중간 지점이었다.「법평 부락」입구에서 100m정도 떨어진 비포장 도로변이었다. 피해자는 거기서 발걸음을 멈추더니 도로 옆 밭과 그 아래 강물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여기, 이쯤이 분명합니다.” 폭이 약 7m정도 되는 비포장도로가 의령 쪽에서 산청 방향으로 뻗어 나아가고 있었다. 도로 위는 가파른「집현산」에 잇대어지고 아래로는 도로보다 약간 낮게「양천강」과 맞닿아 있었다. 낚시꾼들의 얘기를 빌리면 수심이 10여 미터쯤 된다고 하였다. 그런데 현장에는 아무런 흔적이 없었다. 차량통행은 아주 적은 편이었지만 사건발생 전후의 시간에는 정기 노선「버스」를 포함하여 10여 대의 자동차들이 지났을 게 분명한데도 아무런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의심이 들었다. 과연, 이 피해자가 강도를 당하고 신고를 한 것일까? 아니면 자작극? 그러나, 그런 의심에 사로잡혀서는 아니 될 일이었다. 현장을 착각할 수도 있겠지. 나는 생각을 고쳐먹으면서 지친 몸을 이끌고 피해자가 가르쳐 준 지점을 이번에는 반대방향으로 되짚어 오면서 수색을 했다. 그러나 역시 이렇다 할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수색을 그만 두기로 했다. 피해자가 가르쳐 준 지점에서 의령 쪽으로 약 50m 떨어진 잡초위에 주저앉아 담배를 꺼내 물었다. 오늘따라 한 모금의 담배연기가 꿀맛으로 느껴지는 건 어인 까닭인지. 강물은 소리 없이 흘러내리고 가끔씩 바람이 일어 가벼운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었다. 저만치 강 건너 둑에는 낚시꾼 서너 명이 쪼그리고 앉아서 물위에 떠 있는 찌에 온 신경을 쏟고 있다. 나의 손에는 어느새 담배필터만 남게 되었다. 갑자기 낚싯대가 번쩍 들렸다. 꽤나 큰놈이 물었는가 보다. 낚싯대는 포물선을 그으며 휘어지고 있다. 활시위를 당기는 듯하다.「철버덩!」물소리도 났다. “메기다!” 낚시꾼이 휘어진 낚싯대를 치켜들고 소리를 질러 댔다. 이쪽에서 보아도 팔뚝만 해 뵈는 메기였다.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저만치 아래 밭고랑에서 심하게 훼손된 흔적, 아니 선명히 남겨진 발자국이 눈에 들었다.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밭고랑에 남겨진 흔적들은 구둣발과 운동화 자국이었다. 수사경험이 부족한 내가 보아도 이 자국은 범인과 피해자의 것이 틀림없었다. 순간, 증거훼손이란 단어가 뇌리를 스쳐 발걸음을 멈추었다. 조심스럽게 돌아 나오다 도로에 잇대어진 밭고랑 사이에서 증명사진 한 장이 눈에 띄어 무심코 주워들었다. 남자 중학생의 증명사진이었다. 얼른 호주머니에 집어넣으면서 계장이 있는 곳으로 마구 뛰었다. “계장님! 저쪽에 발자국이 있습니다.” “그래! 어디쯤인가?” 형사계장이 나를 따라 뛰자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피해자도 따라 뛰었다. 피해자는 현장에 도착 하자마자 마구 떠들어 댔다. “여기가 맞습니다. 제가 실수를 했습니다. 저쪽이 바로 제가 물에 빠졌던 곳입니다.” 이때쯤에 나는 이미 피해자가 신고 있는 구두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기사 양반! 지금 신고 있는 그 구두 말이오. 그거 사고 당시에 신었던 거요?” “그렇습니다.” “강도당할 때 신었던 구두가 맞단 말이지요?” “예, 맞습니다.” 나는 도로변에서 피해자에게 그 구두를 벗어 달라고 한 다음 조심스럽게 족적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 대조해 보았다. 어쩜, 그렇게 꼭 들어맞는단 말인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시무룩해 있던 피해자는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밝은 표정을 지으며 연신 떠들어대고 있었다. 나는 파출소 직원으로부터 카메라를 넘겨받아 현장주변을 촬영해 나아갔다. 실랑이를 친 곳은 물론 강물까지 카메라에 담았다. 파출소에서 다시 전갈이 왔다. 피해 차량에는 수사에 도움이 될만한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는 거였다. 겨우 발견한 유류지문 서너 개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를 하겠다는 연락이 왔다는 것이었다. 어렵게 찾아낸 현장에서 얻은 결과물도 신발자국 이외는 별 소용이 없는 것들이었다. 