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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 유정열 여행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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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가벼운 땀을 식혀줄 정도의 알맞은 바람이다. 눈앞의 호수는 잔잔하다. 그 날의 치열했던 전투의 현장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이 한가롭다. 강원도 화천군에 있는 파로호는 전국 최고의 낚시터로 사랑 받는 곳이다. 다양하고 풍부한 어종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60년 전 이곳에서는 수많은 병사들이 적과 맞서 싸웠다. 국군 제6사단과 연합군은 1951년 5월 중공의 대공세에 맞서 중공군 6만 2천여 명을 사살하거나 생포했다. 파로호에는 병사들 목숨만큼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들은 우리의 아버지이며 형과 친구들이었다. 파로호 안보 전시관 뒤 언덕에는 파로호를 조망하는 전망대가 있다. 오른 쪽에는 그날의 승리를 기리는 이승만 대통령의 친필 휘호를 새겨 넣은 파로호 비가 있다. 파로호는 '오랑캐를 대파한 호수' 라는 뜻. 파로호 전망대에서 보면 화천댐이 눈에 들어온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댐으로, 우리나라 댐 중 가장 오래되었다. 댐에는 당시의 격렬한 전투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포탄과 총알자국은 지울 수 없는 역사의 흔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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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로호 비와 함께 화천 곳곳에는 많은 기념비가 있다. 643고지 전투 전적비, 사내면 용담리의 사창지구 전적비, 상서면 다목리의 대성산지구 전적비가 대표적이다. 모두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국군을 기리는 기념비다. 화천일대는 한국전쟁 당시 중부전선에서 가장 격렬한 전투를 벌인 지역이었다. 그 중 643고지 전투 전적비는 수리봉의 643고지를 중공군에 맞서 피비린내 나는 백병전 끝에 사수한 국군 제6사단과 미군 17연대의 전공을 기리고 장렬하게 전사한 장병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졌다. 이 전투가 치열했던 이유는 이곳에 화천수력발전소가 있었기 때문이다. 전기를 얻기 위해 적과 아군이 목숨을 걸고 싸웠던 것이다. 화천발전소는 일제가 대륙 침략의 야욕을 이루기 위한 에너지를 조달하기 위해 만든 곳으로 1944년에 준공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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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수력발전소에서 평화의 댐 방향으로 가면 꺼먹다리가 있다. 꺼먹다리는 화천댐과 발전소가 만들어지면서 세워진 다리다. 길이 204m, 폭은 4.8m로, 콘크리트 주각 위의 나무상판에 검은 콜타르를 칠해 '꺼먹다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화천댐을 세우면서 필요한 자재를 운반하기 위해 만들어졌을 것이다. 현재 등록문화재 제110호로, 교량역사의 중요한 자료로 꼽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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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댐으로 가는 길에는 해산전망대가 있다. 철 구조물로 이루어진 조형물이 있는데 남과 북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구름을 상징한다. 이곳에서 겹겹이 펼쳐져 있는 산과 파로호를 볼 수 있다. 해산터널을 지나 평화의 댐 위를 건너면 평화의 댐 물문화관과 비목공원이 있다. 비목공원에는 위령탑 아래로 한반도 모양의 돌무더기가 있고 비목 위에 녹이 슨 철모가 놓여 있다. 어린 나이에 고귀한 희생을 치러야했던 무명 군인들의 삶에 고개가 숙여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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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 '비목'을 들으면 가슴 한 쪽에 뭉클함이 느껴진다. 이 노랫말은 이 지역에서 군 생활을 하던 한명희 씨가 수풀 속에 세워진 나뭇가지 위에 철모가 얹힌 돌무덤을 발견하고 자신과 같은 또래의 어느 무명용사를 기리며 쓴 것이다. 훗날 작곡가 장일남이 곡을 붙였고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댐 옆에 있는 커다란 평화의 종은 동족상잔의 비극을 극복하고 평화와 화해를 의미한다. 국군 유해발굴단이 유해를 발굴하면서 수집한 탄피와 세계 분쟁지역의 탄피를 모아 종을 만들었다. 종의 맨 위 용 부분을 보면 비둘기 날개 한쪽이 없는데 통일이 되는 그날 부착할 예정이라고 한다. 날개 한 쪽은 종 앞에 전시되어 있다. 참혹한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슬픔과 아픔을 새겨야 했던 화천. 화천을 돌아보며 자연의 뛰어난 복원력을 실감한다. 풍경은 아름다운데 역사의 흔적은 그대로다. 화천으로의 여행은 평화를 염원하고 화해와 공존의 의미를 새겨보는 귀한 시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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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로호 선착장 가는 길에 있는 화천 어죽탕은 인근 파로호에서 잡은 민물잡어를 삶은 후 고운 채에 거른 다음 우거지를 넣어 만든 걸죽한 탕이다. 추어탕과 비슷한데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입맛에 따라 마늘과 고추, 산초를 넣어 먹는다. 평양 막국수는 초계탕과 막국수로 유명하다. 식초와 '초'와 겨자의 평안도 사투리인 '계'를 합친 이름으로 차게 먹는 닭고기 탕으로 그 맛이 담백하고 시원하다. 여름철 무더위도 잊을 평양막국수는 화천읍에서 화천발전소 가는 방향에 있다. 화천 초등학교 옆에 위치한 명문가든은 다슬기 장 칼국수가 괜찮다. 칼국수는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그밖에 파로호 선착장 주변으로 횟집과 매운탕 집이 몰려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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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정보 화천 어죽탕(어죽탕, 033-442-5544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 1384-6) 평양막국수(초계탕, 막국수, 033-442-1112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대이리 2) 명문가든(칼국수, 매운탕, 033-442-3240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중리 2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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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 1. 자연이 아름다운 화천은 캠핑하기에 좋다. 구운구곡의 용담계곡, 붕어섬, 딴섬 유원지와 평화의 댐 캠핑장 등이 대표적인 캠핑장이다. 2. 걷기를 즐긴다면 비수구미 선착장에서 비수구미 마을까지 약 6km 거리에 이어지는 걷기 코스가 괜찮다. 소요시간은 두 시간 정도. 또 화천 북한강변을 걷는 산소 길도 추천할만하다. 붕어섬에서 출발해 수변 데크길, 딴섬 유원지를 지나 화천 댐에 이르는 30km의 길이다. 3.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용담계곡의 구운구곡을 찾아가자. 계곡에 발 담그고 먹는 시원한 수박 한 입은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4. 아이들과 함께라면 의미 있는 안보 역사여행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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