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일본 경제는 계속 침체...
"암울한 상장만 노리고 이후 성장하지 않는 기업이 너무 많아" 큰 문제
일본의 상장기업은 약 3900개에 달한다.
전략캐피탈의 마루키 대표는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의 상장기업 수와 비교하면 경제 규모에 비해 상당히 많은 편이다.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과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상장과 같은
"직함"이 사회적 지위가 된 것도 한 요인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본 칼럼은 마루키 다카시의 "말하는 주주의 주식시장 원론"의 일부를 재편집한 것이다.
일본 상장기업은 "난립"상태
현재 일본의 상장기업은 약 3900개에 달한다.
반면 경제규모로 보면 GDP가 일본의 6배에 달하는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 상장기업 수(미국 내 기업)는 5000개 정도라고 한다.
단순 비교는 할 수 없지만, 일본의 상장기업은 상당히 많은 것 같다.
물론 각 회사들이 모두 건강하고 성장하고 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비록 상장 당시에는 작더라도 성장에 따라 커지면 좋겠지만,
일본 시장은 상장 당시에도 작고 이후에도 커지지 않는 기업이 많다는 것이 미,일 비교에서 드러나고 있다.
일본 경제가 침체된 지 오래인 것도 이런 결과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규모의 경제'라는 말이 있다.
사업 규모나 생산량이 커질수록 단위당 비용이 작아져 경쟁력이 강해진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일본 기업은 어쨌든 개별 기업의 규모가 작다. 그리고 같은 업종에 다수의 상장기업이 밀집해 있다.
"군웅할거"라고 하면 좋게 들리지만, 다르게 보면 "소당 난립(小党乱立)"의 상태이다.
즉,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기 어려운 환경인 것이다.
성장을 원하지 않는다면 상장할 필요가 없다.
애초에 시가총액이 작고 시장에서 매매대금이 작은 기업은 기관투자자나 해외 투자자의 투자 대상이 될 수 없다.
그 기업들에 대한 조사 보고서 등을 작성해 주는 소위 커버해주는 애널리스트도 없다.
그러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을 사기도 어렵고, 주가는 싼 채로 외면당한다.
이런 악순환은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상장사들이 오래전부터 안고 있는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
좀 더 통합과 구조조정이 진행되어 기업 규모가 커지면 상황이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아니면 성장을 원하지 않는다면 애초에 상장을 할 필요가 없다.
상장이란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이다.
그 대신 투자자들로부터 매일매일 평가받고 가격을 매겨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은 이익의 극대화, 즉 성장을 통해 주가를 올려주는 것이다.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없거나 부응할 의지가 없다면, 당당하게 백기를 들어야 한다.
상장은 목표가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
원래 그런 기업은 주가가 침체되어 누군가에 인수되거나 상장폐지되는 등,
자연 도태되는 것이 엄격하고 합리적인 자본주의가 지향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그런 변화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그 결과, 작고 비효율적인 채로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최근 2023년 봄 도쿄증권거래소의 요청도 있어, 자본비용 이상의 수익률에 자신이 없는
기업들은 이전보다 더 비상장을 선택할 수도 있고, MBO 건수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상장 기준의 문턱을 높여야 한다
상장기업의 대형화와 기업 수를 줄이기 위한 첫걸음으로 우선 상장 기준의 문턱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도쿄증시 프라임 시장의 상장 기준은 유통주식 시가총액 100억 엔 이상, 스탠다드 시장은 10억 엔 이상이다.
이 금액을 어느 정도 상향 조정하면 필연적으로 상장 기업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또 하나, 기업 인수가 더 빈번하게 이뤄진다면 상장기업은 줄어드는 반면 사업규모는 그만큼 커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 인수에 대한 행동지침"을 준수하고, 혐오감과 선입견을 버리고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
설령 경영자가 싫어하는 인수자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더라도 기업가치 제고의 관점에서 검토해 볼 가치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지금까지 "동의 없는 인수"를 도와주지 않았던 은행이나 증권사 등
자문사들이 이제는 그 기업과 일본 경제 전체의 미래를 생각하며 변절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것이 당연시되면 주가가 부진한 기업은 "동의 없는 인수"를 통해 쉽게 매수될 수 있다.
이는 결국 시장 원리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장기업"이라는 타이틀이 하나의 지위가 되어가고 있다.
일본에 상장기업이 많은 것은 그 본연의 의미와는 별개로 "동경 1부 상장, 동경 프라임 시장 상장"과 같은
"직함"이 사회적 지위가 된 것도 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자격이나 면허처럼 상장 기업이라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다는 이미지가 굳어져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예전에 너무 성장 의지와 계획성이 느껴지지 않는 여러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해 상장폐지를 권유한 적이 있다.
하지만 한 회사의 사외이사는 "상장을 하지 않으면 거래처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한다"
"상장기업이 아니면 좋은 인재가 모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투자 대상 기업뿐만 아니라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거짓말이다.
업계에는 우리회사보다 규모가 더 큰 회사가 3군데 있는데, 2군데는 비상장 회사이다.
상장하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니다.
이에 대해 물었더니, 상대방은 입을 다물었다. 상장을 유지해야 하는 합리적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상장기업에 대한 신뢰는 왜 그렇게 큰가?
그리고 인재에 대해서도 또 다른 의미에서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상장기업이라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다는 생각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그런 동기로 지원한 사람이 과연 우수한 인재인가? 라는물음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직장에서 안정과 안정을 추구하는 것은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내기보다는
최소한의 일만 하고, 월급만 받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런 사람의 비율이 높은 회사는 성장하기 어려울 것 같다.
