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호~ 그날입니다. 시월 넷째주 일요일입니다.
얼마나 기다렸는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겠지만, 다른 이의 기다림조차 알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모두 한마음으로 기다렸던 그 날, 바로 우리 카페의 네돌 생일잔치를 하는 날입니다. ^^*
이 날의 일정부터 올려볼까요?
아침 7시에 대구 두류공원에서 출발하여 대공원역을 경유하여 포항 오어사로 갑니다.
오어사와 산내암자에서 사시예불을 보고, 11시에 오어사를 출발하여 감포 바닷가로 이동합니다.
그 곳에서 점심공양을 하고, 인드라망 가족 한마당 잔치를 합니다.
이번 행사에 동원된 차량은 모두 네 대이지요.
45인승이 1호차, 마법사님이 책임진 청소년팀 12인승이 2호차,
인천 경기에서 세 분(인라인님, 고향님, 보광심님)이 타고오신 인라인님의 애마가 3호차,
넘쳐나는 대구의 가족들을 태운 손정혜님의 승용차가 4호차가 되겠습니다.
참가인원이 예순명을 훌쩍 넘었지요.
오늘 이야기는 앞부분은 생략하고 바로 오어사 도착부터 시작됩니다. ^^*
# 오어사
▲ 오어사
운제산 오어사입니다. 운제란 구름다리의 뜻이라는군요.
단풍이 곱기로 유명한 오어사인데 아직 단풍은 채 덜 든 상태이네요.
그래도 저 차량들 보십시오, 주차장이 빈 틈이 없습니다.
▲ 오어사 오어지와 원효교
이 곳이 오어지입니다.
吾魚寺 사명의 유래는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이 곳 오어사는 조계종 제11교구본사인 불국사의 말사입니다.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항사리34번지로군요.
신라 진평왕때 대웅전이 처음 지어졌다고 하니 꽤나 오래된 사찰이지요.
원래는 恒沙寺였다고 합니다. 항사는 잘 아시다시피 인도의 항하, 갠지즈의 모래를 뜻하지요. 금강경에 자주 등장합니다. 항하는 강가라고도 하고요.
오어사로 바뀐 것은 여러분들이 알고 계시는 바로 그 유래로부터입니다.
원효스님과 혜공스님께서 마을 주민들이 고기를 잡아 먹는 것을 보시고, 함께 물고기를 먹었는데 똥을 누니 물고기가 살아서 헤엄쳐 갔다지요. 그 물고기를 두고 서로 '내 고기'라 하여 나吾자 물고기漁자를 써서 '오어사'라 불렀다고 합니다.
또 다른 이야기는 조금 다릅니다.
원효스님과 혜공스님이 수도를 하다가 법력으로 개천의 고기를 생환토록 하는 시합을 하였는데,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살아 힘차게 헤엄을 치자, 이때 살아 움직이는 고기가 서로 자신이 살린 고기라 하여 '吾漁寺'가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쪽을 믿든 비슷합니다. 두 스님이 서로 '내 고기'라고 했던데서 유래 됐으니까요. ^^*
▲ 오어지 원효교에서 바라 본 오어사
주차장에 연이어 바로 사찰의 담이 있습니다.
나무도 담도 알록달록 단청이 잘 되어 있네요. 그림 속으로 귀여운 얼룩이 한마리 사뿐 지나가네요.
담장 너머로 보이는 가람이 참 깔끔하고 예쁩니다.
옛 것과 새 것이 서로 잘 조화를 이루고 있네요.
▲ 오어사 대웅전
▲ 오어사 사천왕문
오어사 현판이 붙은 사천왕문입니다. 사천왕 자리는 비어 있었지요?
들어가 보실까요?
정면으로 대웅전이 보이는군요.
아, 반배부터 하시고요. ^^*
▲ 오어사 사천왕문과 대웅전
▲ 오어사 대웅전과 사천왕문
대웅전에 들러 차례로 인사를 올립니다.
저는 인드라망 사찰순례와 오후에 있을 가족한마당 잔치가 원만히 즐거이 회향될 수 있기를 발원했습니다.
나와서 둘러보니 대웅전이 참 멋스럽습니다.
제일 처음 지어진 때가 신라 진평왕 재위시라 하니 중창이 있었다고 해도 고색창연한 멋이 일품입니다.
이 곳의 사시예불에 동참하려고 했는데, 아직 예불 시간까지는 한 시간 가량이 남아 있고,
또 법당이 생각 외로 좁아서 우리 인드라망 식구가 다 들어갈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도량참배만 하고 예불은 산내암자인 자장암, 원효암에서 각각 보기로 했습니다.
