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도구를 쓰는 동물이다

[청솔]

인간은 도구를 쓰는 동물이다

은퇴한 이후로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

특히나 코로나 사태 이후로는 더욱 그러하다

어찌하다 보니 속칭 삼식이새끼가 됐다

그래도 아침만은 꼭 내가 스스로 챙겨서 먹는다

빵을 두 조각 구워서 접시에 깔고 그 사이에다

땅콩잼과 딸기잼을 적당량 바른다음

그 사이에다 슬라이스 치즈를 두 장 끼운다

그리고 빵을 4등분으로 나눈다

사과를 반으로 잘라서 그걸 또 네 조각으로 나눈다음

껍질을 잘 깎아서 다시 반쪽씩으로 자른다

단감도 같은 요령으로 자르고 깎아서 같은 접시에 담는다

남은 반쪽씩의 과일은 록앤록 통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한다

잘 끓인 물을 한 컵 딸아서 컴 앞으로 온다

보고싶은 인터넷 기사를 보며 천천히 식사를 한다

벌써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나의 아침식사 모습이다

그런데 이 아침식사를 위해 여러 도구들을 사용한다

일단 테팔 토스터기를 4분간 작동시켜야 한다

구워진 빵은 세라믹접시에 담는다

빵을 네 조각으로 자를 때에는 톱니가 달린 빵칼을 쓴다

단골 빵집에서 사은품으로 받아온 것이라는데 아주 잘 든다

빵이 깔끔하게 아주 잘 잘라진다

잼을 바르기 위해서는 또 잼을 떠내는 작은 스푼을 쓴다

메끼가 아주 잘 되어 반짝반짝 보기좋은 광택이 난다

과일을 깎기 위해서는 일본에서 사 온 세라믹칼을 쓴다

가끔씩 치약으로 닦아주면 늘 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매일 쓰는 전용물컵은 시티은행에서 사은품으로 받아온

예쁜 보라색꽃과 녹색이파리가 그려진 흰색 자기컵이다

안 쪽에도 예쁘게 그림이 그려져 있다

물을 마실 때 상쾌하게 들여다 보인다

이 컵이 모두 4개 있는데 나의 전용컵이다

마실 것이 담겨 있을 때에는 전용뚜껑을 덮어 놓는다

아침 한 끼를 먹는데도 이렇게 여러가지 도구들을 쓴다

저녁을 거하게 먹었을 경우에 설겆이를 하다보면

참 우리가 많은 도구들을 사용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된다

엊그저께 거한 저녁을 먹고 내가 설겆이를 맡았다

저녁준비를 한 집사람을 위해 설겆이는 주로 내가 한다

싱크대 안의 그릇통에 가득 담긴 그릇들

통도 얼마 전에 스텐으로 만들어진 걸 새로 샀다

플라스틱에 때가 자꾸 낀다고...

나는 일단 모든 그릇에 세제부터 바른다

은색깔이 나는 수세미에 세제를 적당량 바른다

깨끗한 그릇부터 시작해서 기름때 묻은 그릇으로

작은 것부터 큰 것으로 옮겨간다

그리고나서 한꺼번에 물로만 헹궈낸다

요리를 하느라 사용했던 냄비, 후라이팬, 뒤집개, 국자

식사를 하느라 사용한 사발, 접시, 수저, 포크, 나이프등

설겆이 깜이 꽤 돤다, 주방기구 들도 많다

내가 군대생활 할 적에 졸병생활을 아주 오래 했다

무려 17개월을 식사당번을 했다

대신에 24개월부터는 왕고참이 됐다

설겆이 하나는 자신있다

체계적으로 아주 신속하게 깨끗하게 잘 닦는다

집사람도 내 설겆이 실력은 인정해 준다

오늘 얘기의 주제가 설겆이가 아니고

오늘의 주제는 온갖 생활도구에 관한 얘기다

엊그게 설겆이를 하면서 갑자기 생각이 떠올랐다

"아! 참! 인간이 도구를 엄청나게 많이 쓰는구나!"

