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에코투어 성지 소청도를 찾아서] 신이 빚은 '분바위' 이 만한 선물 또 어디 있으랴
인천일보 기사 승인일 : 2015.09.20.
글·사진 노형래 환경저널리스트·글로벌에코투어연구소장
면적 2.94㎢…서해5도 중 맏형격 나이 '25억년' 추정
10억년 이상 남·규조류 화석 '스트로마톨라이트' 장관
北 옹진반도 장산곶 풍경 백미 … 천연수족관 경험 기회
인천은 170여 개의 크고 작은 유·무인도를 간직한 해양 도시다. 검푸른 바다와 그 바다 위에 수 많은 별처럼 자리한 아름다운 섬 그리고 갯벌의 도시 인천. 하지만 그 기억이 저 멀리 사라지고 있는 슬픈 도시이기도 하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검푸른 바다를 헤치고 배를 타고 섬을 오갈 때면, 푸근한 어머니의 품보다 아버지의 거칠고 찢겨진 손이 생각났다.
그 많던 조기와 꽃게, 민어, 조개는 점점 사라지고, 시설이 낙후된 현지 도서민 민박은 많은 자본을 들인 멋진 펜션에 그 자리를 내주고 있다. 자연 경관을 지키고 수 세대를 이어온 섬 사랑은 곧 절망으로 이어지고, 섬을 떠나는 절박함으로 내몰리고 있다.
최근 몇 년새 일어난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지뢰 폭발사고, 인천항에서 출발한 세월호 침몰과 어선 돌고래호의 전복 사고까지 우리네 바다와 섬은 점차 비극 사선으로 치닫고 있다.
갖은 악재로 섬을 찾는 이가 줄어들고, 현지 주민들은 찾아오는 여행객이 없으니 막막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래도 내 고향 섬을 등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재 섬에 남아있는 주민들은 그의 부모님들이 그러했듯 아름다운 섬을 지키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조상에게 물려받은 천혜의 자연을 소중히 여기며, 그 자연을 활용한 새로운 희망을 꿈꾸기 시작했다. 사람과 자연이 하나되는 공정한 여행. 해양 에코투어리즘의 시작이다.
최근 세계지질공원 후보지로 거론되며, 세계가 주목하는 백령도, 대청도, 국립철새연구센터가 들어서는 소청도와 갯벌국립공원 후보지 강화도 갯벌, 그리고 해상국(시)립공원 후보지 덕적군도, 인천 최초 생태계보전지역인 대이작도, 사승봉도. 이들 인천 연안 도서가 자연 친화적인 여행객들이 조금씩 증가하면서 해양 에코투어의 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민국 최북단 서해5도서 중 가장 먼저 생성된 신비의 섬, 소청도가 에코투어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구의 나이가 46억년, 면적이 2.94㎢ 정도인 소청도 나이가 서해5도서 중 가장 맏형격인 25억년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지질학계의 정설이다.
인천 내륙에서 202㎞ 떨어져 쾌속선으로 4시간 이상 소요되는 소청도가 국내를 대표하는 에코투어의 성지로 알려지고 있는 이유는 10억 년 이상된 남조류, 규조류 화석인 신이 빚은 마지막 선물인 스트로마톨라이트, 하얀 분칠을 한 바위라는 이름의 분바위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손에 잡힐 듯 보이는 북한 땅 옹진반도 장산곶의 풍경도 백미다.
대청면 소청도를 중심으로 에코투어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주민들과 함께 시행되고 있는 것은 최근 일이다. 소청도 출신이며, 현재도 소청도를 지키며 살아가는 옹진수산경영인연합회 이성만 회장은 지난 6월부터 다양한 환경 전문가들과 함께 소청도 에코투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3개월이 지난 현재 시점. 인천 환경 교육 연합 단체인 인천환경교육네트워크 회원들과 장수천네트워크 회원들, 인천 경영인 모임인 015회원 등 모두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소청도 에코투어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소청도 트래킹은 섬 남동쪽 분바위 입구 둘레길부터 시작된다. 오른 편에 해안 절경과 푸른 감청빛 바다를 감상하며 걷는 코스는 분바위와 스트로마톨라이트를 만나러 가는 행복한 기운을 더욱 높인다.
해송과 어우러진 담쟁이넝쿨과 청미래넝쿨, 뽕나무, 소사나무 군락지, 그 숲에 몸을 받기며 살아가는 민달팽이까지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멋진 오솔길이다.
20여분 간의 오솔길 탐방이 끝나면 분바위와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지대로 통하는 길이 드디어 나타난다. 이정표에는 천연기념물 508호로 지정된 분바위와 화석지대에 대한 설명이 간략하게 나와있다.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란 바다나 호수 등에 서식하는 남조류나 규조류, 박테리아가 그대로 녹아있는 잘 발달한 생퇴적구조(生堆積構造; organo-sedimentary structure)를 갖는 석회암 화석의 일종이다.
