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쓰는 중에 이탈리아 영화감독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가 암투병 끝에 로마에서 별세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향년 77세. 베르톨루치는 1941년 생으로 이탈리아의 모든 문제를 뇌 속에 집어넣고 있던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감독의 조감독을 시작으로 하여 1962년에 <냉혹한 학살자>로 데뷔하였고 그 이후 <혁명전야>(1964년), <거미의 계략>(1970년), <순응자>(1970년),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등을 남겼다.
각각이 문제작인데, 오늘의 주제와 관련해서는 <1900년>(1976년)과 <몽상가들>(2003년)이 직접적이다. 문학평론가 김현의 독백처럼 베르톨루치도 68혁명 세대이며 1968년 이후 한 살도 더 먹지 않았다고 말할 만하다. 68혁명을 자기 나름대로 되새김질하는 <몽상가들>에서 전통과 권위의 루브르 박물관을 기이한 인연의 세 사람이 달리기를 하는 장면이 그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