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6살 여아를 자녀로 둔 엄마입니다.
우리 아이가 기저귀를 뗀 건 4살 초였어요. 그 후부터 외출 전이나 자기 전에 꼭 화장실을 가도록 했어요. 아이도 잘 지켜주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2월달에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밥 먹기 전에 배 아프다고 하면서 변기에 가서 앉았는데 그럴 때마다 대변을 볼 때도 있고, 안 볼 때도 있다는 겁니다.
아이가 변기에 앉아있는 동안 다른 아이들은 손을 씻고 밥을 먹기 시작하는데, 아이는 앉아았는시간이 길어지면서 밥 먹는 시간도 늦어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친구들 중에서 제일 늦게 먹는다네요. 아이도 본인이 제일 늦게 먹는 걸 싫다고 하면서도 밥 먹기 전에 배가 아프다고만 해요.
그래서 제가 그러면 어차피 밥 먹다가 응가가 마려우면 그때 가도 괜찮다고, 대변이 나올 것 같지 않으면 굳이 변기에 앉아있을 필요 없다고 얘기해주거든요. 근데 이런 이야기를 계속 했는데도 한달동안 변한 게 없어요.
그러다가 코로나가 터져서 유치원 안 간지 한 달이 다 되가는데 아이를 보내려도 해도 유치원 가는 걸 꺼려 하더라고요. 그래서 집에서 유치원 점심시간 같은상황을 비슷하게 연출하면 집에서는 또 잘해요.
그런데 한참 놀다가 외출하려고 하면 나가기 직전에 화장실을 가요. 대소변을 본다고 하면서 너무 오래 앉아있어요. 오래 앉아 있다보면 변비도 생기고 몸에 좋지 않다고 설명을 해주는데도 고쳐지지가 않아요.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줘야 이해를 할까요?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입니다.
7세 아이의 어린집에서 새로 생긴 배변 습관때문에 염려가 되셔서 문의해주신 것으로 이해됩니다. 아이의 기질이나 성향, 전반적인 발달 양상 및 현재까지의 양육환경 등 알지 못하는 내용들이 있어서 답변에 제한점이 있을 수 있는 점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올해 초 1월부터 아이가 식사 전 배가 아프다고 하며 변기에 가서 앉는 행동을 보였는데요. 혹시 그 시점 스트레스나 이러한 행동을 야기할만한 사건이 있었을까요? 아이에게 긴장이나 불안을 유발할만한 사건이나 가정 및 어린이집 환경에서의 변화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식사 전 배가 아프다고 한다면 식사 시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될만한 요인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아이가 뭔가 불편한 것을 인식하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나이이지만 한번 물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혹시 식사시간에 마음 불편하거나 걱정 되는 것이 있는지 물어보는 것입니다.
어린이집에서 걱정되는 것이 있는지에 대해 어린이집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눠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또 생각해볼 수 있는 건 처음에는 우연히 배가 아파서 변기에 가서 앉아 있었는데, 변기에 있는 동안 아이들이 모두 손 씻고 밥 먹으러 가서 자기만 자꾸 늦어지는 것이 초조하고 불안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러한 상황을 미리 염려하다보니 밥 먹을 때가 되면 자꾸 긴장되고 또 자신이 늦어지지 않을까 불안해지는 것이 반복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러한 불안과 긴장 때문에 밥 먹을 때가 되면 배가 아픈 것으로 불안이 표현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재 어머니께서 아이에게 합리적, 논리적으로 설명해 주시지만 아이가 배가 아픈 신체적 불편감이 완화되거나 해결되고 있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긴장하거나 불안해하는 요소가 없는지 체크하고 그러한 요소를 조정하는 것이 우선 필요해 보입니다. 어린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 그것을 스스로 조절해내기 어려워 신체적 불편감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나타나는 복통도 그런 측면에서 이해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배가 아프면 화장실에 가도록하고 잠시 앉아있지만 변을 보는게 아니라면 나오도록 해서 배를 만져주거나 정서적인 돌봄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어머니께서는 아이가 불안한 마음을 이야기할 때 화장실에 가느라 밥을 늦게 먹는 건 괜찮다고, 다른 아이들보다 밥을 늦게 먹어도 괜찮다고 위안을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혹 불안하고 속상한 마음을 이야기하면 마음으로 충분히 안아주고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것과 병행하면서 아이가 현재 스트레스 받거나 불안해하는 것이 없는지 점검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6세가 되면서 어린이집 생활 규범이 좀더 엄격해진 것은 없는지, 가정에서는 어떠한지 전반적으로 검토해보시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6세가 되면서 외부에서 요구되는 것이 많아지고 스트레스가 커지면서 아이들이 여러 신체적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입니다. 부족한 답변이지만 아이의 정서, 행동 변화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유분증을 가진 자녀를 위한 부모의 대책>
첫 번째,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될 만한 사건이나 환경을 잘 살펴보고 해결 가능한 부분은 조치한다.
두 번째, 아이에게 창피를 주거나 체벌을 해서는 안된다.
이 과정에서 부모의 강압적인 태도로 인해 문제가 심각해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가능하다면 아이에게 긴장을 줄여주고 실수를 하더라도 처벌은 피하자. 배변은 부모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하는 것임을 명심한다.
세 번째, 심한 변비를 일으키는 대장이나 항문에 질병이 있는지에 대해 진료를 받는다. 또는 대변을 가리는데 관여하는 신경발달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변비 치료 : 변비 예방을 위해 섬유질이 많은 음식과 충분한 물을 먹도록 한다. 우유 섭취를 줄인다. 의사의 지시에 따라 변비약을 쓰거나 관장을 시행한다.
네 번째, 대소변 가리는 훈련 자체가 안되었거나 일관성이 없었던 경우, 혹은 너무 이른 나이에 훈련을 시킨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대소변 가리기 훈련 : 식사 직후 약 5-10분씩 변기에 앉아서 대변을 보도록 지도한다. 마냥 앉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배변을 하는 근육을 훈련시키는 것이다. 성공하면 칭찬을 하고 상을 준다. 스티커를 활용할 수도 있다.
다섯 번째, 더럽혀진 속옷을 감추는 행동에 대해서는 스스로 속옷을 빨거나,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가벼운 벌을 준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선이 없다면, 그리고 반항적인 행동의 하나로서 유분증이 나타난다면 전문의에게 진료의뢰한다. 약물치료나 심리치료, 부모상담 등이 시행된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http://www.drchoi.pe.kr/encopresis.htm 대변을 못 가리는 아이들 (기능성 유분증)
사진출저) Pixabay (재사용 가능)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한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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