퇴색된 휴지조각과 농업용 비닐조각 그리고 1회용 대일밴드와 걸레조각 등. 우리는 감식요원으로 하여금 피해자의 족적과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운동화 족적 한 개씩을 석고로 채취하게 한 다음 파출소로 돌아와 수사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피해 차량에서 지문만 나왔어도…. 구두자국은 피해자의 것으로 확인이 되었는데 그 놈의 운동화를 어디 가서 찾는다? 장 형사! 그 운동화 말이야, 신발가게에 가서 같은 문양의 운동화를 하나 구해 와.” 형사계장은 혼잣말로 중얼거리더니 나에게 이런 명을 내렸다. 새벽부터 너무 정신없이 보낸 시간들이었다. 이런 수사진들의 노고를 아는지 참으로 고맙게도 그 곳 파출소에서 라면을 끓여 내왔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참으로 맛있는 라면이었다. 시골 인심이 듬뿍 밴 라면 한 그릇을 비운 나는 밖으로 나와 등나무 아래의 의자에 앉으면서 담배를 피워 물었다. 지친 심신을 달래는 한 모금의 담배연기는 언제나 그랬듯이 피곤에 찌든 상념들을 훨훨 날려버리는 마력이 있었다. 우리네 삶이란 참으로 역설적인 것이었다. 힘겨울수록 더 맛있게 느껴지는 라면과 담배…. 어느 덧 담배연기를 따라 평온한 시골풍경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에 문득 현장에서 주워온 증명사진이 떠올랐다. 나는 제풀에 깜짝 놀라 후닥닥 일어섰다. 얼른 호주머니에 손을 넣어보았다. 잡히지 않는다. 어디다 흘렸을까? 손끝에 와 닿는 건 손수건과 휴지조각의 느낌뿐이었다. 나는 초조해지는 마음을 억누르며 호주머니를 뒤집어 소지품들을 하나 둘씩 꺼내보았다. 사진은 보이지 않았다. 손수건을 잡고 흔들어 보았다. 이때, 무엇이 나풀거리며 땅바닥으로 떨어지는 게 있었다. 바로 그 사진이었다. 얼른 주워들었다. 중학교 교복을 입은 까까머리 남자 중학생의 모습이었다. 뒤집어보니 글자가 적혀 있었다. <○○중학교 3학년 박상기(가명)> 이것이 왜 거기 떨어졌을까? 밭주인 아들일까? 그럼, 그 밭주인은 누구인가? ○○중학교는 관내인 산청군 생비량면과 의령군 경계 지점에 위치해 있는 사립학교가 아닌가? “장 형사! 거기서 뭐해?” 형사계장이 파출소 출입문 밖에서 냉수로 입을 헹구며 나를 불렀다. “계장님! 아까 현장에서 증명사진을 한 장 주웠는데, 그게 생각나서 꺼내 보고 있는 중입니다.” 계장에게 다가가 사진을 내밀었다. “현장에서 주웠다고? 그리 중요한 걸 이제야 얘기하면 어쩌나 이 사람아!” 계장은 안경테를 만지작거리면서 사진을 뚫어져라 들여다 보더니 “입학원서나 학생증에 사용되는 사진 같은데 이게, 왜? 거기 있었을까?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보자고.” 계장은 단번에 사건과 연결시키고 있었다. 그런데도 나는 계장과 현장을 수색하는 동안 그걸 깜빡 잊고 있었지 않았던가? 수사형사로서는 참으로 부끄러운 노릇이었다. “계장님! 뒷면을 한 번 보십시오.” 잠시 후, 계장은 명을 내렸다. “이 학교에 지금 확인전화를 해 봐, 이 학생이 있는지 말이야!” 계장의 지시로 ○○중학교에 전화를 하니 그 학생은 이 학교에 재학 중이었고 합천에서 통학을 하고 있다는 거였다. 합천이라면 현장은 물론 이곳을 관할하는 산청경찰서와 정 반대 방향이었다. 그렇다면? 이 학생의 사진이 현장에서 발견 되었다는 건 무얼 의미하는가. 무언가 이상하지 않는가? 어느 새 나는 형사계장을 닮아가고 있었다. 우선 밭주인이 누구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어 면사무소에 전화를 넣었다. 그 결과 밭주인은 인근 마을에 사는 김동철(가명)씨라고 했다. 그는 올해 56세였고 슬하에 3남2녀의 자녀를 두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막내아들도 중학생이라는 거였다.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사진 뒷면의 이름은 박상기가 아니었던가. 성 씨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사진뒷면에 기재되어 있는 ○○중학교로 가 보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되어 곧바로 파출소를 나섰다. 