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제가 실은...
요즘 일식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요.
이곳 카페 고수님들께 주워들은 풍월만 많지,
생선 이름외기 말곤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이참에 칼 가는 것부터 하나하나 배워볼 참입니다.
무식헌 놈이 용감하다고... 배운 거 복습할 겸 가끔 끄적여보겠습니다.
아주아주 기본적인 내용잉께 기대는 하지 마시구... 그냥저냥... 긁적긁적...
아참, 템플님, 젠사이님같은 프로님들은 여기서 [뒤로가기] 버튼 눌러주세요.
새로운 거 한나도 없고, 무식헌 넘 잘난척하는 것만 구경허시게 됩니다요
^^;;
첫째 주엔 칼을 갈았습니다.
학원서 공짜로 받은 칼 구경 먼저 하시겠습니다. ^^
"야나기바"라고 부르는 사시미용 칼입니다.
두께가 3cm 정도 되고 27cm 정도 길이입니다.
생선회와 초밥 위에 얹을 생선조각, 다네를 뜨기에 적절합니다.
"데바"라고 부르는 막칼도 받았는데요.
고건 놔두고 왔고, 요건 목포산 데바이죠잉.
도미 머리같은 걸 뚝 짤러내는 데에 매우 요긴합니다.
이제 갈아보겄습니다.
칼 종류가 달라도 가는 법은 같다네요.
칼을 새로 사면 날이 서 있지 않습니다.
날 세우려면, 숫돌 두 개와 숫돌 잡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숫돌마다 번호가 매겨져 " --방" 이라고 구분하는데요.
매겨진 번호는 1인치 면적 안에 들어있는 돌맹이 숫자입니다.
숫자가 높은(1000 이상) 놈일수록 고밀도로, 정교하게 날을 세워줍니다.
1번 숫돌은 80방과 400방이 양면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요놈으로 날 없는 새칼의 날면을 잡아주게 됩니다.
2번 숫돌은 1000방이고 단면입니다.
요놈으로 1번 숫돌로 잡아준 날을 확실하게 세워줍니다.
숫돌을 잡아주는 고무지지대, 요것도 있으면 편하죠잉.
그리고, 숫돌은 항상, 30분 전에 물에 재워두는 거 아시죠?
본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손 다치기 쉬운 부분들을 미리 마모시킵니다.
칼 배꼽 부분과 썰 때 검지를 올려놓게 되는 칼 등쪽입니다.
1번 숫돌의 측면에 대고 슥삭슥삭 문질러주면 둥글게 깍여 안전해집니다.
자! 이제 시작해봅니다.
1번 숫돌로 날면(날이 있는 부분)만 갈아줍니다.
등면(날의 반대 부분)은 하지 마세요. 2번 숫돌부터 작업합니다.
날면을 따라 10도 정도 기울여 숫돌과 날면을 밀착되게 만들어 갈아줍니다.
칼날 간다고 세워 갈면 안됩니다. 날면에 대고 마모시키는 느낌이 맞습니다.
좌측 두번째, 세번째 손가락 끝으로 가는 날면을 누르고, 우측 손으로 자루를 잡아줍니다.
칼날이 자신을 향해 있는 상태라면, 밀어줄 때 힘을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기억할 뿐 힘을 주는 양은 비슷합니다. 단순 반복에 가깝습니다.
절대 세우지 말고! 날면을 밀착시킨 채 무심하게 밀고 당기는 느낌입니다.
언제까지? 날면이 갈려서 반대쪽으로 쇠가 넘어갈 때까지!
하염없이 갈다가 "날이 넘어갔는지" 가끔 체크해봅니다.
만져봐도 알 수 있지만, 빛에 비춰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날 끝을 비춰보아 반짝이면 미완성 부분입니다. 기억했다가 추가로 갈아줍니다.
전체가 모두 넘어가면 숫돌을 2번으로 교체합니다. 1번으론 등면을 갈지 않습니다.
2번 빨간 숯돌은 한눈에 봐도 입자가 곱고 세밀합니다.
이제 날면과 등면을 10:1 빈도로 갈아줍니다.
날면을 100번 갈면 등면을 15번 갈아주는 식입니다.
등면을 갈기 마지막엔 날 전체로 반원을 그리며 마무리합니다.
언제까지?
날이 시퍼렇게 설 때까지!
알아보려면, 왼손 엄지 손톱 위에 날을 대어봅니다.
