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서루는 우리나라 정자의 대표적인 건축양식으로 지어진지 600여 년 된 현존하는 건축물이며, 현재 국보 지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살펴보면 2층 누각으로 1층은 언덕 비탈을 살려 주춧돌과 기둥이 있고 2층 하나만을 쓸 수 있게 한 누각이다.
건축방식은 땅의 높낮이가 다를 때 기반을 다지고 평평하게 고르지 않고, 그 자리에 따라 주춧돌을 놓고, 그 높이에 따라 기둥 길이를 다르게 하여 짓는 그랭이 공법으로 짖었다.
우리나라 많은 사찰들이 이렇게 지어졌으며, 이는 새로운 건축물이 인위적으로 자연을 변형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환경에 어울려 살렸는 조상의 지혜가 깃든 우리만의 독특한 건축양식이다,
이러한 주춧돌을 덤벙주초라 하며 우리네 삶과 비유하여 재밌는 교훈적인 글이 회자되고 있다.
아마도 육십 중반을 살아온 우리들도 지난 세월 돌이켜보면 모든 게 자기 뜻대로 되지는 않았으며, 주워진 환경에 맞췄어 덤벙덤벙 살아온 삶이라 본다. 앞으로도 순리적으로 주변과 잘 어울려 살라고 하는 것 같다
덤벙 주초(柱礎)
둥글넓적한 자연 그대로의 돌을 다듬지 않고 건물의 기둥 밑에 놓은 주춧돌을 덤벙 주초이라고 부른다
어느 날 오랜만에 내 얼굴을 본 할머니가 물으셨다
“얼굴이 왜 그렇게 어둡냐?”
할머니는 한 쪽 눈을 실명하셨고,
목소리를 통해 사람을 분간하실 정도로 다른 쪽 시력도 안 좋은 상태였다.
그런 할머니의 눈에 손자의 힘든 얼굴이 비친 모양이다.
“너무 걱정 마라…
때가 되면 다 잘 풀릴 거니께…
세상은 덤벙덤벙 사는 거니라…”
어떤 위로의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지치고 힘든 나였다.
하지만 덤벙덤벙 살라는 말은 꽤 인상적으로 마음에 꽂혔다.
물론 그게 어떤 삶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몇 년이 흘렀다.
책을 읽다가 우연히 ‘덤벙 주초’란 것을 알았다.
강원도 삼척에 “죽서루”라는 누각이 있다.
특이한 것은 그 누각의 기둥이다.
터를 반반하게 고르는 대신
터에 맞게 기둥의 길이를 달리한 것이다.
길이가 다른 17개의 기둥으로 만들어졌다.
쇼트 다리도 있고 롱다리도 있다.
이렇게 초석을 덤벙덤벙 놓았다 해서
‘덤벙 주초’라 불린다.
순간 할머니의 말씀이 떠올랐다.
“세상은 덤벙덤벙 사는 거야…”
터를 반반하게 고르는 대신
터에 맞게 기둥의 길이를 달리 놓을 줄 아는 여유가 놀랍다.
그래서 할머니의 말뜻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세상은 평탄하지 않다.
반반하게 고르려고만 하지 마라…
‘덤벙 주초’처럼 그때그때 네 기둥을 똑바로 세우면 그만이다.
그렇습니다.
세상은 언제나 가만있지 않고 흔들거립니다.
흔들리는 세상에서 중심을 잃지 않으려면
마음의 기둥을 잘 세워야 합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서둘지 말고 조급하지 말고
욕심부리지 말고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기만의 삶을 살아갈 일입니다.
문화재를 유심히 보면 아는 만큼 재미있다
누가 여기서 놀았을까? 시, 글은 누가 남겨 이를까? 어디가 상석일까? 건축물 특이점이 무엇을 말하는지?
몇 가지 둘러보며 죽서루의 멋을 음미한다.
개혁군주 정조가 직접 방문할 수 없으니 단원 김홍도로 하여금 그려온 그림을 보고 한 수 읊은 어제가 있다.
" ~~~ 삼척부사는 뉘 집 자식인가?~" 부러움을 담은 시가 눈에 띄다
천장을 보면 서까래가 다 보이는데
우측 끝트머리부분에 종으로 천장을 막은 판이 보인다. 이것은 연회 도중 위에서 떨어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였다. 아마도 판막이 바로 밑자리가 죽서루의 상석이지 않을까?
가장 자리를 보면 하얀색 바탕에 특이한 문양 들이 있다. 구름과 비, 물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왜 이런 문양을 하였을까? 건축물이 대부분 나무로 이루어져 불에 약하므로 불을 이길 수 있는 물을 그려 건축물의 허한 부분을 보충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현했다고 본다.
일종의 도가사상에 기반을 둔 비보풍수라 판단된다.
비보(裨補)는 사전적으로 '약하거나 모자란 것을 도와서 보태거나 채운다'라는 뜻으로, 비보풍수는 어떤 지역의 풍수적 결함이 있는 경우에 인위적으로 보완하는 것을 의미한다.
첫댓글
자세한 설명
잘읽었습니다
덤벙덤벙 살려고
노력해야겠습다
서둘지 말고
조급하지 말고
욕심부리지 말고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기만의 삶을 살아갈 일입니다.
감사합니다
자로잰듯 사나
덩벙 덤벙사나
세월은 같이갑니다
어느게 속편하게 살까요
어디서 귀한것
모셔왔네요
내가 자주갔던곳
같이간 지인이 이 누각 기둥을 보랴
길이가 다 다른걸보았지
그때가 자연훼손하지않고
암반위에 그대로 멋진. 누각을보며
감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