사찰순례를 다닐 때마다 빠트릴 수 없는 게 있지요.
바로 기와불사 동참입니다.
소박한 소망을 담아 기와에 새기는 순간은 어느 때보다도 더 간절한 기도의 시간이 되어 주지요.
참 좋은 도량에 다녀 간 인연을 이렇게 또 흔적으로 남기는 것이기도 하고요.
▲ 오어사 삼성각과 뒷편의 산신각
대웅전 뒷편에 삼성각과 산신각이 있습니다.
도량이 참 깔끔하니 잘 장엄되어 있었습니다.
정성껏 매만졌을 보이지 않는 손이 느껴지지요.
응진전 계단 아래는 동자스님들만의 회상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연산홍 숲속에서 수줍은듯 졸린듯 삼매에 들어 계시네요.
꿈이라면 물고기 살릴 꿈보다는 물고기와 노는 꿈이겠지요? ^^*
▲ 오어사 응진전
응진전 아래에서 대웅전 마당 쪽을 보며 담은 풍경입니다.
가운데 보이는 것이 사천왕문이지요. 오른쪽이 대웅전입니다.
도량의 짜임새가 맘을 편안하게 해 주는 구도이지요.
종각 앞을 지나오니 다른 출입문이 있군요.
들어갈 수도 있고 나올 수도 있는 문입니다.
동자스님 목에다 누가 저렇게 염주를 줄줄이 몇 겹으로 걸어두었을까요?
저는 벗겨드리고 싶어졌습니다. 조금 무거워 보이던걸요.
목마른 이들이 목을 축여 갈 수 있는 수곽입니다.
오어사 참배는 이렇게 간단히 마치고 이제 원효암팀과 자장암팀으로 자연스레 나눠집니다.
저는 둘 중 가까워 보이는 자장암을 참배키로 했습니다.
산길 걷는 게 무서워서요. ^^*
# 오어사 자장암
위 사진은 원효암으로 가는 길입니다. 저 다리를 건너 한참을 올라야 겠지요?
다녀온 분들의 말을 나중에 들으니 계곡물 소리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자장암은 그만 못했을까요? ^^*
절대 아닙니다.
보세요, 저 위쪽, 제비집처럼 보이는 저 곳이 바로 자장암입니다.
▲ 산꼭대기의 오어사 자장암
자장암으로 오르는 인드라망 가족들입니다.
모래샘님과 친구도 보이고 아래는 백상은님과 연호모자와 소나타님, 선정덕님이로군요.
길이 좀 험한듯 싶었습니다.
계단도 더러 있었지만, 자연상태 그 위에다 밟아서 낸 길이었습니다.
숨이 좀 가쁠만하니 자장암이 보이더군요.
속으로 많이 반가웠습니다. ^^*
▲ 오어사 자장암
자장암 역시 오어사가 지어질 때 같이 지어졌다고 하니 신라 진평왕 때의 일입니다.
자장암에서 내려다보니 저 아래 오어지와 원효암 가는 다리가 보이는군요.
산빛은 아직 덜 익었지요?
예불이 시작될 시간까지는 그래도 여유가 있습니다.
사진도 찍고 도량 구석구석을 구경도 했습니다.
저기 사찰순례엔 처음 동참하신 솔개님이 계시네요. 낯익은 분은 멀리 부산에서 오신 명륜님이십니다.
▲ 오어사 자장암 대웅전
▲ 오어사 자장암 삼성각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의 자장암인데 자그마한 전각이 둘레둘레 모여 있어 이 곳 역시 참 예쁜 도량이었습니다.
대웅전과 대성전, 삼성각, 산신각, 뒤 돌아진 곳에는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진 보탑이 있었습니다.
전각 수가 많지요?
대성전에는 석가모니부처님이 모셔져 있고,
대웅전에는 관세음보살님이 모셔져 있었습니다. 협시로는 남순동자와 동해용왕입니까? 오른쪽 협시보살은 소년같은 모습입니다.
진신사리가 모셔진 보탑이 뒷쪽에 있다고 해서 그곳부터 참배를 했습니다.
태국에서 모셔온 부처님진신사리라고 합니다.
자장암에 들렀어도 이곳까지 못 오신 분들도 꽤 있으신 거 같네요.
보탑에서 만난 우리님들입니다.^^*
스님께서 사시예불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뒤를 따라 대성전으로 가서 예불을 올렸습니다.
