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서울시 교육감 후보가 1일 자신의 딸이 자신을 비판하며 낙선운동을 한 것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저 또한 재력과 권력을 가진 집안의 딸에게 자식의 양육권을 빼앗긴 아버지로서 많은 슬픔을 겪어야 했다”면서 자신의 가족사를 전격 공개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고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30분 서울시 을지로 3가에 위치한 고승덕 서울시 교육감 후보 캠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딸이 올린 글이 사실과 다르다거나 내용이 과장됐다고 따지기 보다 내 부덕의 소치라고 인정하고 ‘아픈 가족사’라고만 표현했던 부분에 대해 이제 소상히 말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며 자신의 가족문제에 대해 말했다.
먼저 자신이 자녀들과 헤어진 경위에 대해 “유학생활을 마치고 92년 한국 귀국 후 자녀를 한국에서 키우기를 원하는 저와 미국시민으로 키우고자 하는 전처 사이에 계속된 갈등이 있었다”며 “전처는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도 한글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고, 한국의 교육시스템에서 아이들을 키울 수 없다면서 계속 미국에 같이 가서 살 것을 종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화가 이어지던 중 98년 갑자기 ‘내가 아이들을 책임지고 잘 키우겠다’고 말하면서 양육권을 달라고 한 후 일방적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떠나면서 결별이 시작되었다”며 “그리고 저 또한 재력과 권력을 가진 집안의 딸에게 자식의 양육권을 빼앗긴 아버지로서 많은 슬픔을 겪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혼 과정에서 부부 공동명의로 된 아파트를 넘겨주고 빈털터리가 되었고, 그 이후 전처는 뉴저지에 콘도 2채를 사서 언론에 오르내리기도 했고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호화주택을 매입하기도 하였다”며 “저는 2002년까지 4~5년의 사실상 이혼상태를 거치면서 한국에 남아 외롭게 살다가 2004년 평범한 집안 출신의 경향신문 여기자였던 지금의 아내와 재혼했다”고 이혼 후 생활을 말했다.
또 그는 장인 고 박태준 회장 등 처가와의 관계에 대해 “99년에 한나라당 보궐선거로 공천을 받았지만 반납한 사실이 있다. 당시 장인이자 집권여당 자민련의 총재였던 박태준 포스코 회장 측의 회유와 압력을 받고 납치되다시피해서 기자회견장에 끌려갔다. 처가가 사위에게 신변위협을 하는 일이 드라마가 아닌 실제로 일어났고, 당시 저는 공천반납으로 가슴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회장의 장남 박성빈씨가 문용린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에 있는 조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다. 고승덕과 싸워줘서 고맙다. 이게 우리 집단의 뜻이다’고 강조했다”며 “페이스북에서는 아이들 이모, 사촌 등 전처가족들이 딸의 글에 격려를 보냈다. 이 상황은 저에게는 그리 낯설지 않다”고 자신과 처가 쪽과의 뿌리깊은 불화도 설명했다..
나아가 그는 박성빈씨와 문용린 후보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문 후보와 박 회장은 2000년 교육부장관과 총리로 재임하였고, 박태준 회장 사망 시 문용린 후보가 장례위원을 맡기도 했다. 또 박성빈씨와 문 후보는 2012년 2월부터 1년간 함께 포스코 청암재단 이사로 함께 재직했다”며 “둘은 2대째 내려오는 끈끈한 관계가 있고, 고승덕을 적으로 생각한다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신의 딸의 글에 대해서도 “박태준 회장의 아들과 문 후보의 야합에 기인한 것이 아닌지 정황을 의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 후보는 또 “저를 고시3관왕, 부족한 것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박태준가에서 저는 평범한 집안의 자수성가한 아들이었고, 한국에서 자녀를 키울 것을 고집하는 답답한 촌놈”이라며 “제가 박태준가에 미움을 받게 된 이유는 나이든 부모가 있는 한국에서 살기를 원해 영주권을 뿌리치고 귀국했고, 다시 미국에 나가 살기를 거부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소박한 소망이 재벌가에서는 문제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상황에 대해 “저는 지금 또 다시 공작정치의 폭풍 속에 외로이 서있다”며 “저의 딸이 어떠한 마음으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는지는 소상히 알아보겠다. 그 아이가 가졌을 저에 대한 미움에 대해서도 저의 잘못임을 인정하겠다. 딸에게는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저의 자녀를 이용해 저를 후보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공작정치에는 맞서겠다. 한때 재벌가의 사위였던 대가를 이렇게 혹독하게 치르면서, 저는 재벌가 집안과의 결혼이 낳을 결과에 대해 부주의했던 저의 젊은 날을 반성한다”며 “문용린 후보가 관권선거 뿐 아니라 공작정치에도 능하다는 것을 안 이상, 더더욱 이런 후보에게 서울의 교육을 맡길 수 없다. 더 이상 저의 아픈 가족사를 선거에 이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