교무실에 들러 박상기 학생에 대한 가족관계와 제반 자료를 제공받아 하루 종일 탐문 내사한 결과 박상기 학생의 둘째 형 박대기(가명)에게서 상당한 용의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박대기는 진주에서 택시운전사로 종사하고 있고 강도전과 2범에다 역시 진주에 살고 있는 소매치기 전과 5범 최영식(가명)과 고향친구라는 점 등이 그를 용의선상에 올리게 된 근거였다. 한편, 형사계장은 현장에서 확인된 족적과 비슷한 문양의 운동화 다섯 종류를 신발가게에서 구입해와 맞춰보고 있었다. 그 결과 유명 메이커의 신발보다 재래시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노란색의 운동화가 현장의 족적과 일치 된다는 의견들이 모아져 일단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키로 했다. 나는 사건규명을 위해서는 뭐니 뭐니 해도 현장물증이 있어야 한다는 판단으로 용의자의 소재파악을 위해 전화번호부에 기재되어 있는 진주시내 택시회사에 확인 전화를 했다. 그러나 하나같이 신경질적으로 그런 사람은 알지 못한다는 대답만 전해올 뿐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진주경찰서에 협조를 요청했다. 다음 날, 진주경찰서에서 통보가 왔다. 우리가 찾는 박대기는 진주시 장대동 소재「○○택시」회사에서 현재 운전사로 종사하고 있다는 거였다. 형사계장 이하 전 요원은 마침내 올 것이 왔구나 싶어 앞 유리를 갈아 끼운 그 지프에 승차하여 진주로 향했다. 택시회사의 사무실에 들어서자 사장은 출타 중이었고 사십 대 후반으로 뵈는 남자 한명과 여직원 둘이서 무슨 서류정리를 하느라 정신이 없는 상황이었다. “실례합니다. 사람을 좀 만나러 왔습니다.” “어디서 오셨어요?” “산청경찰서 형사들입니다.” “상무님예! 경찰서에서 손님이 오셨어요.” 상냥한 여직원과는 대조적으로 상무라는 자는 묵묵부답이었다. 아무리 바쁜 사무가 있어도 그렇지, 고개도 들지 않아? 귀머거리인가? “보이소! 상무님요!” 체구가 우람한 고참 정 형사가 음성을 높였다. “알았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이소!” 사내는 서류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손짓으로만 성의 없는 응답을 보내고 있었다. 화가 치밀었으나 참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었다. 모두들 아니꼽지만 이 자의 기분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다짐하는 눈치였다. 나는 살며시 밖으로 나와 담배 한 개비를 피워 물었다. “괜히 시간만 낭비 했잖아!” 좀 있으니 정 형사의 투덜대는 소리가 들리면서 모두 밖으로 나오는 기척이었다. “햐, 그 자슥! 고거 야. 진작 얘기 좀 해주면 될 것을 가지고…. 실컷, 일 다보고…. 더러운 놈. 퉤!” 정 형사가 욕설을 뱉어내고 있었다. 한마디로 이 곳「○○택시」회사의 박대기는 우리가 찾는 용의자와는 동명이인이었다. 게다가 그는 진주시 상대동에 거주해온 진주 토박이란다. 잠시 말이 없던 형사계장이 안경테를 위로 밀치며 입을 열었다. “장 형사! 박대기의 본적지에 가 보도록 하지.” “거기는 와예?” “가면서 얘기하고…. 모두 승차하도록, 이 형사! 합천으로 출발!” 이렇게 해서 우리 형사들이 도착한 곳은 경남 합천군 ○○면 ○○리 ○○부락 입구였다. 고목의 느티나무 한 그루가 비포장 도로 중앙을 가로질러 동네 문지기인 양 위엄을 뽐내고 있었다. 그 느티나무를 지나쳐 100여 미터 정도를 나아가니 구멍가게가 눈에 띄었다. 나는 이장 집을 알아보기 위해 그 가게로 향했다. 입구에「○○구판장」이란 낡은 간판이 붙어있었다. “실례합니다.” 육십 대의 노파가 여닫이 방문을 반 쯤 열고 얼굴만 내밀었다. “말씀 좀 물어 보입시다. 이장님 댁이 어디쯤 됩니까?” “이장이요? 이장은 우리 아들인데 우찌 찾는다요?” “그러십니까? 잠시만요.” 나는 밖을 향해 소리쳤다. “계장님! 여깁니다.” 차에서 내려 허리를 주무르던 일행이 다가왔다. “무슨 일 났능교? 보이소! 당신네들 순사제?” “그렇습니다. 근데 이장님은 어데 갔습니까?” 형사계장의 말에 노파는 아들이 면사무소에 호적등본을 떼러 갔다는 말을 전하고 있었다. “우리 아들은 와 찾능교?” “별일 아입니다. 누굴 좀 찾으러 왔습니다.” “뉘 집 말인고? 내 한테 물어 보소. 내 알리 줄 꺼이께.” “진주에서 택시 운전하는 박 씨 성을 가진 젊은 사람인데, 아십니까?” “경산댁이 두 째 아들 말인가베. 또 무슨 일 쳤나? 객지 나간 지가 한 서너 달 됐을 끼고마. 요새는 통 안 보이던데….” 노파는 박대기를 단번에 알아 맞추고 있었다. “둘째 아들이 박대기씨지요?” “맞구마. 