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들이 실제 생활속에서는 물 사용에 있어 애로를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사실 울산은 물 부족 도시로 분류돼 있다. 생활용수조차 모자라 인근 낙동강 물을 끌어와 정수한 후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맑은 물 공급은 울산시민들의 오랜 숙원사업 됐다. 그러나 맑은 물 공급사업도 반구대암각화 보존문제와 얽히면서 맑은 물 사업은 답보 상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울산시의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물 순환 도시 조성사업이다.
2016년 울산시가 환경부로부터 `물 순환선도 도시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조성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울산의 물 문제해결을 위한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긴 것이다. `물 순환선도 도시`란 빗물이 땅으로 잘 스며들게끔 투수블록을 설치하거나 식물로 만든 식생수로 빗물 정원을 조성하는 등 저영향 개발기법을 통해 도심 내 빗물 저장 능력을 키운 도시를 말한다. 울산시는 이 같은 `물 순환 선도 도시` 조성을 위해 도시기본계획의 수립은 물론 물 순환 회복조례까지 제정하고 비점오염원 관리지역 지정과 저영향개발 사업 등 특별한 과제를 마련했다. 울산시는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2017년을 기준으로 단기 1차 2020년, 2차 2025년, 중기 2035년, 장기 2065년 위한 정책을 수립해 이행 중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물 순환 상대평가, 물 순환 목표설정, 물 순화 관리지역 선정, 재원조달계획, 유지관리계획, 시민교육ㆍ홍보 및 참여 계획 등이 있다. `물 순환 선도 도시` 조성을 위해 제정된 조례에는 울산시가 시행하는 개발사업에 빗물 관리시설을 설치하도록 명문화하고 가뭄 대비와 지하수 함량이 필요한 지역에 대해서는 저영향 개발기법을 우선 적용하여 추진할 수 있도록 명문 규정을 두었다. 특히 지난 2018년 10월 울산시는 `물 순환 선도 도시` 선포식을 가졌으며 이를 통해 자연적 물 순환 회복과 건강한 물 환경 조성으로 도시화에 따른 수질 오염, 하천 건천화, 지하수 고갈, 도시 열섬, 도시홍수, 가뭄ㆍ폭염 등의 해결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고 천명한 바 있다. 울산시는 최근 `물 순환 선도 도시` 사업과 관련해 "강력한 지진ㆍ홍수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금 물 순환 선도도시 조성사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자연을 기반으로 하는 물 순환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시에 따르면 물 순환 회복율은 시가화 지역은 61.99%, 비 시가화 지역은 86.94%로 나타나고 있다. 울산시의 자료대로라면 현재 연간 강수량의 40% 가까운 물이 순환되지 못하고 해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실을 개선치 못한다면 앞으로도 울산시의 물 부족 현상은 지속되거나 더욱 악화 될 것이다. 설령 2019년 차바 때처럼 대량의 폭우가 쏟아진다 해도 토양의 빗물 저장 능력을 회복시키지 못하는 한 물 부족은 여전히 지속될 것이다. 조속히 울산지역 토양의 빗물 저장 능력을 근본적으로 회복시켜야 한다. 시민들의 친수공간이자 대한민국 두 번째 국가 정원이 된 태화강의 수위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이유가 강 주변 토양의 빗물 저장 능력 저하와 무관하지 않음을 울산시 정책당국은 눈여겨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