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르르르릉
쿠콰콰쾅~!!
"하아~ 하아~ "
뇌성을 동반한 벼락.
세찬 빗줄기와 미친듯이 휘몰아치는 바람을 뚫고, 한 여인은
필사적으로 달아나고 있었다.
들고있는 장검으로 풀을 베어내며 움직이기 좋게끔 길을 트면서도
연신 뛰고있는 발놀림은 느려지지 않는걸로 보아 이 여인은 대단한
달인일 것이다.
그녀의 어깨에는 두개의 화살이 박혀있었고, 그것은 통증을 유발
시키며 자꾸만 그녀의 눈을 감기게 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쓰러질수 없었다.
그것은 그녀의 품에 안겨있는 한 어린생명때문이었다.
"있다!! 포위해!! 절대 놓쳐서는 안된다!!"
뒤에서 들려오는 거친 음성들.
푸르게 빛나는 빛의 구슬들이 곧곧에 떠오르며 곧 사방을 환히
밝힌다.
그녀는 몸을 멈춰세워 자신을 포위한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빠져나갈 틈은...없었다.
"자아...그럼 그 저주받은 아기를 내놓으시죠."
"이 아이가...이 아이가 어째서 저주받았다는 말씀입니까!!"
"그 검은색 머리카락과 검은색 눈동자...그 이상의 증거는 없습니다."
"단지 머리카락이 검다고 해서... 눈동자가 검다고 해서
저주받은 아이라고 하는것은 너무 억지가 아닙니까?!"
아기를 꼭 끌어안으며 악에받쳐 외치는 여인.
남자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이 대륙이...5대국가가 성립된 이전부터 검은색 머리카락과
검은색 눈동자의 인간이란...듣도보도 못한 일입니다.
이는 필시 저주받은 아이가 분명합니다."
"그럴리가 없어요!!"
"말이 통하지 않는군..."
뒤를 돌아보며 고개를 한번 까닥이는 남자.
그것을 신호로 포위한 사람들이 조금씩 여인에게 다가가기 시작한다.
여인은 왼손으로 아기를 꼭 끌어안고 장검을 쥔 오른손에 더욱 힘을
가하며 다가오는 남자들을 노려보았다.
"..조심해라 비록 상처입었다고는 하나...그녀는 마법검사니."
침착한 어투로 주의를 주는 남자.
이 남자의 입에서 나온 마법검사라는 단어의 의미는 컷다.
[마법검사]
검과 마법을 동시에 쓸수있는 자들.
분명 검과 마법을 함께익혀 쓰는 자들은 이 대륙에도 많은 수가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검과 마법을 [동시에] 쓸수있는 자들은 드물다.
특수한 재능. [이상체질]
이것 덕분에 마법검사들은 마법에서 가장 중요한 [캐스팅] 이라는
절차를 무시하고 마법을 사용한다.
덕분에 검을쓰는 전투와 동시에 마법을 사용할수가 있는것이다.
시동어만으로 마법을 발현하는 능력.
그것을 이 여인이 지니고 있다는 말이었다.
폭우를 맞으며 도망을 친지 벌써 2시간째.
그동안의 출혈과 통증으로 인해 여인은 이미 거의 앞을 볼수없는
상태였다.
그것을 알리지 않으려는듯 무섭게 인상쓰며 눈을 빛내는 그녀.
다가오는 기척에 맞추어 그녀는 가장 미숙해 보이는 자에게 달려들었다.
"어어엇?!"
갑작스러운 돌격에 놀라는 병사.
그는 분명 초보가 분명했다.
움찔하는 틈을 놓칠 그녀가 아니었다.
아주 익숙하고 숙련된 자세로 목을 베어버리는 여인.
폭우가 몰아치는 허공으로 분수처럼 피가 솟아오른다.
동시에 주저앉으며 크게 검을 휘두르는 여인.
뛰어들던 두명의 검사가 다리를 부여잡고 울부짖으며 쓰러진다.