막내아들은 박상기고, 서울 간 큰 아들은 박철기(가명)지. 다 알고 왔구마. 그라이께 순사라 카제? 그란데 무슨 죄를 졌는교?” “별거는 아입니다. 남의 택시를 몰고 가 버려서 안 그랍니까? 별거는 아이지만 한 가지만 더 물어 보입시다.” “뭔 말인교?” “그 경산댁 아들하고 제일 친한 친구가 진주서 산다 카던데요. 옛날에는 이 동네서도 살았고, 혹시 모르겠능교?” 계장은 친근감을 보이려는 듯 안경까지 벗어 들고 있었다. “그 집 아들하고 죽자 살자 붙어 다닌 아~는 그라이께 최가네 아들이제, 하모. 인자, 오래 돼 나서 갸들 이름은 내 모르것고 최가네는 재작년인가? 이사를 가뿟는데…. 이사를 와 갔노 카믄, 최가 머슴아가 옆집 홍가네 딸을 훔쳐 갔고 도망을 가 뿌린기라. 그래서 지금도 원수 겉치 지내고 있제. 소문 들어보면 요새는 진주서 산다 카던가? 얼마 전에 동네 사람 모르게 그 딸네 어마이가 그 최가 집에 한 번 갔다 왔다 카는 소문이 나던데…. 가서 물어 보면 혹시, 알려 줄라나? 이리로 가까이 와 보소. 내 그 집 알으켜 줄 꺼이니. 저기, 저쪽 큰 감나무 있는 데서, 그라이께 이리로 바짝 와서 보라 카이. 저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담부랑이 있고 거길 지나서면 왼쪽으로 양철집이 있는데 그 양철집이 경산댁네 집이고 거기서 뽕밭을 지나갔고 두 번째 스레트 집이 홍가네 집인기라. 웬만하면 내가 함께 가주면 좋을 낀데, 집이 비어놔서…. 그 집, 어마이가 있을라나?” 노파가 말한 함석집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뽕나무 밭 바로 앞에 그 집의 밤색 대문이 열려 있었다. 계장은 뽕나무 밭 모퉁이에 이르자 지시를 내렸다. “정 형사는 말이야! 곧장 박대기의 모친이 사는 집으로 올라가서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잠복해 있도록 하고. 놈이 범인이라면 반드시 자기 엄마 집에 나타날 거야. 눈치 채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고. 시골사람들은 외지 사람을 금방 알아보니까 조심하고. 절대 자리 비우는 일이 없도록!” “네, 계장님!” 정 형사는 박대기의 어머니가 살고 있는 경산댁으로 향하고 계장과 나는 홍 씨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계십니까?” 나는 주인을 부르며 다가갔다. 인기척이 전혀 없었다.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왼쪽에는 외양간이 자리를 잡았고 오른쪽에는 화장실과 닭장이 있고 맨 안쪽에는 헛간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 작은 채소밭도 눈에 들고 안마당에는 갖가지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형사계장과 같이 그 빈집을 한 바퀴 둘러보고 있는데 허리가 약간 굽은 노파 한 분이 바구니를 옆에 끼고 들어섰다. “어데서 왔능교?” “주인도 없는 집에 실례를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집을 비아놔서. 내 집 찾아온 손님한테 미안스럽구만요. 그란데, 어데서 오신 손님인교?” “예에, 전에 이 동네에 살았던 사람을 좀 찾으러 왔습니다.” “어데서 왔능교?” “이 분은 저희 경찰서 형사계장님이시고 저는 장 형사라 캅니다.” “무슨 일 났능교? 누를 찾는지 늙은 내가 알것수?” “다름이 아니고, 댁의 따님하고 진주에서 살고 있다는 최 씨 아니 사윗분을 만나러 왔습니다.” “뭐라카노? 사우? 이 양반네들이 와 내 집구석에 와서 그 집구석 이바구를 꺼내 갖고 속을 또 뒤집노? 최가 고놈! 고놈을 순사가 와 찾노? 또 사고 쳤구마. 요번에 큰 사고 쳤제? 참말로 말해 보래이.” “그런 것이 아이고 말입니다. 이 집 사위한테 우리가 찾는 사람을 좀 물을라고 왔습니다. 그러니 진주사는 사위네, 집 좀 가르쳐 주이소!” “사우? 하이고! 사우 좋아 하고마. 내가, 사우가 어데 있능교? 내는 사우도 없고 집도 모르요. 진주 산다는 소리는 들었어도 내는 집도 모르요. 내 그 집을 알면은 벌써 지놈 죽고 내 죽었지…. 내 한테는 그런 소리하지 마소!” “이러시면 안 됩니다. 빨리 가르쳐 주셔야 합니다.” “내는 정말 모른다 카이! 고놈 최가 놈, 고놈! 어데 사는지 내가 알면은 고놈 죽고 내 죽고 벌써, 백 번도 더 죽었는 기라.” “암만 그래도 이 집 사위 아닙니까?” “이 양반네들이 늙었다고 내를 이리 놀리나? 뭐라카노! 사우라고? 이 양반들! 오늘 참, 잘 왔는기라. 