스님께서는 마이크도 없이 직접 예불을 집전하셨습니다.
낭랑한 목소리가 맑은 공기를 가르며 멀리까지 퍼졌습니다.
11시에 모이기로 되어 있어서 예불에 끝까지 동참하지 못한 게 많이 아쉬웠습니다.
자장암은 조망이 참 좋더라고요.
멀리 겹쳐진 능선들이 안온한 느낌을 줍니다.
풍경 속의 물고기가 다 도망가고 없어 풍경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이 애석했습니다.
상상만 해도 청아한 소리가 들리는 거 같습니다만.
구야님이 한 장 담아 주셨네요.
역광이라 시커멓습니다. 예불팀입니다. ^^*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면, 날아서, 굴러서 죄다 저 아래로 모일 것만 같습니다. ^^*
약속시간 15분 전에 하산길로 접어 듭니다.
내려오는 길은 오르는 길과 많이 다르지요?
고은님의 그런 시도 있잖아요,
'내려 가는 길에, 올라올 때 보지 못했던 꽃을 보았네'
우리 인드라망의 꽃들도 올라갈 땐 뒷모습만 보이더니 저렇게 활짝 웃고 있네요.
바쁘게 내려오는데 반가운 인사를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아! 인천 경기도팀입니다. 3호차로 오신 보광심님과 고향님이시지요.
덥석 손을 잡고, 와락 끌어 안고, 한바탕 인사가 오가고는 기념 사진 한 장 찍고는 잠시 이별했습니다.
얼른 다녀오시라고 하고는 우리는 내려오고 그들은 올라갔습니다.
-심자재님, 수향님, 보광심님, 고향님, 월명심님
내려오니 반가운 분이 또 한 분 계시네요.
인라인님입니다.
밤잠 반납하고 새벽길을 달려 오셨는데도 어째 우리보다 더 생생하십니다.
사진 찍히는 것도 좋아하시지요? ^^* 인증샷 한 장 남깁니다.
오어사 오어지 원효교입니다.
▲ 오어사 오어지 원효교
吾魚寺, 내 물고기가 노니는 절, 그 곳을 그냥이야 다녀가겠습니까.
남의 물고기만 구경하고 간데서야 인드라망 식구가 아니지요.
모두 맘 속의 큰 것 한 덩이 저기 내려놓으시지요.
그럼 비늘 반짝이며, 꼬리 퍼득이며 고기되어 힘차게 헤엄쳐 갈 것입니다.
옛날의 그 물고기는 두 분 스님 중 어느 분의 것도 아닌,
물고기 저의 신통력으로 살아 퍼득여 도망친 것은 혹시 아닐까요?
이제 감포바닷가로 갑니다.
그곳에서는 물고기는 다 잊고, 달리고, 노래 부르고, 제기차며 놀 겁니다.
네~~ 이쁜 수향님..
똑바로 갈챠 주시이소~~~~
세존진보탑이라고...1998년에 태국에서 기증받은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진곳이라고 ~~~~~
^^* 여긴 학구파들인가베요. ㅎㅎ
98년이면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군요
분위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모셔졌던 것 같은...
친절하신 지현향님 덕분에 또 하나를 알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벌써 댓글이 이만큼이나 ㅎㅎ 자장암은 가 봤는데 원효암은 못가봤어요 바닷가에 놀장소 설치 하느라 함께 못했는데 조용히 다녀와야할곳이 원효암이네요 ^^
라이스님댁 가시느라 일찍 따라 가셨군요. 저도 원효암 한 번 가보고싶습니다.
