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
2 - 2 정령사(精靈士)와 정령술사(精靈術士)의 차이점 (상) - 정령의 노래 -
인간이란 본디 평정심(平正心)을 유지해야만 사물을 올바르게 판단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나쁘게 보일 수 있음은 물론 심한 경우 자신의 적으로 치부해 공격을 가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평정심을 유지해야만 하는 건 아니다. 자신의 목숨이 걸린 일이라면 더욱더 유지가 필요하겠다만 목숨을 건지는 상황이 된다면 어떤 인간이라도 유지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일 것이다.
태어나 처음으로 바라보는 타 마을은 정말이지 장관이었다. 그리 커 보이지 않았다만 신선함 하나만큼은 으뜸이었으니 이렇게 굶주려 있는 상황에서의 마을이란 자신이 가장 아끼던 분홍색 줄무늬 팬티보다도 소중했다. 코끝을 간지럽히는 향긋한 바다 향기와 항구 도시 특유의 짠 냄새가 잘 어우러져 하나의 궁합을 이루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신비했던 것은 배였는데 물위를 떠다니는 것을 보고 있자면 정말이지 놀랍고 신기했다. 인간이 만들었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아름답고 정교했기에 레이첼의 마음은 한껏 들떠있었다. 그녀의 기본중의 기본인 자신의 해야할 일을 순서대로 늘어놓기 시작했다.
o 이 마을에서 해야할 일 ( 단 순서대로 )
첫째 .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니 밥을 먹기로 한다. ( 놀고 싶지만 굶어 죽을 것 같아. 벌써 두끼나 굶었다고.. )
둘째 . 밥 먹자마자 이 마을의 명물을 찾아가 논다. ( 우훗~ 우리 마을의 명물 쿤도르 공원 같은 곳이라면 좋겠는데. 사람도 많고 아름답고 무엇보다도 남자들이 많단 말야. )
셋째 . 저기 보이는 물위를 떠다니는 걸 타고 다른 마을로 간다. ( 저거 이름이 뭐지? )
그녀의 일은 간단 명료했다. 이미 정해 놓은 일이 아니기에 그렇지만 간단하므로 따라오는 좋은 이득이 있었다. 한 장소에서 오래 머물러도 모조리 이룰 수 있다는 점이다. 레이첼은 물위를 떠다니는 저것의 이름은 나슈를 통해 알게 되었다. [ 배 ]라고 하며 항해를 위한 수단이었다. 마을에 들어서는 입구에는 큰 도시와는 다르게 검찰을 하지 않았다. 관문소가 일절 없음을 놀란 판은 만약이라도 도적 분류의 악당이라도 마을에 침입하면 어쩌나하는 안타까움과 걱정이 치밀어 올랐다. 본디 미레유 항구의 창립 목적은 사람들의 주거를 목적으로 설립된 것이 아닌 여행자들의 편안하고 안락한 주거 공간을 내 주기 위해 설립 목적이 되었으니 그 아무리 도적질을 하는 인간이라 한들 오지 말라는 법이 없었다. 심지어는 살인자도 환영을 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평등한(?) 마을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마을은 생각보다 넓지 못했다. 간단하게 보이는 몇 체의 거주지와 여관 , 식당 , 물품소가 전부였는데 , 그 건물 하나 하나마다 특색이 있었다. 문어 모양을 본 따서 만든 식당과 배 모양과도 흡사한 여관이 이런 것이다. 멀리서 보아도 저 건물이 무엇인가 알아보기 위해 만들었음은 물론 미레유의 향기를 물신 느낄 수 있게 건설된 마을의 명물이었다. 건물과 건물 사이는 물위를 이동 할 수 있게 나무다리가 놓여 있었다. 잘못하여 물에 빠질 수 있었기에 다리 주변을 밧줄로 안전 끈을 형성해 놓았다. 판은 놀란 표정으로 주위를 돌아보며 한껏 기뻐했다.
정면에 보이는 광장에는 몇몇 사람들이 바닷바람을 쐬기 위해 모여들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중앙에는 호숫가가 있었으며 외각에는 의자와 낭만을 즐기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닷가를 바라보면 기러기들의 여행모습을 관찰 할 수 있었다. 이것만이 아니었다. 음향사가 있었는지 은은하게 들려오는 악기 소리가 귀를 울렸다. 마음이 날아갈 듯이 가뿐해지자 자신도 모르게 광장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 넓은 장소는 아니었지만 레이첼에게 있어서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천국과도 같았다. 지금까지 성이라는 울타리를 넘어보지도 못하고 18년을 살아온 그녀로서는 바다와 음악이 만나 어우러졌으니 흥분되지 않을 수 없었다. 정신없이 달려온 광장에는 시원한 바람이 가득했다. 푸른 머릿결이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휘날렸다.