내 딸년 끌고 간 고놈이 어데 사는지 순사 양반들이 제발 좀 찾아 주소. 내 소원 좀 풀어 주소 야? 이번에 꼭 좀 찾아 주소!” 계장은 안경테를 만지작거리더니 자신의 특기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소위 말하는 맞불 작전이었다. “햐아! 이거 참, 어디 가서 찾는다? 시간은 급박하고 젊은 할매! 같이 늙어가면서 이러지 마소. 거기 딸년 복은 내 팔자와 비슷하우. 사실은 최가 그놈이 사람을 죽이고 도망을 다니는 중인데 아무래도 따님이 걱정이오. 그 나쁜 놈한테 안 당했는지 지금 그것이 제일 큰 걱정이란 말이오. 그래서 우리가 시방 이렇게 눈에 불을 켜고 찾는거요.” “시방 뭐라 캤소? 그 오라질 놈이 사람을 죽였다고? 아이고! 우리 딸년은 이제 죽은 기라. 그 말을 못해 갔고 시방 최가 놈, 집을 찾는다고 내 보고 지금 얼라 대는 기라. 아이고! 아이고!” 노파는 그만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며 대성통곡을 하는 거였다. “할매요! 보소, 야? 할매 딸이 죽은 기 아니고 최가 놈이 지금 살인을 해 갖고 쫓기는 몸인데 빨리 그 놈을 못 잡으면 할매 딸도 위험하다 이 말입니다. 그러니까, 우리한테 가르쳐 달라 이 말 아입니까? 참말로 급하다 캐도.” “내 딸이 살아 있다는기 참말 맞소? 맞능교? 내 딱 한번 가보기는 가봤는데 거기 주소는 내 모르오. 내를 시방 순사양반들 차로 태아가면 내가 알낀데. 내 딸 살아 있다 카몬 빨리 가 봐야제? 순사양반!” 여인은 안달이 나 있었다. 계장은 나에게 넌지시 눈웃음을 지어 보이며 차에 태우라는 신호를 보내는 거였다. 계장의 계략으로 여인을 승차시키는데 성공한 우리는 수사를 위해서는 때론 거짓말도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계장의 기발한 수법은 참으로 대단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계장의 태도를 우리 후배경찰관들이 꼭 배워야 하는 것인지는 사실 자신이 없다. 나 역시 이 때를 생각하면 늘 개운치 않은 기분이었다. 경산댁에서 잠복중인 정 형사로부터 전갈이 왔다. 박대기의 어머니는 신장이 155cm정도 되고 체구는 마른 편이며 비녀를 꽂은 촌 할머니 풍인데 박대기는 진주에 사는 친구 집에 머물고 있으며 지금 석 달째 오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내용의 보고는 계장과 함께 진주에 막 도착한 직후에 받았다. 정 형사 역시 아무도 없는 집을 수색하다 경산댁에게 발각되어 어쩔 수 없이 신분을 밝히고는 자초지종을 설명한 뒤 아들을 자수시키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는 것이었다. 정 형사는 그 집의 사랑방에서 잠복중인데 현재까지 아무런 기미가 없다는 거였다. 진주로 가는 동안 차는 전 속력으로 달릴 수 있었는데 진주에 도착한 직후부터는 그럴 수가 없었다. 여인의 안내를 받아야 했기에 자연히 거북이 운행을 할 수밖에 없었다. 눈꺼풀이 무겁게 쏟아지고 있었다. 깜빡 졸다가 소스라쳐 깨어나기를 여러 번 반복하였다. 그런데 이건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여인은 방금 지나온 길을 또다시 되짚어 가곤 했다. 정말 짜증이 났다. 그러나 참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늙으면 죽는기라.” 계장이 넉살좋게 비아냥거렸다. 세 번째 지나쳤던「제일 식육점」앞을 서행하던 중 갑자기 여인이 소리를 질렀다. “저기다! 저기가 맞제? 그렇제? 저기 파란 문! 보이제? 저기가 맞는 기라” 그 곳은 진주시 칠암동 소재 속칭ꡐ묵자ꡑ골목이 있는 허름한 주택가였다. 여인이 가르쳐 준 집은 도로와 인접하여 나무로 만든 여닫이 창호 문 서너 개가 이어져 있고 그 왼쪽 편에는 평소 사용하지 않는 듯한 나무대문이 칠이 벗겨진 채 굳게 닫혀져 있으며, 오른쪽에는 허리를 한 참 숙여야만 드나들 수 있는 파란색의 쪽문이 반 쯤 열린 상태로 매달려 있었다. 차 내에서 주변을 살펴본 우리 일행은 그 곳을 지나쳐 10여 미터 올라가 차를 멈췄다. “저 집이 바로 최가가 따님하고 사는 집이란 말이지요?” “우리 딸하고 사는 집은 아이라 카고, 접 때 조 집에서 최가 고놈하고 우리 딸년을 딱 한번 만나 봔기라. 내사 저거 집인지 우째 알겠노. 저거들이 아는 친구 집인지도 모르는데…. 그러니 순사양반들이 한 번 알아보라 카이.” 해가 지면서 시나브로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주목하고 있던 집안에서 전깃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최가는 과연 박대기의 소재를 알 수 있을까? 