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복면과 변이 우세 종2출현
루카스는 막시를 미워해서 하고 싶은 말도 궁금한 것도 없어 인사만하고 말이 끊겼다.
아들 벤도 소개하고 싶지 않았다. 아들 나이 즈음에 자신을 영웅으로 만들겠다며 전쟁터로
끌어갔던 생각이 났기 때문이었다.
곁에서 지켜보던 리나는 오랜만에 만났는데 남편이 반갑게 대하지 않자 어색해서 예를
갖추려고 물었다.
“목사님~결혼은 하셨지요? 사모님과 함께 오시지요.”
“아니요 난 사명자로 할 일이 많은 사람이라서 결혼을 미루었어요.”
“그러시면 결혼 하실 분은 계셔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하하하.”
곁에서 듣고 있던 루카스는 아리송한 대답에 또 옛날 생각이 떠오르고 미움이 배가 되어
어머니 마리아의 사망소식도 사라져 버렸다.
어색한 리나는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서있는 남자를 가리키며 물었다.
“목사님 저분은 함께 오신 분이세요?”
“맞아요. 우크라이나 사람으로 내 오랜 운전병이요.”
“그럼 식사를 같이하시게 모셔 올까요?”
“아니요 말씀은 고맙지만 지금 바로 돌아 가야합니다.”
“아~그럼 제가 건포도 빵과 선식을 가져 올 테니 가시는 길에 함께 드시면 좋겠네요.”
“그러면 좋지요 감사해요 리나.”
리나는 둘이 잠깐 이야기를 나누라 하고 집으로 달려갔다.
막시는 리나가 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루카스 정말 오랜 만이야.”
“아 예. 오랜만입니다. 아직 군목으로 계시나요?”
“그렇지 나야 사명자니까.”
루카스는 사명자라는 말도 싫었다.
목사가 자신의 나라 폴란드와 인근 국가의 크리스천들을 전쟁에 끌어들여 독일 군
총알받이로 쓴 일이 무슨 사명자라고 함부로 말한다며 괴수처럼 느껴졌다.
루카스가 군목으로 계시냐는 숨은 의미는 지금도 크리스천 청년들을 독일 군인을 만들고
있느냐는 뼈아픈 일침이었다. 하지만 막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사명자라고하자
이런 철면피는 세상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청소를 하던 벤이 다가왔다.
“손님이 오셨네요. 안녕 하세요~”
인사를 받은 막시는 누구냐고 물으려다가 루카스를 많이 닮아서 아들이라고 생각했다.
“오 반갑다 루카스 아들?”
“예. 숲정이에는 어떻게 오셨어요?”
“음~ 너는 젊은 시절 네 아버지를 꼭 닮았구나 나는 에밋 할아버지 아들이고 자랑스러운
군인이고 목사지. 내 이름은 들었나?”
“예. 에밋 할아버지에게요.”
그 순간 루카스는 막시가 독일 군인이라는 말은 빼고 한말이 자신에게 했던 것과 똑 같아서
공포가 밀려왔다. 하지만 벤은 기독교 신앙으로 자란 마을환경이라 목사라는 점이 마음에
끌렸는지 눈빛이 밝아지자 루카스는 대화를 차단하려고 했다.
“벤, 청소는 아직 안 끝났지? 인사를 했으니 빨리 가서 마쳐야지?”
막시의 말은 언제나 벌 나비를 끌어당기는 꿀 송이처럼 흡입력이 강렬했기 때문에 아들의
관심을 끊으려고 세뇌시킨 독일 군복과 폴란드군인이 떠오르게 말했다.
“벤. 막시밀리언은 독일 군인 목사이다.”
벤은 독일군복을 입지 말라는 아버지의 충고가 떠올랐다.
루카스는 자신을 속인 것처럼 이젠 아들까지 독일 군에 끌어가려고 온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 막시의 눈이 빛나며 관심이 벤에게 옮겨갔다.
