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동해바다 회집을 잠깐 들리게 됩니다
얼마 전 집안 행사를 잘 치룬 고마운 곳이면서 행사 날 울먹이던 프랑카가 정작 자신은 거의 못 먹었다고 엄살을 피워 초밥이라도 좀 사갈까 하는 마음에 들린 것입니다
이곳은 같은 신자이기도 하고 축구도 함께하는 분들이 운영하는 곳인지라 늘 들어가기 전 손님이 많았으면 하는 기도스런 마음으로 문을 여는 곳이기도 합니다.
들어서자마자 제법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손님상에 올려질 즐비한 회 접시가 가지런히 저를 반깁니다. 굳이 묻지 않아도 이미 많은 손님이 자리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분주히 음식 만들고 오르내리는 가운데 반갑게 맞이하는 그 분들은 나에게 미소 짓는 얼굴 빼고는 움직이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정신없이 바쁜 일손을 보니 어떤 안도감과 함께 기쁨이 배어납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초밥 하나 달랑 싸갈려던 소박한 나의 목적은 그들의 바쁜 일손들에 치여 왠지 그들에게 누가될까 망설여지면서 초밥 한 접시 싸달라는 저의 주문은 그만 회 한 접시 싸달라는 어깨으쓱 말로 둔갑해서 저의 입을 떠납니다.
어? 가만...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도 잠시! “예~! 알겠습니다”라는 생김새와는 달리 시원스런 마태오 형제님의 큰 대답 속으로 저의 허풍주문은 빠르게 묻혀버리고 맙니다.
에라! 모르것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까짓 꺼! 한 접시 하지 뭐! 라는 말을 되 뇌이며 순간적으로 먹고 싶다는 초밥은 주문 못하고 엉뚱하게 허풍주문을 한 제 모습이 참 우습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들은 잠시 모든 일손을 미루고 제가 가져갈 작은 회 한 접시와 스끼다시를 싸느라 일손을 모읍니다
초밥도 조금 넣어줍니다. 매운탕도 달라 그랬습니다. 간장도 더 주고...
그리고는...
푸짐한 회 봉지를 받아들고 적은 돈을 내밀어야하는 저의 손이 막 붉어지려고 하는 찰라에 사장인 김만회(요한)형님과 칼잡이 마태오형님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화려한 손사레를 칩니다
아니야 오늘은 돈은 됐어! 그냥 가져가서 맛있게 먹어...라면서
아마도 자주 이용해줘서 고맙다는 뜻이 담겨있는 듯 했습니다
땡! 잡았다 라는 생각과 함께 한편으로는 아이!...이럴 줄 알았으면 감성돔 큰놈으로 하나 주문을 하는 건데! 라는 허접한 생각을 하며 문 밖을 막 나서는데 궂은 일만 하시던 주방자매님의 혼자 말 같은 소리가 저의 귓전을 울립니다.
그럼! 사람이 오는 정이 있으면 가는 정이 있어야제!...
첫댓글 다정하고 따뜻한 글입니다. 정이 있는 스테파노이기에 늘 그 놈의 <정>이 붙어다니며, 남보다 그런소리도 잘들을 수 있는 것이제. 뭐하나 의미없는 것 없기에 뭐든지 그대로 와서 곧바로 살아있는 의미가 되어버리는 스테파노의 세계! 2005년동안에 내가 관람한 것중에 단연 최고네.
근데! 어제는 바가지 쓴거 아니여? 머가 그리 마이 나왔다냐? 확인한 번 해 봐 밑져야 본전인데...
그래서 하는 말인디~~~ <오고 가는 정>생각해서 나는 축일<선물>안해도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