또, 사회 전체적으로도 상장기업에 대한 신뢰는 왠지 모르게 대단한 것 같다.
나도 직원들을 위해 주택을 회사에서 빌려주고 월세 일부를 월급에서 공제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데,
집주인에 따라서는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 이유는 "상장기업에게만 빌려주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전혀 의미 없는 선긋기라고 생각하지만, 세상의 인식이란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도 바뀌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상장을 목표로 삼는 기업이 많은 것 같다.
다양한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아 사업을 확장하기보다는 일단 사회적 지위만 확보하면 된다는 생각인 것 같다.
그렇다면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상장기업의 4분의 1은 모회사 또는 대주주의 강력한 영향력 아래 있다.
상장기업이 많은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아버지와 아들의 상장"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모회사가 50% 이상의 지분을 가진 자회사가 상장하는 경우로,
세계에서는 그 사례가 많지 않지만 일본 주식시장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지배주주(의결권이 있는 과반수 주식을 보유한 주주)가
30% 이상 보유한 상장기업은 일본이 상장회사 수의 16.84%인 반면,
미국 1.41%, 영국 0.2%, 프랑스 5.95%, 독일 5.66%이다.
(도쿄증권거래소 작성 자료, 종속 상장) 회사에서 소수주주 보호의 관한 연구회, 2020년 1월 7일).
또한,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자회사 수는 2022년 기준 258개사로 4년간 18% 감소했지만,
20% 이상 50% 미만의 주식을 보유한 대주주가 있는 상장기업은 2022년 기준 958개사에 달한다
(동 2023년 3월 22일 기준).
이는 약 3900개에 달하는 상장사 중 4/1에 달하는 기업이 모회사 또는 대주주의 강력한 영향력 아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 기업 후손의 낙하산 인사"를 위한 것이 아닌가?
왜 자회사와 관계사를 상장시키는가?
이를 통해 모회사나 대주주인 기업의 기업가치가 높아진다면 그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 자회사 등이 정말 좋은 회사라면 100% 보유하는 것이 자회사의 이익과 직결될 것이다.
굳이 상장을 해서 불특정 다수의 일반 주주들에게 이익을 분배할 필요가 없다.
반대로 자사에 짐이 된다면 모두 팔아치우면 된다. 굳이 주식을 보유할 필요도 없고,
더군다나 대주주로 남아서 상장을 시킬 필요도 없을 것이다.
즉,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다른 이유로 "아버지와 아들의 상장"을 하고 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다.
그것은 무엇일까?
오랫동안 노무라증권에 근무하면서 특히 여러 대기업을 담당했던
내 느낌으로는 모 기업에서 내려올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인 것 같다.
예를 들어 사장이 어떤 직원에게 “너는 우리 회사 이사가 될 수 없지만,
이런 자회사를 만들었으니 그곳의 이사는 어때?”라고 제안하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상장을 목표로 해봐도 좋다" 라며 동기부여를 위해 노력한다.
그 결과 상장까지 이르게 된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 후, 자회사 이사 자리는 모회사의 인사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았다.
부모-자녀 상장 자회사 주식을 보유하는 것에 단점이 있다.
한편, 일반 투자자가 부모-자녀 상장 자회사 주식을 보유하는 데에는 단점이 있다.
바로 부모와 자식 간에 이해상충이 발생하기 쉽다는 점이다.
게다가 모회사가 50% 이상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이상 일반 주주에게는 의결권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또한, 모회사와 자회사 간 업무상 거래가 있는 경우 힘의 관계로 볼 때,
자회사가 모회사에 유리한 거래조건을 강요당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즉, 자회사의 이익을 모회사에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약 200억 원의 은행 차입을 하고 있는 자회사가 모회사에 500억 원을 예치하고
그 차입금리보다 낮은 이자율만 받고 있는 사례도 있었다.
또한 자회사 매출의 90% 이상이 모회사에 대한 매출이며, 모회사의 공장에 불과한 자회사도 있다.
(물론 이렇게 모회사에 사업을 의존하고 있는 자회사는 현재 상장 기준으로는 신규 상장이 불가능하다)
또는 여론의 비판을 견디다 못해 자회사의 상장을 폐지하고 모회사에 흡수합병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모회사가 TOB(주식 공개매수)를 실시하여 자회사의 주식을 소액주주로부터 매입하게 된다.
다만 그 매입 가격은 모회사 입장에서는 저렴할수록 좋다.
자회사의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높을수록 좋지만, 모회사가 제시한 금액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강압성"의 문제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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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키 츠요시
스트래티직 캐피탈 대표이사
1982년 도쿄대학교 법학부 졸업. 노무라증권 주식회사 입사 후, 주로 일본 기업 및
정부 관계기관의 자금조달 건 인수, 대형 민영화 기업의 IPO, 정부 관계기관의 일본 은행에 대한 자금 투입 자문,
미국 기업의 일본 상장 자회사에 대한 공개매수 대리인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2012년 주식회사 스트래티직 캐피탈을 설립하여 대표이사로 취임,
같은 해 12월부터 행동주의 전략 펀드 운용을 시작, 일본 최초의 행동주의 펀드 운용을 시작했다.
국제 기업 지배구조 네트워크(ICGN) 회원.
첫댓글 반짝 증시에 일베들의 환호는 언제까지 이어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