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80% 이상 허리 통증 호소
은행에 근무하는 유진희씨(37)는 얼마 전부터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찌릿’ 하는 허리 통증을 느꼈다. 한두 달 정도 참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병원을 찾은 유씨는 의사로부터 급성 요통 진단을 받았다. 급성 요통은 디스크가 빠져 나오기 직전 단계로, 유씨처럼 장시간 의자에 앉아 사무를 보는 직장인들에게 많이 발병하는 질병. 요사이 주변에서 허리가 아프다는 직장인들을 많이 보게 된다. 기자 역시 2년 전, 오른 다리와 허리가 갑자기 아파와 병원을 찾은 적이 있는데, 급성 좌골 신경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급성 좌골 신경통은 오랜 시간 좋지 않은 자세로 업무를 보거나, 골반이 비뚤어진 여성에게 나타나는 증상인데, 의사는 기자에게 혹시 앉는 자세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물어왔다. 생각해 보니, 평소 앉는 자세가 꾸부정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기자는 시력이 안 좋다는 이유로 목을 지나치게 컴퓨터 쪽으로 빼거나,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이 있다. 어디 그뿐인가, 원고가 잘 안 풀릴 때는 화장실도 안 가고 3~4시간은 족히 같은 자세로 모니터만 뚫어져라 쳐다봤으니, 허리 쪽에 무리가 가는 것은 당연지사.
얼마 전, 한 취업 포털 사이트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80%가 ‘슈퍼직장인 증후군’을 겪고 있다고 한다. 슈퍼직장인 증후군은 일종의 워커홀릭으로 퇴근 후에도 업무가 걱정돼 일을 계속하는 증상인데, 눈에 띄는 건 이들의 대부분이 ‘어깨·허리 부위 등의 만성 근육통’에 시달린다는 것. 어떻게 보면 사무직 직장인들에게 어깨와 허리 통증은 얼마쯤은 불가항력인 것이 사실. 오랜 기간 비뚤어진 자세를 유지하면 신체 균형이 흐트러지면서 몸속 건강까지 해치게 된다. 모든 병은 잘못된 자세에서 비롯된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비뚤어진 자세가 디스크, 불임까지 유발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으면 디스크에 산소와 영양이 공급되는 것이 방해돼, 허리 디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하루 8~10시간 이상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직장인과 학생들에게 자주 찾아오는데, 허리뿐 아니라 다리가 땅기거나 저리기도 한다. 또 기침이나 배변 시 통증이 악화되기도 하는데, 심한 경우에는 발목이나 엄지발가락의 힘이 빠져 걸음걸이까지 불편해질 수 있다.
앉아서 구부정하게 허리를 굽히고 목을 앞으로 쭉 뺀 상태로 장시간 컴퓨터 모니터나 서류를 보면 목, 어깨 통증을 유발하고 목부터 척추 전체의 변형을 가져올 수 있다. 책이나 서류,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한 손으로 턱을 괴는 습관도 좋지 않다. 이런 습관은 위아래 턱 관절이 어긋나서 잘 안 벌어지는 턱관절 질환을 유발하고, 한쪽 어깨에 영향을 줘 어깨 높낮이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사랑니를 뽑지 않았거나 음식을 한쪽으로만 씹는 경우도 턱 관절에 나쁜 영향을 준다. 심해지면 턱이 한 으로 돌아가니 주의가 필요하다.
다리를 꼬는 습관도 버려야 한다. 다리를 꼬고 앉는 것이 편하다는 사람도 있지만 이런 자세는 골반을 틀어지게 하고 척추를 휘게 한다. 혈액 순환 장애로 다리가 저리고 엉덩이뼈와 척추를 연결하는 관절인 천장 관절에 무리를 줘 심할 경우 요통, 디스크로 발전한다. 또 다리를 꼬면 혈액이 잘 돌지 않게 돼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되고, 간장이나 신장이 약해질 수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다리를 자주 꼬고 앉으면 골반이 비뚤어질 수 있는데, 자궁을 보호하는 골반이 비뚤어지면 골반 안에 위치한 난소도 제 위치에서 벗어나 생리통, 생리불순 등 각종 부인과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심한 경우 불임까지 연결되니, 골반뼈가 어긋났다면 바로 치료하고, 출산 후에는 주의를 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다리를 꼬고 앉게 될 경우, 위로 향하는 다리를 자주 바꿔 주는 게 좋다. 의자에서 엉덩이를 쭉 빼거나 몸을 옆으로 꼰 자세를 장시간 지속하면 허리, 어깨, 엉덩이 등 특정 부위에 무리가 따르고 요통이나 디스크로 연결될 수 있다. 심하면 목, 어깨, 팔이 아프고 붓는 VDT 증후군의 일종인 ‘경견완 장애’가 수반되기도 한다. 경견완 장애는 컴퓨터 앞에서 한 자세로 오랫동안 일해야 하는 프로그래머, 웹디자이너 등이 잘 걸리는 질환이다.
