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건립사업이 무산 위기를 맞고 있다. 롯데그룹 측이 울산시와 사업추진 협약을 맺은 지 무려 8년 만이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사업부지 내 흙 한 줌 떠내지 않고 허송세월만 흘려보냈다. 오는 11월이면 KTX울산역이 문을 연 지 만 13년이 된다. 그동안 KTX울산역은 연간 700여만명이 오가는 주요 철도역으로 성장했다. 당초 KTX건설계획에서는 울산을 경유하는 노선이 아니었다. 이후 울산시민들의 탄원과 지역 정치권 그리고 울산시의 노력으로 울산역 신설되고 이곳을 경유하는 노선으로 변경됐다. 이때 신설될 울산역의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계획이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건립사업이다.
사업 선정 속 우여곡절 뒤 지역 출신 일본기업가인 故신격호 前회장이 세운 롯데그룹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롯데그룹이 사업자로 선정된 대에는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를 훌륭하게 잘 지어 줄 것이라는 시민들의 기대도 밑바닥에 깔렸다. 하지만 그것은 몽상이었다. 롯데그룹은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지난 8년간 뭉그적거렸다. 그러다 최근 울산시에 사업성 재고를 위해 필요하다며 당초계획에 없던 주거시설을 추가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는 사실상 울산시로써는 상황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본 사업에서 발을 빼기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울산시민들은 롯데그룹이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건립 협약을 맺을 때만 해도 롯데그룹이 故신격호 前회장의 고향인 울산에 사업성 여부를 떠나 랜드마크가 될 만큼 훌륭하고 멋지게 지어주지 않겠나 하는 믿음을 가졌었다. 이제 이 같은 믿음은 산산조각이 났다. 결국 울산시는 지난 추석연휴 전 롯데 측에 사업추진 여부에 대한 확답을 달라고 했다. 하지만 롯데 측은 아직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시는 롯데 측의 의사를 파악한 후 조만간 사업추진 여부를 판가름낸다는 방침이다. 문제해결을 위해 지역 정치권도 나섰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소속 국민의 힘 서범수 국회의원은 지난달 20일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건립사업 무산 위기와 관련해 신동빈 롯데회장과 정준호 대표이사에 대한 국감 증인채택 요구서를 간사인 김정재 의원에게 제출했다. 증인채택이 이루어지면 신 회장과 정 대표가 국감장에서 어떤 답변을 할지 주목된다.
상황을 이 지경까지 이르게 만든 것은 전적으로 롯데그룹 책임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사업성이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 협약 초심으로 돌아가 롯데그룹은 결자해지(結者解之)의 마음으로 문제해결에 나서기 바란다. 롯데그룹은 창업주인 故신격호 전회장의 유지를 받들고 울산시민들의 염원을 받아들여 사업성 여부를 떠나 지역 경제발전의 중추가 될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건립에 본격 나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