여인은 검에 의존해 몸을 일으키며 숨을 골라내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린다.
그 살벌한 눈빛에 움찔하는 병사들.
여인과 대화했었던 남자가 다시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흔들었다.
"휴우..역시 제가 나서야 하는군요... 당신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말이죠."
"......잭 이버스.."
"마가트라 유일의 마법검사, 이카리 유이.. 오늘 당신의 검술...
확실히 견식해 보겠습니다."
들고있던 창을 들어세우며 자세를 잡는 남자.
창술로 유명한 마가트라 안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드는 창술의 대가.
유이는 숨을 골라내며 오른손에 힘을 주었다.
"하아압!!"
기합과 함께 창을 찔러드는 잭.
유이는 검으로 창의 옆면을 때려내며 옆으로 피해냈다.
하지만 어느새 회수되어 다시 찔러오는 창.
찌르기는 원래 빗나가면 공격한 자신이 위험해지는 기술.
하지만 잭은 거의 빈틈없이 재차 찌르기를 하고 있었다.
일발의 찌르기를 연속기술로 까지 발전시킨 창술.
마가트라의 창술이 무서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프레임 애로우!!"
발동어를 외치며 검을 휘두르는 유이.
폭우 속이라 그 위력은 평소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화염계 마법.
검은 몸을 살짝틀어 피해내고, 마법을 창을 돌리는것만으로 막아내 버린다.
"후후. 아무리 마법검사라 해도 당신은 화염술사.
다른 속성의 마법은 전혀 쓸수가 없지요. 당신이 이상체질이 아닌한
말입니다."
"큭.."
다시금 자세를 취하는 잭.
"하지만!"
그리고 달려드는 잭.
"한 사람이 두가지의 이상 체질을 가졌다는 말은 들어본적이 없다!!"
- 카캉!!
오른손에 극심한 통증이 왔다고 느끼며 물러서는 유이.
그녀의 검은 우아한 원을 그리며 허공을 돌아 땅에 꽃힌다.
창을 유이에게 겨누며 조용히 말하는 잭.
"끝입니다. 이카리 유이."
신음을 삼키며 입술을 깨무는 유이.
'살려야 해. 이 아이만은... 아직 세상의 즐거운일..행복한일을
전혀 해보지도 못하고 이대로 가게할수는 없어..'
주춤추춤 물러서면서도 시선은 절대 잭에게서 떼지않는 그녀.
조금씩 다가서는 잭.
"포기하시죠. 뒤는 절벽....자 아이를 내놓으시죠.
그럼 당신의 목숨만은 살려드리죠."
"....세상의 어느 어머니가 자식을 담보로 생명을 구걸하죠?"
".....할수 없군요...."
무표정한 얼굴로 창을 찌르는 잭.
가만히 서있던 유이는 갑자기 아기를 뒷쪽 절벽으로 던진다.
절벽 아래는 급류.
만에하나 살아날 가능성은 있다.
'신이여...이 아이를...'
서서히 작아지고 있는 아이를 애처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여인.
동시에 등뒤에서 날카로운 충격이 전해진다.
- 퍼억!
"허..억.."
"쓸데없는 짓을 하셨군요... 어짜피 저런 급류...살아날 수는 없겠지요."
".....신....지..."
눈물을 흘리며 아이가 떨어진 절벽밑을 바라보던 유이는 이내
숨이 다한듯 그자리에 쓰러졌다.
잭은 쓸쓸한 눈으로 창을 뽑아낸 뒤 한동안 유이를 바라보았다.
"....우리 할일은 끝났다... 다들 돌아가자.."
쓸쓸한 음성으로 잭은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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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날씨한번 기막히게 좋군. 어제 그렇게 미친듯이 내리던게
거짓말 같군 그래."
쏟아지는 태양빛에 눈이 부신듯, 남자는 눈을 가리며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구름한점없이 푸른 하늘.