오래 전에 먼저 간 두식이를 생각했다

두식이는 우리와 함께 살았던 시츄종 강아지 이름이다

오직 입 하나만으로 생존을 유지한다

다른 건 아무 것도 없다

맨 몸에 입 하나로 버티며 산다

다른 동물들도 모두 마찬가지다

침팬지가 가끔 긴 나뭇가지를 가지고

나무구멍 속에 사는 개미들을 훑어 먹는 건 봤지만

그 외에 도구를 쓰는 동물은 거의 보지 못했다

맹수인 호랑이와 사자도 맨 몸으로 사냥한다

사냥감을 눕혀놓고 입과 발톱으로 발라 먹는다

초식동물들도 부지런히 혀를 놀려 풀을 뜯는다

풀을 뜯어먹고 찌운 살은 육식동물의 먹이가 된다

모두 맨 몸으로 이루워지는 일이다

엊그제 설겆이를 하며 갑자기 든 생각

우리 인간이 참 갖가지 도구들을 많이도 쓰는구나

자연으로 돌아가자고 캠핑을 가거나

아니면 아예 자연으로 들어간 사람들조차도

이런저런 세간살이가 그렇게 많다

도구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해 진 인간이다

아마존 밀림에 살며 활과 화살만 지니고 사는 원시부족

그 들도 사냥감을 갖고 일단 집으로 돌아오면

이런저런 여러가지 도구들을 사용하고 있었다

지금 내가 자판을 두드리는 책상 주위에도

온갖 도구들이 가득하다

컴퓨터, 모니터, 스피커, 자판, 책상, 프린터, 종합기,

TV, 탁상시계, 물컵, 포크, LED조명등, 문갑, 전기콘센트, 

사탕을 담은 병, 컴퓨터 먼지털이 솔, 휴지통, 드리이버셋트,

손거울, 필기구통, 각종 필기구들, 자, 아령, 악력기, 

가습기, 공기청정기, 노트북, 후래쉬, DVD Player,

그 밖에 갖가지 도구들이 문갑 위에 즐비하게 놓여있다

세월이 가면 갈수록 생각지도 못했던

기발한 도구들이 새롭게 만들어져 나온다

인간은 도구를 만들어 쓰는 지구상의 유일한 동물이다

이제 인간은 도구 없이는 살 수 없다

[난석]

이 시대의 타임 캪슐에 넣고 싶은 글이요
도구들입니다.
그것도 중년의 샐러리맨
그것도 좀 여유 있는
그것도 좀 서양화 한
그런 음식문화의 일면이라 하겠네요.
저는 초년부터 외식을 자주 해서
일정한 틀이 없네요.ㅎ

[청솔]

아이고 감사합니다
그럴 정도는 아니구요
그저 평범한 보통의 은퇴자지요

회사 다닐 땐 아침을 한식으로 잘 먹었습니다
하루종일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점심, 저녁도 잘 먹었지요
설겆이는 잘 안 했는데...

매일 세끼가 규칙적이었습니다
접대나 회식이 있는 날 빼고

즐거운 오후 되시길 빕니다

[낭만]

사람 사는데 왜 그리 필요한 것이 많은지요
밥 한끼도 음식 재료도 많고
간단해도 요리 과정이 있고 도구도 많이 필요합니다ㅛ
요리도 한끼만 하고 두끼는 알갱이로 해결했으면 합니다.

[청솔]

그러게나 말입니다
먹고사는데 필요한 도구들이 기본이지요
주방기구가 삶의 기본입니다

아 그 전에 옷을 짓는 도구가 필요하네요
일단 의식주니까 의가 먼저네요 ^^*

참으로 많은 도구들이 필요합니다
어렸을때 알갱이식사 상상해 본 적 있습니다

[유무이]

최초의 도구는 불이 아닐까?
익히니까 먹기도 맛도 좋으니~
짐승이 가진 발톱 대신한 칼을 만들었을테고
털 대신에 옷으로...숨쉬고 사는데
필수조건일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청솔]

네 불도 대단히 중요한 도구겠지요
불을 일으키는 부싯돌 도구들

잡은 사냥감을 자르고 갈무리하는 도구
처음엔 타제석기, 그 다음에 마제석기
실제로 돌도끼, 돌칼이 잘 들더라구요
돌끼리 맞부딪쳐서 만드는 석기들

우리 조상들이 쓰던 석기들
구석기시대, 신석기시대
아득한 옛날인 것 같지만
불과 수만년 전 일입니다

지구 나이가 45억년쯤 됐다던데...

