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로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변해왔습니다.초기의 카페모습부터 지금의카페 모습까지의변천사를 정리해보았어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커피를 맛본 사람은 누구일까요?
바로 고종 황제!. 고종은 1895년에 러시아 공사관에서 초대 러시아 공사였던 웨베르의 처형이며 이후 손탁으로 불려진 독일계 러시아인 안토니에트 존타크로부터 커피를 접했습니다. 그 이후 고종은 커피를 좋아하게 되었고 고종의 커피에 대한 애착 때문에 커피는 궁중의 기호품이 되었습니다.
궁궐 안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귀한 커피가 궁 밖으로 나오게 된 계기는 손탁이 1902년에 세워진 정동의 손탁호텔 안에 ‘정동구락부’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다방을 열면서부터입니다. 정동구락부는 대한제국대신들이 외국인들을 만나기 위해 이용했던 장소로 일반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다방은 아니었습니다.
그럼 일반 대중들이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다방이 처음으로 생겨난 때는 언제일까요?
1920년대입니다. 그때는 지금의 ‘카페’란 이름 말고 다방(茶房)으로 불려졌습니다.
이 시절 다방은 서양의 신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던 모던보이와 모던걸들의 만남의 장소로 커피는 모더니즘의 상징이었습니다.
1930년대는 다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골목마다 쉽게 다방을 발견할 수 있어 다방이 대중화된 시기였습니다.
다방이란 이름도 다실, 찻집으로 바뀌어 불려졌으며 주메뉴는 원두커피로 서민들의 쉼터 역할을 했습니다. 이 시절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작가 이상은 서울 시내에 ‘제비, ‘쯔루(학’), ‘무기’다방을 직접 운영하며 이곳에서 시와 소설을 써 내려갔습니다. 그러나 이상은 다방을 잘 경영하지는 못했습니다. 손님이 없어 장사가 안 되고, 장사가 안 되니 돈이 없어 대접을 차를 준비 하지 못했고 결국 다방의 월세가 밀려 다방 문을 닫기 일쑤였습니다.
우리가 현재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인스턴트 커피는 언제 도입이 되었을까요?
한국전쟁 중에 미군 PX에 의해 도입되었다고 하네요. 인스턴트 커피는 일반 커피와 달리 물에 녹여 마실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제 2차 세계대전 중에 큰 사랑을 받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인스턴트 커피의 간편함 때문에 일반인으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인스턴트 커피가 지속적으로 미군 PX를 통해 암거래되면서 외화 유출 현상이 심해지자 정부는 국내에 커피 업체를 설립하는 것을 허가했습니다.
이 때문에 커피가 전국적으로 더욱 쉽게 퍼졌고 다방의 인기 또한 높아져 이 시절 다방의 인기메뉴는 원두커피를 제치고 인스턴트 커피였습니다. 또한 문인들은 단골다방을 정해 문학과 철학에 관한 토론을 활발하게 벌이기도 했습니다.
1950년대를 지나 1960년대 다방은 전후 도시 재건에 따른 건축붐에 따라 빌딩이 많이 생겨나고 휴식공간이 필요해지면서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하였습니다.
이 당시에는 음악감상실 ‘돌체’, 대폿집 ‘은성’과 더불어 서울 명동의 4대 명소 중의 하나였던 ‘갈채다방’이 유명했습니다. 갈채다방은 항상 카운터 탁자에 원고청탁서, 증정본 잡지, 출판기념회 초청장이 있어 당시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었던 예술가들에게 지적 만족감을 안겨주었던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시절 다방에서는 뜨거운 커피에 날계란 노른자를 풀고 참기름도 한 방울 가량 떨어뜨린 지금으로선 생소한 방식의 커피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1970년대에는 DJ의 인기가 치솟았던 음악다방이 등장했습니다.
음악다방의 DJ는 긴머리에 셔츠를 입고 머플러를 두른 채로 뮤직박스 속에서 신청곡을 받아 LP판 레코드로 음악을 들려주었습니다. DJ가 음악을 들려주는 사이사이에 손님들로부터 받은 쪽지의 사연을 소개하면 DJ를 보러 온 팬들은 환호하기 시작했고 선물을 전하기도 하였습니다.
당시 음악다방의 커피값은 60원 정도로 대학생들이나 사회 초년생들은 다방을 휴식처로 즐겼습니다. 이 때의 주메뉴는 인스턴트커피에 설탕과 크림을 넣은 일명 ‘다방커피’였습니다.
다방이 언제부터 커피숍으로 불렸을까요?
커피숍은 1980년대부터 도심·대학가·주택가에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대에 꾸준하게 늘어난 커피숍은 안락한 의자와 밝고 세련된 분위기의 인테리어로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때부터 설탕과 크림을 뺀 블랙커피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비엔나 커피, 술과 사이다, 달걀을 섞어 거품을 잔뜩 낸 하이볼이 등장했습니다.