아니 가르쳐 줄까? 두 눈 질끈 감고 부딪쳐 보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사람을 찾거나 길을 물을 때는 혼자 하는 게 더 효과가 있지 않던가? 결국 형사계장은 밖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나는 쪽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섰다. “실례합니다.” 아무런 대꾸가 없다. 어두컴컴한 마루청을 중심으로 방문이 여러 개 눈에 들었다. 아무래도 다세대가 함께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실례합니다.” 이번에는 제법 큰소리로 외쳐 보았다. 오른쪽에서 키가 훤칠하고 체격이 건장한 삼십 대 초반의 한 사내가 방문을 열고 나왔다. “어디서 왔습니까?” 순간, 나는 숨이 멎고 말았다. 사내는 피해운전사가 설명해준 범인의 인상착의, 바로 그대로였다. 이 자야말로 박대기가 아닌가? 나는 형사의 본능으로 사내의 혁대를 거머쥐려고 손을 내밀었다. “와 이랍니까?” 사내의 항거에 주위가 소란스러워지면서 오른쪽 방에서 오십 대 부부가 뛰쳐나왔다. “어디서 왔는데 남의 집에 와서 이런 행패요? 당신, 뭐하고 있어! 빨리 파출소에 신고 안 하고….” 안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형사계장이 급히 들어섰다. “장 형사! 왜 그러나?” “계장님! 이 자가 바로 박대기가 아닙니까?” 형사계장이 앞으로 나섰다. “주민등록증 좀 보여 주시겠습니까?” “조금 전에 박, 뭐라 캐소? 우리는 최가요, 최가!” “일단 주민등록증을 좀 보여 주십시오. 저는 산청경찰서 형사계장입니다.” “경찰이라고요? 그럼, 진즉에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고.” 부인이 자기 아들 것이라며 내민 주민등록증은 분명 최영식의 것이었다. “찾는 사람이 대관절 누구요?” “박대기입니다.” 바로 그 순간에 왼쪽방의 반쯤 열린 문틈으로 누군가가 급히 도망치는 모습이 눈에 들었다. 나는 신발을 신은 채 그 방으로 뛰어들면서 방문을 활짝 열어 제켰다. 방안에는 이불이 깔려 있었다. 낯선 여인네들이 꼼짝도 못하고 앉아 있었다. 그런데 그런 여인들 중에서 비녀를 꽂은 육십 대의 깡마른 여인이 나를 보더니 슬금슬금 이불 속으로 숨어드는 게 아닌가. 나는 이불자락을 거머쥐고 확 벗겨 버렸다. 그 여인이 바로 정 형사가 설명해준 박대기의 어머니였다. “순사나리요! 늙은 내를 봐서 한 번만 살려 주이소! 지가 죽을죄를 졌네요.” 그렇다면 이 방에 숨어 있다가 방금 뒷문으로 도망을 친 사람은 분명 박대기일 거였다.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기분이었다. 나는 그만 이성을 잃고 말았다. “에이! 더러운 것들. 방금 뒷문으로 도망친 놈이 박대기가 맞지?” “예 예, 나리요. 지가 죽을죄를 졌네요! 우야든지 한 번만 살려 주이소!” 여인은 내 다리를 잡고 늘어졌다. 나는 그 손을 사정없이 뿌리쳐 버렸다. 도대체 정 형사는 어떻게 잠복근무를 했기에 박대기의 어머니가 여기에 와 있단 말인가? 참으로 환장할 일이었다. 부리나케 뒷문으로 나가 보았으나 캄캄한 어둠이라 한 걸음도 뗄 수가 없었다. 잠시 눈을 감고 서 있을 수밖에 달리 할일이 없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어둠 속에서 어렴풋이 사물의 형체가 살아나고 있었다. 블록 담 위는 슬레이트 지붕과 빈틈없이 이어져 있었다. 새 한 마리 날아들 틈도 없었다. 그렇다면 용의자는 아직 집을 빠져나가지 못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야말로 독안에 든 쥐였다. 이번에는 오른쪽을 살펴보았다. 촉수 낮은 핏빛 전깃불이 희미하게 켜져 있는 작은 문이 눈에 띄었다. 살금살금 다가가 보았다. 여기 숨었을까? 잠시 귀를 기울였다. 침착해야 한다. 나는 어느새 이 단어를 수없이 되 뇌이고 있었다. 사람의 숨소리가 들렸다. 누굴까? 숨소리는 점점 더 가빠지더니 이제 앓는 소리까지 내고 있다. 범인이 막다른 길목에서 최후로 뿜어내는 격렬한 숨소리? 나는 이렇게 확신하며 여닫이 방문을 활짝 열어 젖혔다. “엄마얏!” 난데없는 여자의 외마디 비명 소리가 어둠을 뒤흔들었다. 언뜻 눈에 드는 알몸의 남녀가 포개진 모습. 그런 위기의 상황에서 그 모습은 왜 그리도 선명하게 눈에 들던지. 