살짝 대었을 때 날이 들어가는 느낌이 들면 완료입니다.
손톱에 박히지 않고 미끌어지는 부분을 기억했다가 추가로 더 갈아줍니다.
완료되면 수세미에 세제를 묻혀 닦아줍니다.
연마된 쇠 보푸라기들이 정리되어 깨끗해집니다.
자~ 그렇게 갈아진 사시미칼입니다. 이쁘죠?
요즘 맨날 무깍기 연습을 하고 칼질 연습을 하는데요.
뭐 도움될만한 내용 있나 살피고 또 올려보겄습니다.
쪼끔만...기대하시라~
PS.
오늘은 마끼를 배웠습니다^^
요건 선생님이 한 고급스런 마끼~
요거슨 방금 집에서 연습해본 맛과 모양도 모두 저렴한 단무지 마끼~
남은 단무지로 꽃도 만들었는데 이쁘죠잉?
"하겐다즈 바닐라 꽃"으로 이름지었습니다요.
충!~ 성!~
[별첨 자료]
첫댓글 흰살생선님~드디어 공부 시작하셨군요!
글이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글은 생선공부방에 연재식으로 올려주시면 우리방 식구들에게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일식요리사코스를 돈 한 푼 안들이고 공부하게 돼 넘 고맙고 기대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힘쎈 소소님이 옮겨주시면 영광으로 알고 열심히 써볼라요~
근데 소소님 힘이 쎄요..ㅋㅋ
마이 쎄죠잉 ^^
흰살생선님 드뎌 선수코스로 진입하셨네요.
집에서만 계시기엔 아까운 솜씨를 드뎌 시작하셨네요...
칼갈이 부터 흰살님만 믿고 따라 배워보겠습니다...
잘부탁드리고, 감사합니다...
실은 "집밖에만 나가믄 겁나 작아지는 솜씨"였더랬어요.
저는 일식 배운다고 학원 갔다가 헛돈만 날릿쓰요...
자격증 위주로 하는데 갔다가요.
그런데 흰살생선님 학원은 칼부터 선생님 시범보이는것부터 틀리네예.
저도 흰살선생님 덕분에 새로 잘 배워보겠습니다.
계속 잘 부탁드립미데이~~~~.*^^*
칼이 잘들으믄 칼질이 달라지고 그러니께 단면이 고급스럽고 심도 덜들고...그렇지 않을까 해요.
흰살생선은 기본기가 있는 분이신데
일식까지 섭렵하면... 이후가 기대됩니다.
저도 흰살생선님의 연재글 기다릴께요.
지식을 기부하시는 흰살생선님~~감사합니다.
옴마...이르케 진지하게 말씀하시믄... 곤란해요. =3=3=3
재미있는 연재가 될것 같습니다.칼갈기 저도 배워 갑니다.쭉~~~.기대하면서
응원 고맙습니다!
이쁘당~~
어제 먹던 초밥과는 비교도 안된다는~~
하지만 단무지 초밥은 ~~~~~
ㅋㅋ 연습인디 재료비 아껴야죠~ 팔긴 다 팔았어요.
칼의 배꼽(?)을 위의 그림보다 조금 얕게 둥글게 면을 치시면
가자미류의 내장안에 피를 제거할때 배꼽 부분으로 긁어내면
쉽고 깨끗하게 제거를 할수 있습니다..
ㅎㅎ 글죠잉. 제가 봐도 애매한 각도...고맙습니다.
전에 올렸었는데....다시한번 올립니다..
칼가는법
http://blog.naver.com/gomanalu9/120112970815
고마나루님 올리신 포스팅 저도 보고 공부했더랬어요.
정말 제대로 알려주시는 글이어서, 감사했던 기억이 납니다!
열심히 애독하겠습니다.
배우시기도 바쁘실텐데 전수까지 해주시니
예쁜 마음 감사합니다.
저 저.. 저 칼은... .제가 5만 몇천원 주고 인터넷으로 산.. 백로 스뎅 사시미+데바 셋트군요....
단무지마끼 이쁘게 만드셨네요. 우동과 함께 먹으면 짱이겠습니다.
저도 칼가는법 배우고 싶었는데,, 좋은자료 감사합니다.
사시미 저렴한거 예전에 한30분 갈았는데,, 갈은다음에 더 안썰어져서 난감했는데..
시간날때,, 죽치고 앉아서 한번 갈아야겠네요..
소중한 자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