- 주인님 저 여자는 얼마 전 울었던... - "흐음.. 그런 것 같군요."
여행장의 복장을 준수하기라도 하는 듯 진한 상아색의 천 옷으로 온몸을 두르고 있었다. 주머니도 여러 개 달려있으며 , 약간 크다 싶이 한 바지가 땅에 끌렸다. 어깨에 매고있는 작은 (주1)통글(Tongle)하나가 자신이 음향사임을 보여준다. 머리에는 같은 색의 여행자 모자가 씌여 있어서 입술과 턱 선을 제외하고는 얼굴을 보기 힘들었다. 입에는 향긋한 미소를 머금은 젊은 남자의 모습이었다. 무엇이 재미있는지 촐랑대며 뛰어 다니는 레이첼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 음향사는 얼마 전 레이첼의 외출 때 광장에서 본 그자와 같았다. 과거를 보여주는 음악을 들려줌으로서 그녀는 울음을 터뜨렸고 , 굉장히 무안해했었다. 그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으니 왜 라고 묻기도 전에 그녀의 보좌관 판이 대리고 가버렸다.
- 페실. 우리 내기할까? - - 무슨 내기? 세실? -
페실과 세실이라 불리는 여성의 목소리는 어디를 둘러보아도 모습이 보이지가 않았다. 음향사의 행동으로 볼 때 어깨쭉지를 만지고 있으니 그곳 어딘 가라 생각을 하겠지만 눈을 세척하고 바라보아도 모습은 없었다. 그렇다면 목소리만 지닌 그 무언가란 말인가? 혼잣말을 하는 듯 음향사는 조용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무슨 내기 말인가요?" - 주인님 우리 저 여자에게 미래를 보여줄까 해요. 이번에는 어떤 행동을 보일지 궁금하잖아요. 자 페실 난 이 금화를 걸겠어. 너는?-
음향사의 어깨에서 희미한 빛이 감지되었다. 그 빛을 자세히 보고 있자니 반투명한 모습의 여체가 눈에 들어왔다. 그 여성의 키는 다 자란 남자의 손바닥만했고( 약 15cm~20cm ) , 머리카락은 루비 색과 비슷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머리카락에 비례한 드레스가 정말 신선한 자극을 주고있었다. 그녀는 정령이었으며 , 다른 여타 인간에게는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몸보다도 큰 금화 하나를 힘겹게 들어올리고는 음향사에게 건네주었다.
- 난 사과 맛 푸딩을 걸게. -
왼쪽 어깨에 걸터 앉아있는 또 한 명의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앙증맞은 미소를 짖자 볼에서는 보조개가 생겨났다. 푸른색의 보석과도 같은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리고 있었으며 , 세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머리카락과 비슷한 색의 드레스를 입고있었다. 정령이라 보기에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 귀족의 향기가 풍겼다. 아마 그녀들의 주인인 음향사의 취미로 입힌 드레스가 그 효과를 자극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페실은 어디선가 생긴 푸딩 상자를 비틀거리며 양손으로 끌어안았다.
- 영차.. 영차.. -
비틀거리며 너무나도 힘겹게 푸딩을 들어올리고는 자신의 주인에게 건네주었다. 그들의 내기는 극도로 간단했다. 미래를 보여주는 음악을 들려주어 그 반응에 내기를 거는 것이었는데 아무도 맞추지 못한다면 이 품목들은 당연히 자신의 주인 몫이 되었다. 새가 우는 듯한 아름다운 목소리로 세실이 먼저 입을 열었다.
- 난 [ 운다 ]에 걸 거야. 페실 넌? - - 너무해 세실. 나도 [ 운다 ] 에 걸고 싶었는데.. -
페실은 앙증맞은 볼을 살포시 부풀리며 세실을 바라보았다. 서로 반대편 어깨를 독점하고 앉아 이런저런 수다를 떠는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웠다. 레이첼이 만약이라도 이 모습을 본다면 엄청난 금화를 내밀며 [ 살테니까 줘!! ] 라 말했을지 모른다.
- 우웅....그럼 난... 음.... -
검지 손가락을 머리에 갖다 대면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수초의 시간이 흐르자 손뼉을 치며 , 조그마한 입을 열었다.
