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과제 : 인터뷰
분량 : 에이포 2장 이내! (분량 꼭 지켜주세요)
발표 : 과제한 분 모두 (인쇄 20부 해오세요!)
은유,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인터뷰 제안이 계속 왔다. 타성에 젖어 작업하게 될 거 같아 거절했다. 그 후 한국시 번역가 인터뷰 제안이 온 거다. 시를 좋아하고 인터뷰를 좋아하는 당신이 적임자다 하면서. 제가 너무 모르는 이야기라 해보고 싶었다. 돈 안 되는 일을 하는 사람한테 저는 일단 끌려요. 처음에 새벽 인터뷰를 했다. 새벽이 출국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때 소제가 참관을 왔다. 저는 일할 때 내가 조금 몰라야 좋은 거 같다. 생판 모르면 안 되고 약간 몰라야 한다. 제가 시를 너무 몰랐다면 인터뷰를 못했을 거 같다. 제가 시를 좋아하기 때문에 시에 대한 지식은 있지만, 시 번역에 대해서는 몰랐다. 어설프게 알면 노력을 안 할 수 있다. 노력을 안하면 좋은 글이 안 나온다. 노력이란 말이 추상적이지만,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 상상했던 것보다 재밌고 즐겁게 작업했다. 젊은이들의 생각을 읽는다는 것도 너무 좋았다. 우리가 섞일 기회가 많이 없다. 어쨌든 이 세상을 살아가고 지탱해나갈 세대이기 때문에.. 당대의 문제를 제일 밀접하게 고민하는 사람이고.
인터뷰이들이 습관적으로 자주 하는 말이 있다. 그걸 잘 들어서 풀어가면(무슨 의미인지 질문하면) 인터뷰할 때 좋다. (*은유는 책에서 “엄정하다”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는 노마드의 제보가 있었습니다.)
글쓰기 하다 보면 매끈한데 알맹이 없는 글도 있잖아요. 비문도 있는데 그 사람만 쓸 수 있는 글도 있다. 그건 문장만 고치면 되는데, 매끈한데 에너지 없는 글은 고치기도 어렵다.
삶이 바뀌지 않으면 글은 바뀌지 않는다. (똑같은 삶을 살면 글이 변하지 않는지?) 애들을 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것도 달라지는 거고, 길 가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도 달라지는 거다. 강연에서 누군가 약자들 인터뷰 힘들지 않냐, 계속하는 동력이 뭐냐 물었을 때. 힘들지만, 배우는 게 많다. 전철에서 수화로 대화하는 사람,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를 길에서 보면 옛날이면 나도 모르게 동정했을 거 같다. 지금은 섣부른 동정하지 않게 됐고, 평범하게 똑같이 보게 됐다. 이것은 나에게 엄청난 변화이다. 회사를 그만 두고 귀촌하고 그런 게 아니더라도.
83쪽 내용_자칫 능력주의로 갈 수 있다. 억울하며 출세하라처럼. 구조는 안 바뀌고 개인만 영화를 누리면 되는 게 아니다. 이 말이 나왔을 때 어떻게 써야할지 고민했다. 그래서 “그의 말은 차별을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를 넣었다.
글을 언제 끝내야 할지(언제까지 고쳐야 할지) 늘 고민이다. 언제 끝을 내냐에 작업하는 사람의 가치관이 반영된다. 그래서 인터뷰할 때 공통 질문으로 “번역을 언제 끝내냐”고 물었다.
인터뷰는 사람에 대한 공부이자 잘 듣는 훈련이다.
문학이 질문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문학을 읽으면 근원적인 층위로 돌아가는 힘이 있다. 우리가 무언가 선택해야 하는 순간들이 많은데, 그럴 때 내가 읽은 거, 옆사람이 기준이 된다. 그럴 때 그 옆사람이 책에서 본 이런 사람들이 되는 거다. 가랑비 옷 젖듯이 영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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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온전한 자기 수용”
마리오 : 자기 수용 어떻게 하고 있는지?
