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행운의 학생들은 독일에서 의학을 공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자리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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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미래 의사들, 해외에서 연수해야 하는 이유
독일 대법원은 성적만을 기준으로 의대생을 선발하는 것은 부분적으로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예비 독일 의사들은 해외로 나가는 것이 의학을 공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화면에 투사된 인간 팔의 이미지를 제외하고 강의실은 칠흑같이 어두웠다.
강사 알렉산드라가 해부학을 설명하자 약 30명의 학생들이 긴 탁자에 앉아 열심히 필기하고 있다.
슈체친에 있는 포메라니안 의과대학 1학년 학생들을 위한 해부학 수업이다.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며, 재학생 중 약 절반이 독일 출신이다.
아론은 “나는 독일에서 공부하는 데 필요한 성적이 부족했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대학 입학에 필요한 독일의 고등학교 졸업성적 "아비투어"를 취득한 후 포메라니안 의대에 지원했다.
그의 동료 학생 루이스는 처음에 독일 의대에 입학할 때까지 기다릴 계획이었다.
그녀는 구급대원으로 일하면서 물리치료사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고, 실습 간호사 교육을 받았다.
그러다 25살에 마음을 바꾸고 해외로 이주하기로 결심했다.
루이스는 “2년, 2년 반, 심지어 3년을 더 기다려야 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라며
“나에게는 불확실성이 너무 컸다. 당장 공부를 시작하고 싶었다.”라고 회상했다.
독일에서 의과대학 정원에 5명 정도만 지원할 수 있다.
그 결과 특정 고등학교의 아비투어 성적을 받은 학생들만 입학할 수 있다.
독일 대부분의 연방 주에서 소위 "넘버러스 클라우수스"라고 불리는 이 성적 기준은 1.0이다.
(영국의 A 레벨 성적인 A*AA 또는 미국의 학점 평균 4.0에 해당)
즉, 고등학교 성적이 우수한 학생만이 오랜 시간을 기다릴 필요 없이 의대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대학 시스템을 뒤흔드는 법원 판결
그러나 지난 화요일 독일 대법원은 선발 과정이 기회균등법을 위반하여 부분적으로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따라서 연방 정부는 이제부터 의대 정원 제공에 사용되는 기준을 규제해야 한다.
그러나 규제에 대한 정확한 방법은 아직 불분명하다.
대법원 결정 전은 의대 정원 9,000명 중 20%가 고등학교 성적이 가장 우수한 순으로 배정되는 시스템이었다.
나머지 60%의 자리는 현재 각 대학이 정한 다른 기준에 따라 채워지지만,
의과대학 예비 학생들의 아비투어 성적은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
나머지 자리는 충분히 인내심을 가진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현재 아비투어 성적이 우수하지 않은 학생들은 의대에 입학하기까지 6년 반을 기다려야 한다.
연간 대학 등록금 10,000유로
이것이 주머니가 넉넉한 사람들이 다른 유럽 국가로 유학을 떠나는 이유이다.
슈체친에 있는 포메라니안 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은 연간 10,000유로의 등록금을 내야 한다.
이곳에서 공부하는 루이즈는 "부모의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인정한다.
그녀는 폴란드로 이주하여 의대에 진학한 것이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고 말한다.
루이스는 "하지만 나는 공부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 라고 말했다.
루이스와 아론은 모든 지원자가 독일 의대에 입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입학 대기자들이 관련 업무 경험도 고려하지 않고,
고등학교 아비투어 성적만으로 평가받는 것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통역사의 도움을 받아 환자를 돌보기
포모르자니 교육 병원의 원장인 레첵 도만스키가 병원 복도를 활발하게 걸어 내려간다.
이 병원은 포메라니안 의과대학과 제휴한 3개 병원 중 하나이다.
도만스키는 당시 독일 민주 공화국(GDR)이었던 로스토크에서 공부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고, 이제 독일인들은 폴란드에서 공부하기 위해 동쪽으로 향하고 있다.
복도 좌우로 병실로 통하는 문이 있다. 이곳에서 외국인 학생들은 통역사의 도움을 받아 환자를 돌본다.
학생들이 폴란드어를 충분히 능숙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4명이 한 조를 이루어 일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도만스키는 말한다.
폴란드 유학, 독일에서 실무 경험
독일 의대생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도만스키 의대 교수진은 몇 년 전부터
독일 사립 병원 운영사인 아스클레피오스와 협력하기 시작했다.
먼저 학생들은 포메라니안 의과 대학에서 수업을 듣는다.
그런 다음 독일로 건너가 아스클레피오스 병원 중 한 곳에서 실습 교육을 받는다.
의대생 레온 하이네만은 "실제로 환자와 대화할 수 있을 때는 정말 다른 경험이다" 라며
"폴란드에서 환자의 혈액 샘플 채취를 위해 파견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하이네만은 학위 과정의 일환으로 현재 베를린 남쪽의 테우피츠 마을에 있는
아스클레피오스 병원의 정신병동에서 일하고 있다.
그의 동료 학생인 토마스 하이덕은 학위를 마치면 독일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대학과 아스클레피오스의 협력은 그에게 독일 병원의 일상 업무에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한다.
의사 부족 문제 해결
전문의 스테판 크롭 “독일은 의사를 충분히 양성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독일의 의료 노동조합인 마르부르거 분트는 오랫동안 독일 의과대학에 추가 정원을 확보할 것을 요구해 왔다.
현재 아스클레피오스는 슈체친에 있는 포메라니안 의과 대학과 파트너십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크롭은 학생의 아비투르 성적이 그 학생이 훌륭한 의사가 될 수 있는지에 아무 것도 말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크롭 역시 의대에 입학하기까지 2년을 기다려야 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젊고 의욕이 넘치는 의사이다. 비록 그들이 A를 받지 못했더라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폴란드도 의사가 부족하다
크롭은 독일 병원들이 독일 의사의 부족을 메우기 위해 동유럽 의사를 고용하는 것에 엇갈린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는 동유럽 의사들도 독일 의사들 만큼이나 전문성이 뛰어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다른 국가들도 의사 부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는 이 점에서 일정한 의무가 있다.”라고 말했다.
도만스키 학장은 대학의 영어 의학 프로그램이 독일의 의사 부족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한 방법이라고 한다.
그는 예비 독일 의사들을 교육하는 것을 좋아하며 “그들이 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렇게 되면 폴란드 의사들이 고국에 남을 수 있다고 그는 생각합니다.
결국 폴란드는 서쪽 이웃인 독일에 비해 의사가 두 배나 부족하다.
지난 여름, 슈체친과 폴란드의 다른 지역에서 젊은 의사들이 더 나은 근무 환경을 위해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재정적으로 보면,독일은 폴란드 의대에 진학을 위해 몰려드는 학생들로 인해 이득을 보고 있다.
독일에서는 의과대학에 입학할 때마다 약 32,000유로의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폴란드의 의대생들은 자신이 학비를 스스로 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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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의대에 가는 방법
한국 대입 수능시험과 비슷한 아비투어 점수 순으로 선발.
아비투어 선발은 전체 정원의 20%.
20%는 대기기간 전형으로 선발.
60%는 각 대학 자율.
대기기간 전형
의대 지원자 중 최장 7년 이내에서 오래 기다린 순으로 입학.
여기서 가장 중요한 관건은 의료와 보건과 관련된 경력.
응급구조대원, 중환자실 간호사, 요양병원 간호조무사, 조산사 등
현장 경험이 많을수록 가산점이 높아 주로 의료 경력자들이 지원.
독일 의대생 5명 중 1명은 대기기간 전형으로 들어온 구급대원 간호사 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