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지리를 보다 - 방콕, 파타야, 푸껫 섬 첫사랑처럼 달곰쌉쌀한 인도차이나(3) - 타이
영원한 인간사랑 ・ 2024. 1. 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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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지리를 보다
방콕, 파타야, 푸껫 섬
첫사랑처럼 달곰쌉쌀한 인도차이나(3) - 타이
1 방콕 – 타이의 수도. 짜오프라야 강이 S자 모양으로 흐르고 있고 운하도 잘 연결되어 있어 ‘동양의 베니스’로 불린다.
2 파타야 - 방콕 동남쪽에 위치한 해양 레포츠와 유흥의 도시. 워킹스트리트, 알카자 쇼, 산호섬 등으로 유명하다.
3 푸껫 섬 - 말레이 반도 서해안에 자리한 타이 최대의 섬. 대부분이 산과 해변으로 이루어져 있어 동남아 일대에서 가장 아름다운 휴양지로 꼽힌다.
4 팡아 만 - 푸껫 섬과 주변 육지로 둘러싸인 만. 석회암 섬과 기암괴석, 넓은 맹그로브 숲이 절경을 이룬다.
타이는 인도차이나 반도와 말레이 반도에 걸쳐 있다. 북서쪽으로 미얀마, 북동쪽으로 라오스, 동쪽으로 캄보디아, 남쪽으로 말레이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위치 덕분에 유럽의 식민지 쟁탈전이 활발했던 무렵, 타이 주변국은 모두 열강의 손에 넘어갔지만 타이는 유일하게 유럽의 식민 지배를 받지 않았다. 1886년 서쪽의 미얀마는 영국령 인도의 한 주로 편입되었고, 동쪽의 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는 1887년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연방으로 병합되었으나 타이는 양측의 세력 대립을 이용하여 독립을 유지했다.
당시를 묘사한 작품이 마거릿 랜든의 소설 [애나와 시암의 왕(Anna and the King of Siam)]이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왕과 나(The King and I)]라는 뮤지컬이 제작되었다. 시암의 왕 라마 4세는 왕세자(훗날 라마 5세)의 교사로 영국 출신의 젊은 미망인 애나를 초빙하지만 둘은 문화적 차이로 갈등을 빚는다. 하지만 애나는 시암의 근대화를 위해 노력하는 라마 4세에게 묘한 애정을 느껴 시암에 남아 왕을 돕는다.
라마 4세(맨 오른쪽) 바로 옆에 라마 5세가 앉아 있다.
타이가 식민지가 되지 않은 것은 지리적 위치 덕분이기도 하지만 라마 5세의 외교적 노력 덕분이기도 하다. 라마 5세는 1893년 프랑스가 메콩 강 동쪽 지역을 달라고 하자 이를 내주는 등 식민지화를 피하기 위해 과감히 영토를 할양했다. 1905년에는 노예 제도를 폐지하고 선진 문물을 받아들여 서구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932년 타이는 독자적인 국왕이 있는 입헌 군주국이 되었고, 1939년 국호를 시암에서 타이로 변경했다. 한 번도 외세의 지배를 받지 않은 나라 타이, 그래서 그곳에 가면 양파 껍질처럼 까도 까도 벗겨지지 않는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 같다.
타이를 떠올릴 때 생각나는 곳들.
방콕, 파타야, 산호섬, 푸껫 섬, 제임스본드 섬, 피피 군도.
이곳들을 떠올릴 때 생각나는 단어들.
비밀, 낙원, 그리고 쾌락.
그 비밀의 문을 함께 열어 보자. 낙원이 펼쳐질지 누가 아는가.
물의 축복이 내리는 ‘동양의 베니스’ 방콕
타이에서 제일 높은 바이욕 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방콕 야경. <제공: 리베르스쿨>
초고층 빌딩, 고급 주택이 무허가 건축물과 사이좋게 있는 곳, 고급 레스토랑과 노점상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 무질서 속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흘러가는 차량과 사람의 물결, 열대의 열기와 매연이 뒤섞인 매캐한 질감이 삶과 삶을 잇는 곳,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곳, 바로 방콕이다. 타이 어로 ‘끄룽텝(Krung Thep)’이라고 불리는 방콕은 ‘천사의 도시’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방콕을 세계에서 가장 더운 도시로 꼽고 있다. 일 년 중 가장 더운 4월의 평균 기온은 30도, 가장 추운 1월의 평균 기온은 25.6도로 연교차가 4.4도에 불과하다. 일 년 내내 고온이 계속된다. 위도는 북위 13°45′이어서 2월 중순에서 5월 중순까지 햇볕이 가장 강하게 내리쬔다. 경도는 동경 100°29′으로 우리나라보다 2시간 늦다. 열대 계절풍 기후의 영향으로 우기(5월 중순~10월)에는 스콜(단발성 소나기)이 자주 내린다. 건기(10월~2월 중순)에는 아침저녁으로 선선해 여행하기에 좋다.
짜오프라야 강의 수상가옥. <제공: 리베르스쿨>
방콕에는 짜오프라야 강(Chao Phraya 江)이 S자 모양으로 흐르고 있다. 운하도 잘 연결되어 있어 방콕은 ‘동양의 베니스’로 불린다. 게다가 우리나라처럼 삼면이 바다와 접해 있어 가히 ‘물의 나라’라 할 만하다. ‘물 반, 고기 반’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짜오프라야 강에는 물고기가 많다.