- 난 [ 웃는다 ] 에 걸 거야. 왜냐하면.. 음... 그건 그러니까... 아 맞아. 지난번에 울었으니 이번에는 웃겠지 뭐.. 헤헤헤. -
아무런 증거도 확증도 없이 말 그대로 찍었다는 냄새가 풀풀 풍겨왔다. 하지만 이러한 말투와 모습 , 행동들을 보고 있자면 남정내와 여성들의 속을 뒤집기 충분했다. 너나 할 것 없이 귀엽다는 말을 주문 외우듯 달려들 것이다. 멋 적은 듯 뒷머리를 긁적이며 내기를 성립시키기 위해 자신의 주인에게 말을 걸었다.
- 주인님은 어때요? 하실 건가요? 지난번에도 잠까지 설치시며 궁금해 하셨잖아요. 네? 네? -
세실과 페실은 음향사의 볼을 양손으로 만지며 애교를 부렸다. 고민을 하는 모습으로 말없이 레이첼을 바라보더니 흥미가 생겼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흔쾌히 승낙하였다. 승낙과 동시에 어깨에 매고 있던 통글을 연주하기 위해 자신의 앞으로 가져왔다. 손가락을 튕기며 여러 가닥의 줄을 잡아 당겼다. 잔잔하면서도 조용한 음이 사방을 메우기 시작하자 두 명의 정령들은 한 대 입을 모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 노래의 가사는 물론 정령의 언어로 되어 있었으며 , 뜻은 모르겠지만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노래였다.
『 제목 : Astty△Ps Ⅳ£℉ ( 나의 아름다운 모습들이여. ) 』
『 Sdoipⁿdofdm˘b dste˘huixlo wajirtiu dnn£seu (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나의 어깨를 적시네요. ) Rvasa qjrncm weoirn awl▽ieijmc pp℃Å¢′padf ( 무거웠던 짐은 벗어 던지고 이제 나를 돌아보아요. ) ∞Dsd ∴∂∀ ∃ifdllls DdfⅣrj fawieurns ( 나를 향했던 나의 아름다운 선율을 들어보세요. ) Qfnyt′uao odo˘aas fer sssdsfgu Vyyu∴t ( 잊고 지낸 좋은 기억들만 생각하세요. ) 』
그녀들의 노래는 끝을 맺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두어야 했다. 아름다운 선율과는 정 반대로 레이첼의 표정은 딱딱히 굳어 있었다. 극도의 공포로 인하여 몸과 마음이 굳어버린 자의 얼굴이었다. 무엇이 그녀를 두렵게 했단 말인가? 미래의 그 무엇이 그녀에게 두려웠단 말인가. 음향사는 통글을 다시 뒤로 돌리며 , 여러 가지의 의문에 연신 고개를 저었다. 너무나도 독특한 현상이 아닐 수 없었다. 정말 누군가로부터 그것도 자신이 두려워하던 그 누군가로부터 살인을 당한다면 저 얼굴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었겠지만 그런 확률은 너무나도 적었기에 떨쳐버렸다.
- 이 노래를 듣고 어전 표정을 지은 사람은 저 여자가 처음이예요. - - 뭘 두려워하는 걸까요? -
(주1) 통글(tongle) : 통 기타와도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악기이며 , 여행을 떠돌아다니며 노래를 부르기 좋아하는 음향사들의 필수 품목이라 할 수 있다. 음을 내기 위해 4 가닥의 선이 존재한다. 그 밖에도 비슷한 몇 가지의 악기가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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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령족 언어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암담하네요;;
으음; (저 이상한 것들 어디서 본 것 같다 =_=) 레이첼... 참 단순하군요... 제가 다른 소설에서 레이첼이라는 금발머리 소녀를 봤을 땐 걔는 터프에 무식 막강이었답니다 =_=..(적응이 안돼;;)
흐음... 레이첼이란 이름이 생각보다 많았나봅니다. 예상 외로군요. 저 이상한 것들이라느 뭘 말씀하시는지 ;;;
ㅇ_ㅇ 재밌어요오!!// 근데 저 노래.. 에 영어 외에 여러 기호들이..;
재밌군요, 훗. 꼬리말 교환하기 한번 해볼까요? 저는 중급저자란의 아홉 술사란 사람입니다.
꼬릿말 교환이라 정확히 어떤건지 잘 모르겠군요. 서로의 소설을 읽고 리플달기인가요?
재미있게 읽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언제나 보아도 인기가 많으시군요, 부러워요,ㅋㅋㅋ
그렇게 부러운건 아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