“벤 자네는 아버지처럼 군인이 되고 싶지 않나? 루카스에겐 미안하지만 아버지보다
믿음직 보암직 누가보아도 탐스러운 청년 같은데 하하하.”
루카스는 탐스럽다는 막시의 말이 마치 미끄러지며 다가오는 뱀 같았다.
그렇게나 미운 막시에 대한감정.....그때 벤이 막시의 말을 받아쳤다.
“막시 목사님 저는 군인이 되고 싶지만 독일 군이 아니라 폴란드 숲정이 마을과 내 조국
폴란드를 지키는 폴란드 군인이 될 겁니다.”
루카스는 단호한 벤의 말에 놀랍고 기뻤다. 막시에게 당했던 분이 풀린듯하고 자신을 대신해서
아들이 크게 한방을 먹인 듯 가슴이 뻥 뚫렸다. 하지만 막시는 안색하나 변하지 않고 당당하게
말했다.
“루카스 그리고 벤. 두 사람은 내 말을 듣고 나를 따르는 것이 옳은 선택일 것인데?”
세 사람의 눈에는 갑자기 삼각구도의 불꽃이 튀었다. 막시는 루카스를 끌어갔던 그때처럼
다가와 벤의 단호한 반발에도 막시는 더욱 강력하게 말했다.
“루카스. 두 사람은 내 말을 명심해라. 여긴 지형 상 독일과 폴란드의 국경부근이다.
독일 군이 쳐들어오면 저 큰 길을 따라 들어온다. 그때 폴란드 군은 숲정이를 제2전선으로
생각하고 퇴각하여 머물고 반격한다면 여기서 격전이 벌어질 것이다.
하지만 무기가 우위에 있는 독일에게 큰 피해를 입을 것이고 폴란드는 한 달도 되지 않아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한다.”
부자는 믿을 수도 없고 거짓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진지한 막시의 어투에 궁금증이 일어났다.
막시는 잠시 숨을 고르고 말했다.
“멀리서 포성이 들리면 숲정이 마을을 급히 떠나라. 네 아들 벤의 목숨을 구하고 영웅을 만들려면
지금 나를 따르게 하라.”
막시의 말은 부인할 수 없는 완전한 협박이었다.
자신에게 한 것처럼 또 영웅타령을 하며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일로 협박을 하며 벤을 끌어가려고
했다. 주변 국가의 청년 크리스찬 가족의 생이별의 슬픔을 만들더니 또다시 루카스 가족의
이별을 만들려고 했다.
막시는 더욱 강력함을 장착하고 찾아온 나치의 포악한 살인마로‘변이우세 종2의 출현’이었다.
루카스는 지금까지 참았던 화가 불처럼 일어나 참고 참았던 분노를 터뜨렸다.
“막시. 전쟁은 신의 뜻이다 너는 종교의 탈을 쓴 악마다. 네가 한 행동을 네가 잘 알 것이다.
네 아버지 때문에 참았지만 더 이상은 없다. 크리스천들을 영웅사탕발림으로 끌어가 죽게 만든
너는 목사가 아니라 사탄의 괴수다. 잠시나마 형이라고 불렀던 내가 부끄럽다. 지금 나는
아들과 전쟁에 희생된 젊은이들을 위해 너를 죽일지도 모른다. 당장 숲정이를 떠나라.”
막시는 루카스와 아들이 보는 앞에서 모욕적인 말을 들었지만 안색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때 리나가 작은 음식 보자기를 들고 왔다가 형이자 목사님에게 죽일지도 모르니 당장 떠나라는
끝 부분만 듣고도 놀라 루카스의 팔을 잡아끌었다. 루카스는 리나를 매섭게 쏘아보았다.
리나는 지금껏 그렇게 화를 낸 적이 없는 루카스를 피해 도망치듯 음식 보따리를 들고 돌아서있는
우크라이나 운전병에게 갔다.
“저....빵과 음료수를 가져 왔는데요.”