1990년대의 커피숍은 1980년대의 커피숍보다 분위기가 훨씬 더 현대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커피의 맛뿐만 아니라 커피숍의 분위기를 중요시하는 젊은이들이 증가하면서 커피숍은 독특한 분위기를 내기 위하여 커피숍 내부에 유럽스타일의 바를 설치하고, 외부 창과 벽면의 색 등 인테리어에 공을 들였습니다.
이때부터 커피숍의 메뉴는 파르페, 팥빙수, 체리콕, 홍차, 매실차 등 다양한 메뉴들이 선보이기 시작했고 비교적 비싼 커피를 팔던 청담동 카페와 방배동 카페 골목이 이색 데이트 코스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또한 1990년대 중반부터 ‘삐삐’로 불렸던 무선호출기가 인기를 끌면서 커피숍의 테이블마다 전화기가 비치되어 그 자리에서 삐삐를 치기도 했습니다. 전화기가 한 대뿐인 커피숍에서는 삐삐 호출을 한 손님을 찾는 아르바이트생의 소리로 시끄럽기도 했고 급할 때엔 밖의 공중전화를 이용해 삐삐에 음성녹음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최초의 테이크아웃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우리나라에 언제 생겼을까요?
1999년 ‘스타벅스’가 서울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개설하면서 커피가 단지 기호식품이 아닌 고급 감성 문화로 대변되는 현상이 2000년대 들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스타벅스는 고급 에스프레소 커피의 일반화와 ‘테이크아웃’ 문화를 전파시켰고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은 커피뿐만이 아니라 고급스런 여유와 감성을 소비한다는 인식을 젊은이들에게 퍼뜨렸습니다.
이 때부터 ‘스타벅스’ 를 시작으로 커피빈, 파스쿠찌 등 많은 외국계 기업들과 앤제리너스, 할리스, 이디야, 로즈버드, 탐앤탐스 등 국내 토종기업의 프랜차이즈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테이크 아웃 커피 문화는 급속도로 번졌습니다. 젊은이들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 노트북을 가져와 레포트를 작성하거나 독서를 하는 등 여유롭고 편안하게 자기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했습니다. 밥값보다 더 비싼 커피값이 이때부터 나오기도 했죠.
그러나 최근 스타벅스로 대표되는 대형 체인의 커피전문점 일색에서 소비자들의 다양해진 취향에 따라 테마 카페, 포토 카페, 북카페, 세미나카페, 갤러리 카페 등 다양한 카페가 생겨나 커피마니아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테마 카페는 스타벅스와 같은 대형 체인의 똑같은 커피 맛, 매장 디자인, 음악을 지양하고 자기의 특색이 담긴 커피와 공간을 고객에게 제공합니다.
또한 공정 무역으로 커피를 수입하여 가난한 제 3세계의 소규모 커피 재배 농가를 돕기도 합니다. 서울 시내에는 주인의 개인 취향에 따라 인테리어를 꾸민 테마카페들이 많습니다. 대형 커피체인의 획일성에 질린 소비자들이 독립적이고 특색 있는 테마 카페를 방문하는 것도 커피콩을 직접 볶는 주인의 정성과 그곳만의 특색 있는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요.
포토카페는 직접 추출한 고급 원두커피와 갓 구운 크로와상 등을 즐기면서 사진 인화 및 포토캘린더와 같은 팬시 인화 제품들을 제작 할 수 있는 카페로 커피라는 미각, 디지털카메라와 사진이라는 디지털 감성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재미’를 강조한
새로운 형태의 카페입니다.
신촌과 명동 시너스 영화관의 ‘포토카페 피티 & 코닥’ 매장에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오더스테이션 인화기가 설치되어 있어 메모리카드만 있으면 원하는 대로 배경, 색상, 크기를 편집하여 인화활 수 있고 여러 장의 사진을 붙여 한 장의 사진으로 만드는 콜라주 또한 가능합니다.
북카페는 현란하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의 인테리어로 장식한 공간에서 소설, 잡지, 시집, 만화책, 아동도서 등 다양한 책을 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카페.
현재 인기 있는 책뿐만이 아니라 보물섬, 하이틴, 소년중앙 등의 옛날 잡지들도 구비해둔 북카페도 있어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책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장소입니다.
갤러리카페는 기획전시를 정기적으로 하는 카페로 커피를 마시며 작가들의 그림과 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
매달 그림과 사진 전시 작품들이 바뀌고 신예 예술가들의 작품도 소개되니 관심이 있다면 갤러리 카페를 자주 드나들면 좋습니다.
세미나카페는 공동 취미나 관심을 가진 이들끼리 오프라인 공간에서 세미나, 모임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모임지원형 카페입니다.
세미나카페의 원조는 1994년에 오픈한 민들레영토인데 5000원의 문화비로 음료, 빵, 라면을 먹을 수 있고 세미나실까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민들레영토에 이어 2002년에 오픈한 토즈(toz)는 적게는 네 명에서 수십 명까지의 인원이 수용 가능한 세미나실을 갖추고 있고 멀티미디어 기기 등도 준비되어 있어 20·30대의 젊은 층이 모임장소로 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