자세만 바로잡아도 날씬해지고 키 커진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도 바른 자세에 대한 의식적인 노력은 필요하다. 푹신한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TV를 시청하거나 책을 보면 척추와 목뼈의 배열이 어긋나기 쉽다. 또 옆으로 누워 잠을 자면, 허리가 받는 압박이 반듯하게 누워 잘 때의 3배에 달하는데, 이로 인해 혈액 순환이 방해돼 팔이 저리고 몸 전체의 근육이 뒤틀릴 수 있다. 굽이 높은 구두를 신는 것도 우리 몸을 망가뜨리는 최악의 행동이다. 여성들 중에는 예쁜 구두를 보면 일단 사 모으고 보는 ‘슈어홀릭’ 증상을 앓고 있는 이들이 꽤 있는데, 하이힐을 자주 신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척추측만증, 후만증을 앓을 확률이 높다. 또 척추에 이상이 생기면 복부에 가스가 차 만성 소화불량에 시달리게 되고, 척추가 휘어져 장을 압박하면 변비가 심해지기도 한다.
이뿐이 아니다. 종아리 근육이 자유자재로 이완되거나 수축되지 않으면서 종아리 부위 정맥의 혈류가 잘 안 올라가는 정맥류가 생길 수 있다. 정맥류는 만성 부종을 생기게 하는 원인. 몸이 자주 부어 만성 피로에 시달리게 만든다. 또한 하이힐에 중독되면 불임 확률이 높아진다. 하이힐을 자주 신으면 골반이 틀어지면서 동시에 자궁 위치도 틀어지기 때문이다. 자궁이 골반의 압력을 받으면 호르몬 분비가 원활하지 않아 생리불순, 생리통이 나타나 임신 가능성이 낮아진다.
높은 베개를 사용하는 것도 좋지 않다. 높은 베개를 베고 자면 목과 어깨 근육이 밤새 긴장하게 되는데, 이는 긴장성 두통을 유발하기 쉽고 항상 피곤한 상태가 되게 한다.
자세 교정 전문의들에 따르면 자세만 똑바로 해도, 날씬해지고 키가 커진다고 한다. 자세가 잘못되면 내장이 아래로 처져 아랫배가 나오거나 엉덩이가 옆으로 퍼져 몸매가 흐트러진다는 것. 또한 림프나 혈액의 흐름이 막히고, 지방도 축적돼 살이 잘 찌는 체질로 바뀐다. 아무리 다이어트를 해도 배와 엉덩이, 허벅지 살이 빠지지 않는다면 체형이 비뚤어진 것은 아닌지 먼저 의심해 보자.
거울 보며 체크하는 자가 진단 리스트
※8개 이상 : 자세가 심하게 비뚤어졌음 3~7개 : 주의 2개 이하 : 정상
브래지어 끈이 자꾸 한쪽만 흘러내린다.
구두 뒷굽이 닳는 모양이 좌우가 심하게 차이가 난다.
스커트를 입으면 자꾸 한쪽으로 돌아간다.
항상 한쪽으로만 가방을 멘다.
팔자 혹은 안짱걸음이다.
의자에 다리를 모으고 앉아도 무릎이 자연히 벌어진다.
조금만 오래 서 있어도 쉽게 피곤해진다.
엉덩이, 배꼽의 위치가 가운데가 아니다.
생리통이 심하고 냉이 많다.
편안히 누워 좌우 팔, 다리를 측정했을 때 길이가 다르다.
옆으로 자거나 엎드려 자야 편안함을 느낀다.
똑바로 서 있을 때 눈썹의 높이가 심하게 차이가 난다.
바지의 한쪽 끝이 더 많이 닳아 있거나 해져 있다.
의자에 앉으면 바로 다리를 꼰다.
첫댓글 건강 정보 감사합니다
편안한 쉼 있는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