덩치가 큰 남자는 대답도 없고 돌아보지도 않았다. 뒤에서 보았지만 온통 얼굴을 가린 밀착형
복면을 쓰고 있어 섬뜩한 한기를 느끼며 다시 겨우 말을 꺼냈다.
“가실 때 드시라고 숲정이 빵과 음료를 가져 왔는데 여기에 놓고 갈까요?”
남자는 그때서야 돌아보고 리나는 그의 눈과 마주치며 얼굴을 보았다.
남자는 생각한 것 보다 부드러운 말투였다.
“고맙게 잘 먹겠습니다. 미안합니다. 제가 얼굴에 화상을 입어서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아 예. 제가 미안합니다. 가시는 길에 목사님과 함께 드세요.”
“예. 고맙습니다. 마을이 참 아름답네요.”
남자는 부드러운 어투로 숲정이마을을 칭찬하고 검은 장갑을 낀 손으로 보따리를 받았다.
너무나 강력한 힘이 느껴지는 남자의 모습이었기에 리나의 눈에도 깊이 박혀 버렸다.
보이는 살갗이라고는 대머리뿐이며 눈썹과 속눈썹이 길고 많아 보이고 눈매도 강렬해 보였다.
얼굴은 실루엣으로만 보아도 한쪽 뺨이 울퉁불퉁하고 코도 입술도 일그러져 보이고 오른쪽 턱도
아래로 쳐져 있었다.
리나는 남자가 얼굴을 보여주기가 싫은 것 같아 숲정이 마을 전통 음식이니 맛있게 드시라는
말을 남기고 루카스와 막시의 대화가 궁금해서 돌아왔다.
리나가 다가오자 막시는 미소를 띠며 다소 엉뚱한 말을 꺼냈다.
“루카스 자네는 제8회 올림픽이 1924년 파리에서 있었는데 혹시 아나?”
루카스는 대답도 하기 싫었지만 리나가 오자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하기 싫은 대답을 했다.
“여긴 바깥세상 뉴스하고 담 쌓은 숲정인지 몰랐나요?”
“아 지금도 그렇구나. 그때 올림픽에서 28살 다이빙 선수가 금메달을 땄는데 영광을
숲정이에게 돌린다고 했더군.”
“숲정이?”
숲정이라는 말에 겨우 대답을 했다. 하지만 또 숲정이를 팔아 무슨 꿍꿍이수작을 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더 이상 묻지도 않았다. 하지만 막시는 여전히 하고 싶은 말을 했다.
“그래. 그 친구가 사람들이 잘 쓰지 않는 숲정이라는 말을 꺼냈고, 왜 영광을 숲정이에게 돌린다고
했는지 지금까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처럼 자네도 내가 조금 전에 한 말뜻을 전혀
모를 수도 있겠지? 그럼 난 이만 가겠네.”
루카스는 막시의 숲정이 비유가 무슨 뜻인지 알고 싶지도 않았다.
막시는 루카스의 싸늘한 시선에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고 가족에게 손을 들어 보이며 운전병에게
돌아갔다. 막시가 멀어지자 루카스는 리나와 벤을 힘차게 끌어안으며 말했다.
“벤 정말 고맙다. 너는 진정한 폴란드 사람이다. 리나 화를 내서 미안해요.”
벤은 이제껏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아버지의 분노에 놀라며 아버지가 어떤 이유로 막시에게 분노를
터뜨렸는지 몰랐지만 미움이 얼마나 큰지를 목격했다. 리나도 마찬가지였다.
1차 대전에 참전한 군인으로 살기위해서 적군을 죽이고 참혹한 현장을 목격 했기에 두려운데
아들까지 전쟁에 끌어가려하니 막시가 한없이 미울 뿐이었다.
하지만 ‘멀리서 포성이 들리면 급히 숲정이를 떠나라.’는 마지막 남긴 말이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첫댓글 무소속님 말씀대로 반으로 줄였습니다^^
중반으로 접어들어 루카스 아들 벤의 등장 입니다.
복면 하리코프도 언제 등장 하겠지요? 모두 즐독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