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에 합격하고 신규교사로서 첫 발령을 받은지
6개월차에 들어섰습니다.
아직 내가 발령받은 첫 부임지도 익숙하지 않은
저의 교장선생님의 말씀처럼 돌도 안 지난 '신생아'인 것이지요.^^
첫 방학에 첫 연수였습니다.
신규의 열정과 패기로 어떤 신나는 연수를 받아야 할지 그저 들뜨기만 했지요.
그러던 차에 여러 직무연수 공문 중에서 이 단소연수를 알게 되었습니다.
기계치, 길치, 음치.. 모든 '치'는 다 갖춘 저이기에
오히려 이 연수에 흥미가 생겼는지 모르겠습니다.
단소는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국악강의까지 저를 실기시험 때마다
괴롭혔던 못된(!) 녀석이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오기가 생겼나 봅니다.
10일간의 연수로 음치가 가수 되겠냐, 는 심정이었으나
여름방학동안 다른 학교 선생님들도 만나보고 재밌게 보내자, 는 마음이었습니다.
한옥마을에 자리잡은 학교에서 단소를 배우는 기분은 조금 남달랐습니다.
옛것과 옛것이 만나는 자리에 저도 함께 있는 것이니까요.
수업 중간중간에 홍인표 교감선생님의 대중가요를 단소로 연주하셨던 부분은 소름이 끼쳤습니다.
와- 이 막대기 하나로 국악 뿐만 아니라 가요도 연주가 되는구나,, 싶어서
놀랍기도 하고, 저도 막힘없이 단소를 연주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역시 아직도 소리는 잘 나지 않습니다 ㅠ
그래도 교감선생님께서 소리 안나는걸 감사하게 생각하라!는 말씀에 힘을 얻습니다.
내일이면 연수가 끝이 납니다.
솔직히 뒷자리에서 뺀질거렸던 일들이 자꾸 생각나서 가슴이 뜨끔합니다.^^;;
그러나 우리 소리가 이렇게 아름답고, 잔잔하게 마음을 울린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10월에 있을 학예회에 우리반 녀석들을 데리고 단소 연주를 해볼까 하는
욕심도 생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인 제가 더 연습해야겠지요^^)
아직 '유연성'과 '단소'가 어떤 관계인지 잘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단소가 어려운 악기가 아니라는 것은 이번 연수를 통해 확실히 알았습니다.
그러니 반은 성공한 셈이지요, 교감선생님!?ㅎ
내일 단소 연주를 위해 펼쳐진 교재와 노란색 단소 막대가 왠지 귀엽습니다.
이젠 단소 선생님으로 불러주세요 ㅎㅎ
즐거운 시간, 단소의 재발견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개량한복이 멋들어지게 어울리시던 홍인표 교감선생님 또 뵙고 싶습니다.
-군산 금광초, 이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