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지어주며 사랑과 자립을 가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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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오늘(2월 3일), 그러니까 딱 한 해 전, ‘망치의 신학’으로 유명한 밀러드 풀러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망치의 신학’은 집이 없는 사람에게 뚝딱뚝딱 집을 지어주면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풀러의 대표적인 책 제목이기도 합니다.
풀러는 미국 몽고메리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서 백만장자를 꿈꿉니다. 대학교에서 경제학과 법학을 공부했고 로펌회사 변호사와 사업가로 일에 매달려 29세에 백만장자가 됩니다. 그러나 아내 린다가 부귀와 명예만을 좇는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자,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풀러 부부는 조지아 주 코이노니아 농장을 방문했다가 새 삶에 대해 눈을 뜹니다. 그곳은 크래런스 조던 박사가 설립한, 인종을 뛰어넘는 기독교 공동체였습니다. 부부는 조던의 영향을 받아 가난한 흑인 농부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사업을 펼칩니다. 아프리카 자이르(현재 콩고공화국)에 선교사로 가서 3년 동안 집짓기 사업을 벌인 뒤 귀국, ‘인류애를 위한 국제 해비타트’를 조직하고 본격적으로 사랑을 퍼뜨립니다. 해비타트(Habitat)는 ‘보금자리’를 뜻하지요.
우리나라에서는 1994년 해비타트 운동이 처음 시작됐습니다. 국내에서는 ‘집짓기’ 하면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데, 카터가 1984년부터 이 운동에 참여했고 2001년 한국에 와서 이 운동의 일환인 ‘지미 카터 워크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174세대의 집을 지어줬기 때문이죠.
해비타트 운동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입주가정은 의무적으로 500시간 집을 짓는 데 참여해야 하고 최소한의 건축비를 장기 무이자로 갚아야 합니다. 사랑을 통해 자립과 헌신의 정신을 가르치는 것이죠.
풀러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루이지애나에서 엄마와 두 딸을 위해 집을 지어준 뒤 “이 소녀들이 훗날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들은 보다 나은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합니다. 그는 30 여만 세대의 집이 세워지는 것을 보면서 눈을 감습니다. 풀러는 떠나갔지만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 사랑의 망치 소리가 울리고 있습니다.
입춘을 하루 앞둔 오늘, 추위가 매섭습니다. 이럴 때에는 좀 더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추위는 서로 나누면 눅지고 푹해집니다. 지금 이 추위에서도 누군가는 누군가를 위해 집을 짓고 있을 겁니다. 뚝딱뚝딱…!
<글. 이성주>
첫댓글 오늘은 뚝딱뚝딱 내마음에도 행복한 집하나 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