에이디에이치에 대해 인터뷰어가 물어본 것도 아니고, 말해야 하는 것도 아니였다. 이야기하다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이야기를 해주셔서 고마우면서 놀랐다. 그래서 멋있다. 잠깐 고민했었다. 빼도 된다. 하지만 왜 빼야 하지? 뺀다면 그걸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거니까.
밤비 : 자신이 없는 거일수록 일부로 말한다. 나를 강하게 비난하지 않을 만한 사람에게 먼저 검증을 받고, 수용받아 보고, 좀 더 먼 사람에게도 이야기하고.
은유 : 저는 이런 사람이 나인 걸 어쩌겠어. 이것도 나인 걸.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인간이 신이 아니고 계속 변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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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 영어로 시를 쓴다. 자기가 생각하기에 자신은 한국인인가, 미국인인가 물으니, 매일 생각한다고 해서 마음이 찡했다. 글 쓸 때는 이방인, 경계인이어야 한다. 그래야 자꾸 생각하게 된다.
<인터뷰 강의>
인터뷰하면서 느낀 건, 인터뷰는 삶에 이롭다.
사회적으로 유명하고 알려진 사람만 열심히 사는 것 같지만 모두 분투하며 살고 있구나 알게 됐다. -> “그냥 사는 사람은 없다.”
자기 화두와 연결된 사람을 섭외하면 좋다. 글쓰는 사람은 항상 물음표가 있어야 한다.
어떤 부분을 너무 잘 알면 건성으로 듣게 된다.
연락은 직접하는 게 좋다. 지인 찬스 쓰지 않는 게 좋다. (왜요?) 지인 통해 하는 건 게으르고 무성의한 것이다. 내가 직접 찾아서 연락하는 것 자체가 노력과 성의를 보이는 것이다. 창작에 지름길은 없다. 그리고 섭외메일 쓰면서 왜 하고 싶었는지 고민하게 된다.
자기 경험을 사회적 의미로 확장해주는, 해석해주는 게 필요하다. 당신이 인터뷰해서 말하는 게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아니면 정 못하겠다고 할 때는 딱 포기하는 것.
공부해야 하지만, 너무 많은 걸 알고 가면 내 프레임으로 그 사람을 보게 되기도 한다. 공부를 어느 정도까지 해야할지 잘 모르겠지만,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할 수 있는 정도가 좋다. 아예 모르면 그 말을 하기도 어렵다.
근황을 SNS 통해 살피고 가는 것도 좋다.
공부를 토대로 내가 왜 이 인터뷰를 하고, 이 글이 세상에 나가서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까. 생각하면서 질문을 한다. 꼭 알아야 하는 것이 있다. 이력서 같은 연표가 있어야 하고. 그 다음에는 내가 궁금한 걸 물어봐야 한다. 그래서 인터뷰를 꼭 알아야 하는 기본적인 상황 말고는 내가 궁금한 걸 물어봐야 고유한 인터뷰가 나온다. 무난한 것만 물어보면 무난한 인터뷰가 된다. 주변 사람한테도 물어본다. “내가 번역가 인터뷰할 건데 뭐 궁금해?” 같이.
편안한 질문도 섞는다. 너무 압박 면접이 되지 않도록.
인터뷰는 들으러 가는 거니까 상대방이 말이 많이 나오게 하는 게 중요하다. (열린 질문하기)
질문지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다. 질문지대로 인터뷰한 게 저는 별로 없었다. 답변에 대한 질문을 다시 물어보는 게 대화에 깊이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도 흐름은 알고 있어야 하니 질문지 작성은 해야 한다.
넥타이가 화려했던 인터뷰이가 있었다. 넥타이가 멋있네요 말했더니 그게 취미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화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연결될 수 있다. 어쨌든 사소한 게 사소한 게 아니라는 것. 예를 들면 핸드폰 바탕화면에 뭐가 있냐가 중요할 수 있다.
