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기들이 모여 만든 산악회 이름하여 '포25산악회'에서 가을산행으로
경주암곡과 포항오천면 항사리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는 무장산에 오른다.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선덕여왕'의 촬영지로 가을철 오리온목장의 억새가 유럽피안의 감성과
동양적인 스타일로 일반시민들에게 아름아름 알려지면서 경주 암곡에서 오르는 등산로는
시즌에는 몸살을 겪고 있다. 그래서 산행코스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던 중에 오늘
회사교대근무로 인하여 함께 하지못해 미안해 하던 우리의 카페지기 장원이가 살짝
숨겨둔 비경의 등산로를 추천해준다. 낯선곳에서 만난 황금빛 가을풍경이 나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고 내마음을 훔쳤고 전율하게 만들어 놓았다 아름다운 여자만 빼고 모든
아름다운것은 함께 나눌 수록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이다.좋은만남은 축복이다.
삶이 여유로워지고 그리고 느려지는 아날로그의 place를 찾았다.
시간이 멈추는곳 그래서 마음이 편한곳 똑똑한 디지털보다 느릿한 아날로그가 좋은이유를
확인시켜주는 비밀정원에 들어서는 듯한 착각을 느낄 정도다.
항사리 마을입구에서 차를 세워두고 조금만 들어서면 낙엽이 쌓인 등산로로 접어들기 시작한다.
새로운길을 간다는 것에 다들 기분좋은 모습들이다. 걷는맛이 참 좋다.아무도 없는 호젓한 산길...
싸그락싸그락 거리는 낙엽밟는 소리들까지도 오늘 하루 예사롭지 않을 산행을 예감하면서 가을의
전설 속으로 깊이 빨려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가는 물소리를 내며 흐르는 얕은 계곡의 개울들을
몇번씩 가로지르고 주변에 펼쳐지는 수려한 자연경관까지 곁들이면서 시인의 마음이 되어진다.
이제 왠만한 단풍에는 면역이 되어 감탄사를 쏟아내질 못 할 즈음 열일곱 소녀의
홍조를 닮은 연분홍과 농익고 요염한 여인을 닮은 화려한 파스텔톤의 단풍절경이
낯선 산객들의 옷자락을 붙들어 놓는다.향기로운 술이 주객을 초대하어 취하게 하듯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에 다들 취하면서 우리들의 시간이 멈추어 버린다.비경이란
단어가 전혀 부끄럽지 않을 만큼 순수 자연미가 그대로 남아있는 아담한 계곡이다.
마음이 들뜨기 시작하면서 더이상 산을 오를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자리를 펴고
둘러 앉으니 이내 목젓이 가려워 온다.
친구들을 위해 용석이가 준비해온 돼지고기가 술맛을 한층더 업그레이드 시켜 놓으니
우리들이 만들어 내는 말맛 또한 덩달아 업그레이 되어진다. 만남과 관계를 이야기한다.
태어나면서 부모를 만나고 자라면서 친구를 만나고 배우면서 스승을 만나고 학우를 만났다
그리고 사랑하면서 아내를 만나고 자식을 만난다.이렇듯 우리들의 만남은 하늘이 맺어준
연(緣)이다. 하늘의 연으로 만난 천연(天緣)의 만남은 하늘의 책임이고 우리들은 관계의
책임을 져야 한다. 너와나의 좋은관계, 우리들의 아름다운 관계를 위해서는 서로에게
따뜻한 정성과 배려와 사랑으로 채워져야 할 것이다.사람과 사람사이에도 꽃과벌같은
관계가 이루어진다면 이세상은 아름다운 향기로 가득할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포25산악회 !! 사랑합시다 포25 산악회 !!"
상률이의 굵은 얼굴주름 뒤로도 편안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듯 아름다운 미소가 부처의
얼굴이 따로 없다. 아름다운 가을 풍경에 술맛과말맛이 더해지면서 가을남자(秋男)가 되어
살맛까지 느낀다.술병에 술이 떨어지고 나서야 다시 길을 나선다.
제법 가파른 오름길 올라서니 하늘이 열리고 갈대가 은빛 흔들림으로 길을 막아선다.
갈대숲에 늘어선 지천명의 중년들 모습은 빨간 병풍으로 산을 물들인 늦가을 풍경처럼
신비스런 아름다움으로 오래도록 우리들의 추억속에 갈무리 되어진다.