나는 발가벗은 남녀의 그 현장을 보기 전까지는 격렬한 숨소리의 주인이 박대기일 것임을 확신하고 있었다. 모든 정황증거는 그런 추리를 너무나 분명하게 입증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나의 추적을 피해 방금 방문을 박차고 도망친 범법자가 무슨 재주로 저토록 격렬한 신음 소리를 토해 내면서 헐떡거리고 있겠는가. 도대체 몇 세대가 사는 집이 길래, 쯧쯧. 게다가 밤도 깊지 않았는데 웬 오도 방정을 그리 떤단 말인가. 그나저나 그건 그렇다 치고 일은 왜 이렇게 자꾸 꼬이기만 하는 것인지. 참으로 미칠 지경이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어 계속 이렇게 어긋나기만 하는지. 울화통이 터질 지경이었다. 형사계장이 나이 많은 여인네를 속이고 억지로 모셔왔기 때문에 지금 벌을 받는 것은 아닐까? 하도 답답하니 별 싱거운 생각이 다 드는 것이었다. 남녀가 포개진 그 현장을 벗어나 오른쪽으로 나아가니 막다른 곳은 화장실이었다. 안을 뒤졌으나 헛탕이었다. 이제는 왼쪽으로 수색해 갈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눈도 제 기능을 발휘하고 있었다. 장독대의 윤곽이 드러났다. 그곳을 지나니 바깥 도로와 연결되는 대문도 나타났다. 이때, 대문이 삐걱거리며 인기척이 났다. 분명 뭔가가 움직였는데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갑자기 등줄기가 서늘해지며 발바닥이 땅에 얼어붙어 버렸는지 꼼짝 할 수가 없었다. 대문 쪽 모퉁이가 윤곽을 들어내자 범인의 가쁜 숨소리도 또렷하게 들렸다. 나는 공격태세를 갖추었다. 낌새를 알아차렸는지 저쪽에서 먼저 괴성을 지르며 뛰쳐나오는 거였다. 나는 상대의 멱살을 거머쥐고 상체를 180도 회전하면서 업어치기를 했는데 그만 나의 어깨가 모퉁이 벽에 부딪치면서 상대와 함께 저만치 땅바닥에 보기 좋게 나뒹굴고 말았다. 얼른 상체를 일으켜 세워 맞닥뜨리는 순간, “어? 장 형사님! 접니다.” “아니, 이 형사!” 어둠 속의 상대는 뜻밖에도 차에서 기다리고 있을 이 형사였다. 그 역시 대문 안으로 들어와 나름대로 범인을 추적하던 중이었다. 놀라움이 반가움으로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힘이 두 배로 솟구치는 기분이었다. 집의 구조로 보아 용의자는 어딘가에 반드시 숨어 있을 거였다. 이 형사와 나는 자세를 낮추었다. 쪼그려 앉아 차분히 주위를 살폈다. 장독대는 처음부터 인지했으나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다리가 몹시 저렸다. 어머님께서 일러주시던 방법대로 코끝에 침을 살짝 발라보았다. 그래도 일어설 수가 없었다. 쪼그린 상태로 몸을 뒤틀어 보았다. 바로 그때였다. 장독 한 개가 움직이는 게 아닌가. 잘못 보았나? 긴장하면 헛것도 보인다더니. 여러 개의 장독 뚜껑을 번갈아 가면서 살피려니 그것들이 제 각각으로 움직이는 것 같기도 하고 살금살금 기어가다 멈추기를 반복하는 것 같았다. 마음이 그렇게 흔들리니 눈에 드는 것들도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고 있었다. 혹시, 조금 전 남여가 포개진 그 현장에서 여자 밑에 깔려있던 남자가 박대기는 아닐까? 아니야, 박대기는 아직 미혼이라지 않던가. 엉뚱한 의심은 말자. 추리와 상상력은 무한대로 번져갈 수 있으니 이대로 지키면서 버텨내자. 이 형사의 손가락이 옆구리를 찌른다. 장독 뚜껑이 하나 살금살금 기어가고 있었다. 우린 잠시 바라보고만 있었다. 모자를 쓴 듯 아주 조심스럽게 이동하는 그 광경은 어느 전쟁영화에서 본 도강장면과 아주 흡사한 것이었다. 이 형사와 나는 약속이나 한 듯이 벌떡 일어섰다. 낮은 장독대의 블록 담을 밟고 뛰어내리면서 움직이는 물체를 사정없이 밟아버렸다. “악!” 사내의 길고 긴 외마디 비명소리가 밤공기를 뒤흔들었다. “장 형사! 뭐 하고 있어! 빨리 수갑 채우지 않고!” 범인의 팔을 뒤로 꺾어 한숨을 돌리고 있을 때에 형사계장이 뛰어들어 반대 팔마저 꺾으면서 소리쳤다. “아이고! 팔! 팔! 아! 팔!” 계장이 너무 심하게 꺾어 범인은 숨이 끊어지는지 고함을 마구 질러댔다. 나는 범인의 오른팔을 살짝 늦춰주었다. 나는 그 당시 수갑을 소지하고 있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곳에서 박대기와 맞닥뜨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한 손으로 팔을 꺾은 채 다른 한 손으로 수갑을 꺼내는 시늉만 할 뿐이었다. “이 형사! 빨리 차 가져와!” 형사계장이 다시 고함을 질렀다. 