소청도 스트로마톨라이트는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화석 원생대기 약 10억 년 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보는 각도와 빛의 반사율에 따라 분홍색, 흰색, 회색의 화석을 자연 그대로 만날 수 파는 신비한 곳이다.
지구 생성의 비밀과 한반도 생명 탄생의 증거를 충분히 관찰했으면, 단 하루 한 번(소청도는 접경지역으로 야간에는 출입통제 구역임) 드러나는 갯티길 탐방이 기다린다. 물이 완전히 빠지기 시작하는 오후 3~4시쯤 스트로마톨라이트 지대와 길이 500m, 높이 110m 가량의 분바위로 통하는 섬 둘레길인 갯티길이 열린다.
그 길을 따라가면, 홍합 군락지대와 석회암으로 이뤄진 분바위 아래 수억년간의 침식으로 생성된 작은 천연수족관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그 천연수족관에는 붉은 산호초와 더불어 홍합, 담치, 말미잘, 새우, 무늬발게, 고둥, 갱, 따개비, 톳, 미역, 다시마 등 다양한 해양 생태계를 접할 수 있다. 20여분간 갯티길을 탐방해 분바위 중간 지대로 오면, 푸른 바다와 흰 배경의 거대 바위안 들어서는 세계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
어민들의 안내로 진행된 소청도 분바위 갯티길 탐방의 끝은 먹을 만큼만 채취한 홍합으로 끊인 홍합탕이다. 갓 채취한 홍합탕과 곁들인 소주 한잔, 천상의 맛이 따로 없다.
소청도 에코투어의 백미는 바로 그 다음날 이뤄지는 어선을 활용한 해상 투어다. 근접한 분바위와 스토로마톨라이트 지대를 배를 타고 한 바퀴 돌며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볼거리다. 물 때가 맞아 잔잔한 호수 같은 바다를 만난다면, 돌고래와 백령도 잔점박이물범을 바다에서 직접 관찰 수 있는 신이 허락한 선물을 받을 수 있다.
가끔 해상 투어 중간 중간에 팔뚝만한 우럭과 놀래미를 선장님이 잡을 수 있는 시간도 준다고 하니, 이 보다 볼거리, 먹거리가 해결되는 해상 투어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 듯 하다.
옹진 소청도(甕津 小靑島) 선캄브리아 스트로마톨라이트와 분바위
(Stromatolite and Bunbawi Rock on Socheongdo Island, Ongjin County)
천연기념물 제508호
지정(등록)일 2009.11.10.
수량/면적 29,686㎡
소 재 지 인천 옹진군 대청면 소청리 산55-3번지 등
소유자(소유단체) 산림청 외
관리자(관리단체) 옹진군
문화재 담당부서 : 천연기념물과
스트로마톨라이트는 바다나 호수 등에 사는 남조류나 남조류 박테리아 등에 의해 생성되는 화석이며 석회암의 일종이다. 소청도 스트로마톨라이트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박테리아 화석으로 평가받고 있다. 분바위로 불리는 백색의 결정질 석회암 대리석이 파도, 조류 등의 침식 작용으로 드러나 있는데 이 대리석 사이에 줄무늬 형태의 스트로마톨라이트가 있다. 분바위는 분을 바른 것 같다고도 하여 분바위로 불리며, 밤이면 달빛을 받아 하얗게 빛이 난다고 해서 월띠라고도 부른다. 등대가 없던 시절에는 멀리서도 보이는 분바위를 보고 뱃길을 찾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란 바다나 호수 등에 서식하는 남조류나 남조박테리아 등의 군체들이 만든 엽층리가 잘 발달한 생퇴적구조(生堆積構造; organo-sedimentary structure)를 갖는 화석이며 석회암의 일종으로서, 지구에서의 생명체 탄생 시초로부터 현세까지 전 지질시대에 걸쳐 나타나지만 특히, 고생대 이전인 선캄브리아누대(Precambrian Eon)의 고환경과 생명의 탄생 기원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학술적, 교육적 가치를 갖고 있다.
선캄브리아누대의 스트로마톨라이트 산출은 남한에서는 소청도의 석회암 내에서만 보고되고 있으며 북한에서는 평양 부근 등에서 산출되고 있다.
소청도 스트로마톨라이트 내에서는 국내 최초로 박테리아 화석이 보고되어 국내에서는 가장 오래된 화석(원생대 후기; 약 6억 내지 10억년 전)으로 평가 받고 있다.
소청도의 스트로마톨라이트가 발달한 석회암은 일제강점기에서부터 수십년 전까지 건축재료용으로 많이 채석되어 남아 있는 양이 적을 뿐만 아니라, 그 모양도 아름다워 무단채취의 위험성이 높아 지정·보존가치가 높다. 또한, 분바위라고 부르고 있는 백색의 결정질 석회암(대리암)이 해식작용으로 노출되어 있어 주변 해안의 경관이 매우 수려하다.
※ (옹진 소청도 스트로마톨라이트 및 분바위 → 옹진 소청도 선캄브리아 스트로마톨라이트와 분바위)로 명칭이 변경 되었습니다.(2021.7.26. 고시)
소청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