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한가운데 "서울의 4배 규모" 수도 만드는 인도네시아... 한국에 기회인가
조코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독립기념일 8월 17일 보르네오 섬에 위치한
누산타라(고대 자바어로 군도라는 뜻)를 새로운 수도로 공식 선언한다.
프라보워 대통령 당선인은 10월 취임식에 맞춰 공무원 6000명과 함께 누산타라로 이주할 계획이다.
코로나19와 대선 등으로 지지부진했던 수도 이전 프로젝트가 급물살을 타고 있으며,
방관했던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 누산타라 수도청은 12일 미·중·일 등 각국 기업으로부터 에너지와 교통 인프라,
주택단지와 관련한 투자의향서 400여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누산타라로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총사업비는 350억달러(약 5조5041억엔)로 조코 대통령은 이 중 20%인 70억달러만 정부가 충당하고
나머지 80%는 해외 민간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2025년 본격적인 민자사업이 발주되는데, 현재는 투자의향서를 받고 있다.
누산타라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중국 기업이다.
차이나데일리는 "중국철도건설공사가 인도네시아 당국에 누산타라의 교통 시스템을 개발하는 제안서를 보냈다"며
"중국 기업들은 이미 조코 대통령의 계획을 돕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누산타라의 최대 투자자는 싱가포르로 29개사가 투자의향서에 서명했다.
이어 일본이 2위, 중국과 말레이시아가 공동 3위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중국이 2년 안에 싱가포르를 제치고, 누산타라의 해외 직접투자국 1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코 대통령의 최대 유산 … 차기 대통령 승계
누산타라는 '인프라 대통령'으로 불리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최대 프로젝트이자
인도네시아판 "네옴 시티"로 불리는 초거대 사업이다.
조코 대통령은 2019년 8월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북쪽으로 1300㎞ 떨어진 누산타라로 이전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사태 발생으로 예산의 상당 부분을 코로나 대응에 투입하면서 새로운 수도법 제정과 착공 일정은 미뤄졌다.
2년 6개월이 지난 2022년 1월 수도건설법을 통과시켜 공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조코 대통령의 임기가 변수로 떠올랐다.
2014년 대통령으로 당선돼, 2019년 연임에 성공한 그는 올해 10월 임기가 만료된다.
인도네시아는 대통령 3선이 불가능하다.
차기 대통령으로 수도 이전이 탄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해외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 2월 조코 대통령의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공약한 프라보워가 당선된 이후 투자 열기가 살아나고 있다.
수도 이전을 추진하는 배경에 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도시 침하 문제가 있다.
자카르타는 인구 1060만명, 수도권 일대에 3,000만명이 밀집한 거대한 도시이다.
하지만 인구 과밀화와 함께 해수면 상승과 지하수 고갈로 인한 지반 침하로 한계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자카르타가 연간 최대 15센티미터씩 침하되고 있으며,
2050년에는 전체 면적의 3분의 1이 물에 잠길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미 자카르타 전체 면적의 40%가 해수면보다 낮은 상태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기후 위기로 수도 이전이 결정된 세계 최초의 사례"라고 전했다.
누산타라가 인도네시아의 새로운 수도가 되면, 자카르타는 경제특별구의 지위를 얻게 된다.
정글 한가운데 "서울의 4배 규모" 수도 만드는 인도네시아... 한국에 기회인가
신수도가 들어서는 보르네오 섬은 1억4000만 년 된 세계 최대 규모의 열대우림으로 뒤덮여 동남아의 아마존으로 불린다.
오랑우탄 등 멸종 위기에 있는 토착종의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누산타라 예정지의 총면적은 2561km로 자카르타 662km, 서울 605km의 4배, 싱가포르 740km의 3.5배 규모다.
환경 파괴 우려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누산타라를 친환경 스마트시티로 설계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풍력 태양광 수력 등 재생에너지만 사용하고, 도시의 65%를 숲으로 만들어
206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한다는 것이 조코 대통령의 구상이다.
이미 2022년부터 약 20만명의 노동자가 투입돼 "정글 속 유토피아"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사 진행 상황이 가장 빠른 곳은 정부 핵심업무구역(KIPP) 내에 있는 대통령궁이다.
대통령궁은 인도네시아 국조인 전설의 새 "독수리"가 날개를 편 모습을 형상화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최근 공개한 위성사진에서는 보르네오섬 동부지역에 빽빽한 열대우림이 열리고
그 자리에 펼쳐진 도로망과 거대한 건물들을 확인할 수 있다.
구속력 있는 계약은 전무…한국은 아직 관망세
누산타라에 미국 빅테크 기업이 투자할 가능성도 있다.
4월 30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가 자카르타를 방문해
조코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인도네시아에 향후 4년간 17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달 17일 팀 쿡 애플 CEO도 자카르타를 방문해 인도네시아에 아이폰 제조시설 건설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코 대통령은 이들 기업에 새로운 시설을 누산타라에 건설해 달라고 제안했다.
인도네시아 부디 통신정보부 장관은 "조코 대통령이 애플 CEO에게 누산타라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 업무협약(MOU)이나 투자의향서 수준일 뿐 구속력 있는 투자계약은 한 건도 없다.
코로나19 사태 전인 2020년 1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자카르타를 방문해
3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가 2년 뒤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철회했다.
조코 대통령이 "누산타라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힌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도 주요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도 지금까지 누산타라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에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 경험을 살려 누산타라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해 달라는 뜻을 밝혀왔다.
KOTRA의 동남아 지역 전문가는 "누산타라 수도 이전 사업은 동남아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에 큰 화제다" 라며,
단순한 사업성을 따지기보다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나 수소산업 등
한국의 신기술과 역량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주도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한국은 세종시를 새로운 행정수도로 발표하고 국회를 옮겨야 합니다.
그래야 서울에 집중된 정치도 일정부분 축소할 필요가 있고,
무엇보다 지방 균형 발전에 가장 부합한 의미가 될 겁니다.
특히, 수도권에 몰린 인구 과밀화 현상도 어느 정도는 해소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