강이 흐르는 중부 평지의 ‘짜오프라야 삼각주’는 세계적인 벼농사 지대다. 그 덕분에 타이는 세계 1위의 쌀 수출국이 되었다. 13세기 타이의 통일 왕국인 수코타이의 람캄행 왕(Ramkhanhaeng, 1277~1298)의 비석에 “강에는 물고기가 있고 논에는 쌀이 있다.”라고 새겨져 있을 정도로 타이는 예부터 풍요한 나라였다.
타이인이 오랫동안 수상생활을 하면서 방콕 곳곳에는 수상 시장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수상 가옥의 기둥은 물에 잘 썩지 않는 야자나무로 만들고 지붕은 뾰족하게 세워 비가 잘 빠지도록 만들었다. 운하가 늘어나면서 수상 시장도 늘어났다.
담는사두악 수상 시장. 과일을 잔뜩 실은 배들이 수로에 즐비하다. <출처: (CC) Dennis Jarvis @ wikimedia commons>
방콕의 가장 큰 수상 시장인 담는사두악(Damnoen Saduak)은 관광객들의 주요 관광 코스다. 전통 농부 모자인 응옵(Ngob)을 쓴 상인들이 손님들을 불러 세운다. 여행객들에게는 수많은 배들이 복닥거리는 장면이 어수선해 보일지 모르지만, 방콕 상인들은 저마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배 사이 간격을 유지하며 질서 정연하게 움직인다. 삶의 현장에 있다 보면 ‘생활의 달인’이 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타이는 물의 나라답게 축제도 물과 관련되어 있다. 타이의 설날에 해당하는 4월 13일부터 사흘 동안 열리는 송끄란(Songkran) 축제 기간에는 몸이 젖도록 서로에게 물을 부어 준다. 송끄란 축제는 세계 10대 축제에 꼽힐 정도로 유명하다. 우리가 세배를 하며 송구영신(送舊迎新)을 기원하듯 타이인도 물을 부으며 지난 잘못을 용서하고 행운을 기원한다. 사실 타이에서 4월 중순은 일 년 중 가장 더운 혹서기에 해당한다. 지혜로운 타이인은 이 더운 날을 즐거운 날로 바꾸었다.
‘에메랄드 사원’ 왓프라깨오, ‘새벽 사원’ 왓아룬
타이는 외세의 지배를 받지 않은 나라답게 문화 유적과 자연 유산, 그리고 각종 풍물 등 관광 자원이 무궁무진한 나라다. 타이가 관광 산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국가 전체 수입의 60%에 이른다. 방콕은 관광 대국의 수도답게 갈 곳이 많은 도시다. 그래도 우선순위를 정하고 떠나자. 담 둘레만 1,900여 미터에 이르는 방콕 왕궁부터 들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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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타이에서 가장 영험한 불교 사원으로 여겨지는 왓프라깨오 본당. <제공: 리베르스쿨> 2 왓프라깨오 본당 맞은편에 있는 황금 탑 프라시라따나(Phra Sri Rattana). 부처님의 가슴뼈, 유골이 안치되었다고 전해진다. <제공: 리베르스쿨> |
방콕 왕궁에서는 타이의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불교문화를 느낄 수 있다. 왕궁에는 타이에서 가장 호화로운 사원인 왓프라깨오(Wat Phra Kaeo)가 속해 있다. 에메랄드 불상이 모셔져 있어 에메랄드 사원이라고도 불린다. 에메랄드 불상을 지닌 나라는 영화를 누린다는 전설이 있어서인지, 왓프라깨오가 왕궁에 속해서인지 승려가 아닌 왕이 직접 사원을 관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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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프라깨오 벽면의 화려한 장식. <제공: 리베르스쿨> |
타이에서도 특히 신성시되는 곳이어서 무릎과 어깨가 드러난 복장으로는 사원에 출입할 수 없다. 황금색 건물 장식의 대부분은 도금을 하였지만 뾰족한 꼭대기는 진짜 황금이다.
짜오프라야 강 건너편 톤부리에 위치한 왓아룬(Wat Arun)에도 에메랄드 불상이 안치되어 있었다. 새벽에 햇빛을 받으면 탑의 도자기 장식이 갖가지 색을 띠며 강 건너편까지 빛을 비추므로 ‘새벽 사원’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아룬’은 인도의 새벽신 ‘아루나’에서 따왔다.
방콕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원 중 하나로 꼽히는 왓아룬. 짜오프라야 강변에 자리 잡고 있다. <제공: 리베르스쿨>
타이인 대다수는 불상이나 탑에 금박을 입히는 일을 사후 세상을 위해 공덕을 쌓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방콕 곳곳에는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불교 사찰인 왓(Wat)이 있다.
늘 새벽을 열며 새로움을 다지는 사람들, 5월의 탄생석 에메랄드가 상징하는 행복과 성장을 꿈꾸는 사람들, 내세를 위해 현세에 덕을 쌓으려는 사람들. 타이의 사원은 바로 그런 사람들의 염원으로 만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원이다.
파타야의 ‘별이 쏟아지는 밤에’
파타야 해변에서 패러세일링을 즐기고 있는 관광객. 모터보트와 연결된 굵은 줄에 매달려 바다 위를 날고 있다. <제공: 리베르스쿨>
방콕에서 동남쪽으로 145km 정도 가면 ‘휴양의 여왕’으로 불리는 파타야가 나타난다.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파타야는 베트남 전쟁 때 미군 병사들이 휴가를 즐기러 오기 시작하면서 국제적인 휴양지가 되었다. 군인들의 휴양지답게 윈드서핑, 수상 스키, 패러세일링, 스쿠버 다이빙 등 해양 스포츠의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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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파타야 최고의 번화가 워킹스트리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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