거기도 날 잡아 봐요~~^^*
올 가을 연보리 아무래도 너무 돌아다닌다~^^*
오어사에는 한 다섯번이나 갔지 싶은데
자장암이나 원효암에는 한번도 못갔습니다 ^^
원효암 못 가신 분들이 많으시네요
거긴 조용히 혼자 다녀와야할 도량인가봐요~ㅎㅎ
연보리님의 실감나는 후기글 역시나 한눈에 와닿습니다,,사순례갈 계획입니다,,^^*
자장암도 못갔는데,다녀온듯 합니다,,
11월2째주쯤 4학년들은 다시 오어사,기림사,골굴사
후기글 마무리까지 신경써야하시니,,수고가 많습니다,,감사합니데이
기림사 골굴사는 같은 골짝이지만 오어사는 멀미 때문에 겁이 좀 나긴 하네요. 원효암 빼고는 다 가봤네요. 그 곳은요. ^^* 저는 기림사도 참 좋습디다. ^^*
흐잉우짤꼬
그날은 또 행사가 있는데
가회 젊은이들 합동 언약식이 있지 싶은데
아쉽다요
4학년은 좋겠다
5학년은 어디로 갈꼬 ㅋㅋㅋ
2달만 지나면 4학년 졸업인데 그때는 안 끼워줄랑강요?ㅎㅎ
다정다감 아기자기 빠트림 없는 후기글 잘 봅니다 늘 미소 짓게하는 연보리님 감사 감사
선정덕님, 감사 감사요기도 안 됩니더. 내용은 비밀이 없구만요.^^*
글이 비밀글이라 답글
선정덕님 우째 자물쇠를 채우셔서 답글을 달 수가 없네요.ㅎㅎㅎ
반가웠습니다.^^*
자물쇠가 왜 저리 잠겨 있는지도 모르지 싶어요 ㅋㅋㅋ
선정덕님 나와라 오~~버~~~
ㅎㅎ~여기다 댓글을 달아야겠네요
선정덕님,
참~반가웠는데
얼굴도 별로 못 뵈어서 아쉬움 남습니다.
와우 여그다가 댓글달믄 미움받거씨유~느므느므 길어서리~!!
정말 마음에 잔잔한 감동이 사라락 일어납니다.
연보리님의 글.그림...
엄희자 글그림보다 재미납니다.
합장
ㅎㅎ 엄희자씨 만화는 어릴 때 많이 보며 자랐습니다만..^^*
요석님, 기후스님의 글을 보내주셔서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
엄희자씨 만화가 재미있는가요
만화방에 지금도 있습니꺼 ㅋㅋㅋㅋ
요석님요
참말로 재미있지요
내년에는 함께할 수 있기를요.()
요석님,
5주년엔 함께 하입시더..^.^
님들의 푸근한 인사에 정신줄 놓습니다.
고맙습니다.
4주년 기념 순례 행사를 무사히 잘 회향 하셨군요.
연보리님의 후기글을 보고 일고 있노라면 순례팀의 일원이되어 순례를 하는것 같은 생각이 들게 됩니다.
사진과 더불어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 주시니 모르고 지나쳤던 내용들을 잘 알것같습니다.
회장님 쥔장님 그리고 운영진 여러분, 비록 카페에 직함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물심 양면으로 성원을 아끼지
않으신 여러 인망님들이 있어서 무사 회향을 한것 같습니다.
모두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_()_
네호광님함께 하지 못해서 많이 섭섭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순례기 자세히 올려주시니 그나마 위안이 되시지요
염려해주신 덕분에 무사회향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호광님 보시라고 올렸습니다. ^^*
꼬리글 반갑고요, 다음 모임 때 뵐게요
호광님,
못 오셨어도 맘은 함께한 거 압니다~^^
이렇게 댓글만 봐도 든든하답니다.
슬픈일 당하셔서 가슴이 아프시죠?
법향이 가득한 인드라망 4주년 사찰순례 행복이 넘치는 후기 쉬어보고 또 봅니다...^^
누구세요 ^^* 인이나 하신 겁니까
반가워요, 솔향님
제가 보낸 쪽지는
보고싶습니다요
솔향님,
이렇게 소통이 되고 있는 거네요~^^
반갑습니다.
옴마야보문옵빠
솔향님...
이제 얼굴좀 뵈입시다~~~
오어사 옛날에 방생차 우리절에서 가봣는데 이렇게 좋은줄 몰랏네요... 잘했습니다..감사
사진으로 사찰순례
반가워요, 정도심님~^^*
절은 갈 때마다 달라보여요.
정도심님, 자주 뵈었으면 합니다.
정도심님 반가워요~~
이제자주 뵈요~
정도심님 반갑습니다..()아 주실거지예..^^
앞으로도 쭈욱 답글
아이구후기 난 이제서야 봤어예
후기 올리신다고 고생이 많았습니다. 연보리님
항상 넘 잼있고 실감나게 자세하게 써 주시는 후기 고맙게 잘 읽고 갑니다.
우린 자장암에 갔다가 예불은 안 드리고 사진만 찍고 내려왔는데.. ...
다시 한번 23일의 추억을 떠올려보는 시간을 가져 보네요
아이구~~ 일찍도 보셨네용. ^^*
늘 함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백상은님.
그날 연호가 잘 놀아서 보기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