오늘따라 남자는 이 하늘이 마음에 든다고 생각했다.
"그럼, 오늘 반찬거리를 잡으로 가보실까."
낚시대를 어깨에 걸치며, 남자는 강가로 향하기 시작했다.
이 숲에 살기 시작한지 이제는 5년이 다 되어간다.
이 대륙에서는 전혀 볼수없는 복장과 마찬가지로 한번도 볼수 없었던
그 앏은 검.
이것은 이 남자가 이방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갈색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즐거운듯이 강가로 향하던 그는 문득
무슨 소리가 들려와 발걸음을 멈췄다.
".......아기....울음소리?!"
말도 안된다는 듯이 머리를 세차게 흔드는 남자.
이런 숲근처 강가에서 아기울음소리가 들려올리가 없다.
게다가 이 숲은 많은 마물들로 유명해진 숲.
"허~ 이런 요즘 나도 이상해지고 있나보군."
혀를차며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는 남자.
하지만 남자는 다시 발걸음을 멈출수 밖에 없었다.
"......환청이...아니군.."
급하게 뛰어가는 남자.
울음소리를 쫓아 빠르게 달려온 남자는 강가에서 울고있는 한
아기를 발견했다.
튼튼하게 보자기에 싸여 울고있는 아기.
검은 머리카락..
"검은색....머리카락!?"
아기를 안아들던 남자는 한순간 움찔한다.
울던 아기는 남자가 안아들자 울음을 그치고는 그 자그마한 눈을
떠 남자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검은색.....눈...동자.."
한동안 아기를 바라보던 남자는 곧 아기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검을 뽑아들었다.
"검은빛의 눈동자는...재앙을 불러온다고 했었지.."
이 대륙의 사람들이 몇번씩이나 했던 말을 떠올리며 남자는 천천히
검을 치켜들었다.
그것을 맑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아기.
한참을 검을들고 있던 남자는 곧 피식 웃으며 검을 다시 집어넣었다.
"쿡...나도 몇년사이에 이 대륙사람 다 되었군... 내 고향에는 이런
머리색과 눈색은 흔했는데 말이야.....그건 그렇고, 이 대륙 사람들
은 참 이상하군 그래..이런 아기가 재앙을 불러온단 말인가?
이런..순수함의 상징이?"
다시 아기를 안아드는 남자.
남자가 미소짓자 따라서 '꺄르르~' 웃는 아기.
"나는 먼 동방대륙에서 온 검사 <유무영>이라고 한단다.
내 고향의 머리색을 지닌 아이야. 넌 이름이 뭐니?"
남자의 물음에 그저 까르르 웃기만 하는 아기.
여기저기 아기를 살피던 남자는 보자기 안에 단검이 들어있는것을
보았다.
그것을 꺼내들고 천천히 살피는 남자.
칼집에는 조그만 피리가 매달려 있고, 검에 드래곤이 감겨 올라가며
날개를 핀듯한 모습의 문양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뽑아든 검 안쪽에는 선명히 '이카리 신지' 라 새겨져 있었다.
"신지라고 하는구나....이 아저씨랑 함께 살까?"
남자에 물음에 더욱 환한 미소를 지으며 '꺄르르~' 웃는 신지.
남자..무영은 미소를 지으며 아이를 안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낚시를 하기 시작했다.
비가 그친 하늘은 너무도 맑고 푸르렀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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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으으...
아트라스 대륙전기..드디어 본편으로 들어갑니다.
저는 또 판타지를 쓰고 마는군요..
하우..
어쩔수 없죠 뭐^^;;
저란 인간이 워낙 판타지 매니아라..
그럼 재미있게 읽어 주십시요.
- 붉은 노을은 내일을 알리는 빛 -
카페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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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소설。
ː소설ː
{아트라스대륙전기} 바람의 장 <1화> [폭풍우의 끝에서]
백상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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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3.02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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