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자리

[박경규]

꽃자리 
 
탓하지 않으리
끝끝내
꽃은 피우리

[정호순]

어디서 태어나든 잘 살아가면 되지요.

민둘레는 자리 탓하지 않고
하수구에서도 꽃을 잘만 피우더군요.

[박경규]

아침나절 산책을 하다가 본
저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채송화도
고향집 잡초 그늘에는 맥을 추지 못하였어요

[오정순]

뿌리내릴 흙과 볕만 있으면
하늘바라보다가꽃피우는
저 강인함을 누가 따르겠어요
솨와 시멘트 사이에서도 살아내는군요

[박경규]

남의 탓
세상 탓하는 인간들 보다는
더 거룩한 존재이지요

[이병언(등대지기)]

등대지기는 타고난 운명과 팔자를 탓하는데
저 꽃을 보면서
가슴에 손을 얹고서 깊이 반성합니다.

[박경규]

저도 반성하고 있어요

[홍지윤]

어디에 보다
어떻게 살것인가
생각해 봅니다

[박경규]

나는 누구 인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방향은 올바른지 생각 해 봅니다

[현송희]

겸손한 채송화에게 배웁니다
사람에게도 꽃 피울 자리가 꼭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