오늘 홍일점으로 따라나선 규호의 아내도 여보와 당신이 되어 갈대밭에
나란히 어깨동무로 환한웃음을 웃는다. 여보(如寶)는 보배와 같이 소중하고
귀중한 사람이라는 의미랍니다.그리고 당신(當身)이라는 말은 마땅히 한몸
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아내는 남편을 내몸같이 사랑하고 남편은 아내를
소중한 보배와 같이 여기면서 남은세월 여보,당신으로 함께 하시길...
평소 말수가 적은 인석이가 억새밭에 들어가서는 서부의 건맨이 되어 폼을 잡는다.
너희들이 갈대를 아느냐? 갈대와 같은 우리네 인생... 가야할 때 '갈때'와 가야할 곳
'갈곳'을 알고 비우고 버리면 '갈대'같은 인생을 노래하리라. 숨어우는 바람소리~~~
갈대밭이 보이는 언덕 통나무집 창가에 길 떠난 소녀같이 하얗게 밤을 세우네
김이나는 차한잔을 마주하고 앉으면 그사람 목소린가 숨어우는 바람소리...(중략)
내가 환장하는 고래고기다.총무인 병조가 애써 갈무리 해온 고래고기를
하산한 다음 내놓았다.제대로 된 고래고기는 꼬리 머리 가슴 등 부위별로
12가지 별미를 낸다. 육회, 수육, 불고기, 스테이크 등 요리법이 다양하고
요리별로 궁합을 이루는 양념도 제 각각이다. 대표적인 요리는 고래수육으로
내장을 푹 삶아 얇게 썬 것으로 돼지고기 수육과 비슷하다.
멸치젓국이 절묘한 양념궁합을 이루며 담백하고 쫄깃한 맛을 낸다.
음식이란것이 그런모양이다. 요리도 중요하고 양념의 궁합도 중요하지만
누구와함께 어디서 먹느냐가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오늘 우리들은 고래고기의 12가지맛에우정을 듬뿍묻힌 고래고기의 13가지 맛에
흠뻑 빠져본다. 용석이의 술자리 뒷심도 제법이다.분위기가 사람을 쥑이는 모양이다.
위트와 유머를 섞어가면서 주신이 된듯 군대고참처럼 한바탕 입담을 늘어 놓는다.
매번 산행때마다 친구들의 먹거리를 챙겨오는 당신에게 고맙다는 말이
왠지 좀은 숙스럽습니다. 늘 행복하고 건강하고 고운인연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곱고 화사한 단풍과억새,흙냄새 짙은 오솔길과 청량한 물소리를 쉼없이 쏟아내는 실개천이
펼쳐놓은 가을날의 정취와 풍경은 가슴 시리도록 아름다운 추억으로 오래도록 기억되리라
노루꼬리처럼 짧은 가을 햇살이 아쉬울 따름이다.짧은 가을햇살이 아깝고, 일몰의 순간
훌쩍훌쩍 말없이 떠나버리는 하루가 너무너무 아깝다.
40년 전통의오천시장 칼국수로 우리들의 가을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아름다운 모습들을 사진으로 담아준 병기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해본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산행사진도 좋았고~ 산행후기는 거의 작품수준이다~ 나도 언제 일부러 함 가봐야겠다~ 정말 좋아보인다~ 그곳에 가서 친구들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면서 올라볼란다~
구름나그네가 단풍나그네가 되어 파스텔톤의 가을이야기... 정겹게 읽었수...
그림에 시를 보태니...........화룡점정~
노루 꼬리도 짧지만 당신의글도 무척 짧은것 같은 아쉬움에 두고두고 읽어면서 아름다운 음악에 취하고 싶구려
고마우이..항상 좋은글에 감탄 하면서 내내 건강하시고 또 다음 새로운 골짜기의 인연으로 당신글 기다릴깨..안 녕
읽고 있으니 그날의 감흥이 다시 새록새록 살아나네............................... 먹고 싶고 마시고 싶고 이바구 하고 싶고 발도 씻고 싶다......
봄철엔 재피향으로 가득한 계곡의 맑은 물이 그립다. 백발의 할머니도 잘 계신다니....가을단풍이 정말 아름다운 계곡이렸다.
느그는 좋았겠당...
겨울이 오려다 포25의 가을을 보고 그자리에 멈춘듯..... 아름다운 추억이 아른 아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