[시인김정래]

청솔님~
솔직히 집사람이 몸이 좀 안좋아
제가 밥하고 반찬하고 설거지하고 다 한답니다
피하지 못할것은 즐겨야지요
이것도 하니 재미있더군요

[청솔]

아 그러시다구 했지요
참으로 열부십니다
집에 환자가 있으면 참 그렇습니다

쾌차는 어렵더라도
지금 상태에서 유지하시길 빕니다

즐겁게 하시는게 좋겠지요
저도 설겆이, 청소 등은 꽤 합니다
요리솜씨가 없어서
라면 끓이는 거 외에는 빵점입니다

즐거운 오후시간 보내시길 빕니다

[낭만]

못하시는 것이 모르는 것이 없이 다하시는 분이 요리는 라면이 전부라 하시니
제가 공연히 웃음이... 역시 못하시는 것도 있으시구나 하는 생각으로...
늘 건강하십시요

[청솔]

네 제가 요리가 빵점입니다'ㅜㅜ

[별꽃]

내가 군대생활 할 적에 졸병생활을 아주 오래 했다
무려 17개월을 식사당번을 했다
대신에 24개월부터는 왕고참이 됐다

식사당번의 경험으로 설거지도 잘 하십니다.ㅎ

[청솔]

네 요리는 못하지만
설겆이는 잘 합니다
뽀득뽀득 깨끗하게 닦아 놓습니다

[청담골]

청솔님 글을 읽다 보니
청솔님은 설겆이도 깔끔
제 동생 엊그제 절 만나
언니 창희 아빠 나 도 와 준다고
설겆이 해 주는데
맘에는 별로지만 그냥
그 말에 도와주는게 고맙지
요즘은 부부들이 서로 돕고 사니
좋아 보여요.

[청솔]

네 설겆이라도 잘 해야 밥을 얻어 먹지요
설겆이는 아주 열심히 제대로 합니다

네 요즘은 서로 도와가며 살아야 합니다
함께 노쇠하고 있으니까요

더구나 집사람이 동네일 하느라고 바쁩니다
입주자대표회의 감사를 맡고 있어서
수시로 일이 생기더라구요

집안청소나 설겆이정도는 제가 열심히
도와야 바깥일을 맘놓고 하겠지요

[장앵란]

그러게 인간은 만물의 영장 아닙니까 동물들의 삶은 천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고 인간은 얼마나 발전을 했습니까 지금 생각해 보면 컴퓨터가 얼마나 신박한 물건인지 참 기가 막힙니다요 이런것 생각하면 내가 또 잠을 못 잔다니까요

[청솔]

맞습니다
직립보행을 하면서 손이 자유로와진 인간
그 손으로 온갖 도구를 만들었지요

돌도끼, 돌칼의 구석기시대를 거쳐
마제석기의 신석기 시대
그리고 청동기, 철기시대를 거쳐
지금은 철기시대와 더불어
컴퓨터와 인공지능시대가 됐습니다

어디까지 발전할까요?
우리도 사는 날까지 열심히 배워야 합니다
안 그러면 살아내기가 쉽지 않겠지요

[안단테]

참 깔끔하게 하시는군요
질서 정연하게 닫고 열고 닦고..ㅎ
식기세척기 가 있으니 편하게 사용 하는데
어떠세요 가끔 귀찮을때도 있지 않나요

[청솔]

네 군대식으로 합니다. ^^*
식기세척기는 한번도 안 썼습니다
아직은 귀찮지 않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