인터뷰 현장에서 중요한 건 그 사람 말에서 고유한 날짜, 전문용어 같은 거 잘 체크해야 한다. 말 끊고 내가 모르는 걸 물어보는 게 처음엔 어려웠다. 전문가처럼 안 보일까봐. 하지만 어떻게 다 알겠는가.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하는 게 중요하다.
시간 제약이 있다는 걸 알려야 한다. 수업도, 인터뷰도 시간 제약이 있다. 제가 잘하는 건 몰래 시계 보는 거. 인터뷰도 시간 배분을 잘 해야 한다.
(몇 시간 정도) 최대가 3시간이다. 그 시간 지나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한 번 더 하는지?) 두세 번 하기도 하고, 한 번 하기도 하고. 보통 매체 나가는 건 1번. 책에 나가는 건 두세 번. <알지못하는아이의죽음>의 경우 여러 번 했다. 세시간 정도 길게 하면 쉬는 시간이 있는 게 좋더라.
질문할 때는 질문을 질문하기가 중요하다. 그냥 듣고 있으면 안 된다. 물어봐야 한다. (예는 강의안에)
추상적으로 답하는 사람 많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물어야 한다. “예를 들어서 보이듯이 설명해주세요.” 추상적인 답변을 사례로 요청하는 게 중요하다.
“어떤 고통, 어떤 상실보다는 그 사건으로 인한 가치관과 일상의 변화”
-> 고통 자체는 글이 되지 않는다. 그것의 의미화, 해석이 중요한 것처럼. 작가는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지, 쏟아내는 사람은 아니다.
“섣불리 상대방의 말을 끊거나, 생각과 느낌을 넘겨짚거나 안다는 듯 행세하지 말기.”
-> 내가 너무 리액션을 하면 말이 끊긴다. 너무 안다는 듯이 넘겨짚으면 상대 말이 끊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의 의미를 묶어주는 질문하기
예) 이 책이 세상에 나가서 어떤 역할을 하기를 바라나요?
왜 계속 한국에 살려고 하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 이주아동 인터뷰에서 했던 질문. 내가 쓰는 것보다 인터뷰이의 말을 통해 글에 싣고 싶었다. 왜 한국에 사느냐 하면 그럼 너는 왜 한국에 살아가 좋은 대답인데. 인터뷰이한테 한 번 물어봤다. 그랬더니 인터뷰이가 딱 그렇게 말했다. “그럼 당신은 왜 한국에 사느냐. 한국에서 태어났으니까 살고 있겠죠, 나도 그렇다.” 이럴 때 좋다. 정리해주고, 묶어주는.
‘논픽션 작가로서의 능력은 판단하지 않는 힘’
-> 판단은 기존 관점으로 보는 것.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인터뷰할 때 동준이는 노동자로서의 시간이 짧았다. 이 아이의 이야기가 두꺼운 책이 될 수 있을까, 내 판단이 있었는데, 작가는 판단하면 안 되는 거 같다. 가서 해보고 아니면 말고의 자세가 필요하다.
인터뷰 마치고 집에 가서 연락하기 (최현숙)
-> 인터뷰하고 나면 뒤숭숭하다. 내가 그 말을 괜히 했나 생각도 들고. 들쑤시는 작업이기 때문에. 전화하는 거 좋은 거 같다.
폭력과 존엄 사이 -> 일반적인 인터뷰
신문 인터뷰는 -> 문답형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 -> 산문형의 인터뷰
-> 나는 그동안 산문형 인터뷰하면서도 예전에는 내 이야기를 안 썼다. 객관적으로 나는 빠지고 인터뷰이의 이야기만 오롯이 살려냈다. 이번 책도 처음에는 그렇게 했다. 그 원고를 쓰고 편집자들과 회의하는데 표정이 안 좋더라. 왜냐고 물어봐도 말을 안 하더라. 지난 시간 뒤풀이 때 두유가 나보고 편집자한테 피드백 받으면 어떠냐고 묻더라. 좋다. 나는 기분 하나도 안 나쁘다. 글이 나아지는 게 중요하지, 내 감정이 중요한 게 아니다. 편집자들이 작가님 이야기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작가님이 시도 좋아하고 하니까. 그래서 제 이야기를 많이 넣어서 다시 썼다. 매체마다 다르다 신문은 분량 제한이 있으니 내 이야기를 하기 어렵다.