그런데 팔이 아프다며 죽는 시늉을 하는 친구를 동정해서인지 최가가 돌연 시비를 걸어오는 게 아닌가. “말로 하입시다!” 체포 장소에서 차 까지는 불과 20여 미터. 그런데도 나는 이 거리를 두고 범인과 적어도 두어 시간은 실랑이를 친 듯했다. 말로만 듣던 젖 먹던 힘이 어떤 것인지 난생처음 경험했다. 바깥 도로까지는 게걸음으로 간신히 끌어 왔으나 이 형사는 나타나지 않았다. 도대체 지금 무얼 하고 있단 말인가? 불과 10여 미터 지점에 주차를 해 두지 않았던가?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있었다. 박대기는 계속 몸부림을 치면서 으르렁거리고….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경험한 엉뚱한 변수는 얼마나 많았던가? “이 형사, 이 자슥은 뭘 하느라 이리 꾸무적 거리노?” 나도 모르게 욕설이 터져 나왔다. 정말 파김치처럼 늘어졌을 때서야 차가 다가왔다. 반가워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이 형사! 먼저 차에 올라가서 잡아당기라고, 응!” 피 말리는 긴장감을 시원스럽게 해소시켜 준 건, 바로 막내둥이 이 형사였다. 박대기를 차에 밀어 올려 태우고 우리는 그 곳을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차가 질주하자 긴장이 풀린 탓인지 몸이 나른해지며 졸음이 왔다. 그런데, 이때 어이없는 일이 또다시 벌어지고 있었다. 최가에게 딸을 빼앗긴 젊은 할멈이었다. “순사양반! 조 놈! 조, 최가 놈을 와 안 잡노? 조놈이 최가 놈 아이가? 와 놔 놓고 가노? 이 늙은 순사 놈아!” “이 할마시! 뭐라 카노? 그만, 시끄럽다 카이! 조용히 해라 캐도?” 형사계장이 고함을 질렀다. 잠시 후, 진주시내를 한 바퀴 돌아 사람이 뜸한 이면 도로에서 차를 멈춘 뒤, 형사계장은 여인을 하차시켰다. 길거리에서 삿대질이 오가는 대화가 한참 이어졌으나 결국에는 형사계장이 선의의 거짓말을 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고 용서를 빌었다. 그 여인에게 1만원권 지폐 몇 장을 쥐어주고 택시에 승차시켜 보낸 뒤 다시 출발하였다. 차는 이제 시내를 완전히 벗어나고 있었다. “계장님! 파출소에 연락을 해서 피해자를 대기시켜 놓으라고 해야 안 되겠습니까?” 나의 건의에 계장보다 먼저 대답을 한 사람은 의외로 범인이었다. “아니! 살아있습니까?” 박대기의 눈동자는 갑자기 빛을 발하였다. “이 자식이 미쳤나?” “그 기사가 살아 있단 말씀입니까?” “그래, 임마! 살아있다 와?” “참말 입니꺼? 살아 있는기 맞습니꺼? 믿어도 됩니꺼? 흑! 흑!” 박대기는 내 팔을 잡고 마구 흔들어대다 괴성을 지르며 흐느끼기 시작하였다. 그는 피해자가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우리는 그가 마음껏 흐느끼도록 내버려 두었다. 범인의 이런 뉘우침으로 인해 우리는 현장검증을 아주 수월하게 끝냈다. 박대기의 운동화는 현장의 족적과 일치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강력사건의 현장에는 반드시 유형무형의 증거가 남아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그런데, 한 가지 나는 나쁜 습관이 몸에 배고 말았다. 피해자의 증언에 의하면 범인의 신장은 190cm 이상인 거구여야만 했는데 막상 범인을 검거해 놓고 보니 기껏 165cm 쯤 되는 땅딸막한 체구가 아니었던가. 이로 인해 나는 목격자들의 설명을 귀담아 듣지 않으려 하거나 은근히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 상사들로부터 질책을 받아오고 있는데 언제쯤 그 버릇이 고쳐 지려는지…. ♣ 강도상해와 강도치상의 의미만 살펴보고 넘어가자. ☞ 강도상해는 강도가 상해의 고의를 가지고 상해를 가한 경우이고 ☞ 강도치상은 상해고의는 있었으나 강도의 기회에 피해자에게 상해의 결과를 발생케 한 경우임. ☞ 강도예비란? 강도를 결의하고 실행의 착수에 이르지 않은 경우이고 ☞ 착수행위로 나아가면 예비행위는 흡수되고. ☞ 반항을 억압할 정도의 폭행, 협박이 있어야만 본죄가 성립한다. ☞ 실행의 착수 시기는? 폭행, 협박 개시 시(時)이고, ☞ 절도 후 강취 또는 강취 후 절도는? 포괄하여 강도 일죄(一罪)이다. ☞ 본죄는 미수범을 처벌하고 있다. |
첫댓글 천천히 보면 드라마를 보는 듯 하네 수사반장 한편..글의 표현이 작가 보다 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