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 80%, 뇌 아닌 ‘귀’ 때문
말초성 어지럼증의 종류와 치료법
어지럼증은 성인 20%가 1년에 한 번 정도 겪는 아주 흔한 증상이다. 이러한 어지럼증의 원인은 빈혈, 고혈압, 저혈압, 일과성 뇌 순환장애, 뇌종양 또는 뇌경색 등으로 다양하다.
그러나 어지럼증의 80%는 귀 이상에서 비롯된다. 이를 말초성 어지럼증이라고 한다. 말초성 어지럼증은 약물치료와 비약물적 요법을 통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헬스조선에서 말초성 어지럼증의 원인과 치료법을 소개했다.
◇ 어지럼증의 80%, 귀 이상이 원인
흔히 ‘어지럽다’고 하면 가장 먼저 빈혈을 의심한다. 그러나 빈혈로 어지럼증이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일어서거나 사우나에서 나올 때 순간적으로 어지럼증을 느끼는 것은 기립성 저혈압에 의한 것이다. 일시적으로 피돌기가 잘 안 돼 그런 것이므로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다음으로 걱정하는 것은 뇌에 이상이 있는가이다. 특히 노년층일 경우 이를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뇌 질환이 어지럼증이 원인인 경우(중추성 어지럼증)는 매우 드물다. 미국 미시건대 연구에 따르면 기타 신경 증상 없이 어지럼증만 있는 환자의 경우 뇌졸중으로 진단되는 비율은 0.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어지럼증은 평형을 유지하는 기능을 하는 귀의 전정기관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바로 말초성 어지럼증이다.
말초성 어지럼증은 흔히 환자 자신과 주변이 함께 도는 느낌을 갖게 되는 현훈을 호소하거나, 뱃멀미를 하듯 땅이 아래위로 흔들린다고 표현한다. 어지럼증이 돌발적으로 나타나며,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어지럼증이 유발되거나 악화되곤 한다.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드물게는 난청이나 이명을 동반하기도 한다.
◇ 말초성 어지럼증의 종류
말초성 어지럼증에 속하는 질환으로는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이 대표적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흔한 것이 이석증이다. 이석증은 귀 가장 안쪽에 위치해 평형기능을 조절하는 세반고리관에 이석(반고리관 주변에 위치하며 균형 유지에 관여하는 물질)이 흘러 들어가 발생한다.
이 경우 주변이 빙빙 도는 듯한 어지러움이 나타난다. 특히 몸을 움직일 때 어지럼증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연령별로는 노인, 성별로는 여성의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원인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고령, 강한 충격으로 인한 외상,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석증은 약물치료 없이 세반고리관 내 이석을 원래 자리로 이동시키는 이석치환술을 통해 쉽게 치료할 수 있다.
다음으로 빈도가 높은 말초성 어지럼증의 질환은 전정신경염이다. 전정신경염은 주로 감기를 앓고 난 직후처럼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발생한다.
바이러스가 전정기관이 있는 내이(귀의 안쪽 부분)에 침투해 염증이 생기면 균형을 잡는 평형기능에 문제가 생겨 중심을 잡기 힘들고 어지러움이 느껴지는 것이다.
급성기에는 어지럼증이 매우 심하나 대부분 1~2주 내에 호전된다. 이후에도 어지럼증이 남아있다면 전정재활치료를 통해 평형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어지럼증 외에 귀에 물이 찬 느낌이나 청력 저하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메니에르병일 수 있다.
빙빙 도는 듯한 현기증이 20분 이상 지속되고, 24시간을 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이는 평형을 담당하는 전정 기관과 청력을 담당하는 달팽이관 내부의 림프액의 압력이 높아져서 발생할 수 있으며, 어지럼증이 반복되면 청력 손상이 동반되므로 반드시 이비인후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약물 요법으로는 이뇨제, 항히스타민제, 고실 내 약물주입술 등이 쓰이고 심한 경우 수술적 치료를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