(인터뷰어의 시각이 들어가는 게 중요) 가령 새벽 같은 경우, 제가 엄마가 아니었다면 엄마 이야기를 이렇게 안 넣었을 거 같다. 인터뷰어에 따라 달라지고, 인터뷰는 둘의 합작품이다.
왜 무엇을 쓰는지 계속 생각해야 한다. 이걸 독자가 왜 알아야 하지?
리드(처음)에는 인터뷰이의 고유한 특징이 드러나게 쓰면 좋다.
끝까지 읽게 하는 게 작가의 능력이다. 너무 선정적이면 안 되겠지만, 이게 읽고 싶은 글인지 생각하면서 쓰면 좋겠다.
인터뷰 작업 흐름
녹취 풀기 -> 문장 정리 (반복되는 단어나 문장 빼고, 비문 다듬기) -> 비슷한 이야기끼리 모으기 -> 흐름 만들기 -> 넣다 뺐다 하며 이야기의 순서 바꾸기(정하기)
인터뷰는 위인전이 아니다
저는 처음에는 위인전을 썼다. 잘 반하니까. 사실 그렇게 대단한 사람은 없다. 한겨레에서 인터뷰 연재했던 이진순 작가한테 사람들이 물어본다고 한다. 누가 제일 훌륭하냐고. “그리 대단한 사람 없습니다.” 명언이죠. 사람에 대해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게 어렵다. 찬양은 쉽다. 우상화도 게으름이다. 있는 그대로 잘 봐야 한다.
매력 있고 개성 있는 한 사람이 보이는가?
글쓰기는 점묘법과 비슷하다. 나중에 멀리서 봐야 한다.
밍 : 꼭 산문으로 해야 하는지?
은유 : 시간 없으면 문답형으로 해도 된다. 산문형을 권유하는 건 훈련이 되기 때문이다. 시간이 부족하면 문답형으로 해도 된다.
구름돌 : 완성된 원고를 인터뷰이한테 보여주는지?
은유 : 보여주는 게 좋은 거 같다. 팩트 체크를 위해 필요하다. 그래서 저는 보여줄 때 팩트 체크 위주(사실 관계 위로)로만 봐달라, 흐름 같은 건 나의 창작물이기 때문에 존중해 달라.
이네 : 500매를 70-80매로 줄일 때 기준은?
은유 : 내가 이 글을 통해 무얼 말하려고 하는가.
백리향 : 엄마와 통화로 인터뷰할 건데 현장 분위기, 옷차림 이런 건 어떻게 할지. 목소리나 말투로?
은유 : 엄마는 내가 잘 알고 있으니 그 사람에 대한 특징을 써주면 된다. 현장 묘사를 꼭 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글에서 필요할 때만 들어가는 것.
글쓰기는 편집이다.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분간해내는 작업.
숨 : 줌으로 하면 차이가 있는지?
은유 : 실제 만나면 우연이 발생할 여지가 많다. 알차나 인터뷰에서 책을 같이 둘러보는 장면이 좋았다. 책을 좋아하는 알차나의 떨림. 그런 건 만나서만 가능한 것. 뭐든 우연이 발생해야 좋다.
밍 : 인터뷰할 때 타이핑 안 하는지?
은유 : 메모는 한다. (왜?) 취조하는 거 같으니까. (선우 : 녹음된 거 들을 때도 안 좋다.)
녹음은 기계 2개로 하면 안전하다.
밤비 : 왜 인터뷰를 시키는지?
타인의 삶을 온전히 옮겨 보는 과정을 통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누군가의 삶을 내 글에서 귀하게 다루는 법을 배우는 거다.
진 : 대상에 제한이 있는지?
누구나 해오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