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People-마음모아 희망모아, 보현정사
내 삶에 있어 참 귀하게 자리매김 된 곳들이 있다.
경북 문경이고 상주고 예천이고 해서 내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땅들이 그렇고, 그 어린 시절에 내가 다니던 교회가 그렇고, 점촌초등학교와 문경중학교 그리고 대구고등학교 등 내게 배움을 줬던 학교가 그렇고, 북아현동이니 문래동이니 신정동이니 안양이니 구의동이니 목동이니 서초동이니 해서 내 그동안 살아온 주소지들이 그렇고, 내 지금의 삶을 현실적으로 밑받침해준 직장으로서 검찰청수사관시절을 보냈던 검찰청과 집행관시절을 보냈던 서울남부지방법원과 법무사로서 지금 현재 몸담고 있는 서초동 우리 법무사사무소 ‘작은 행복’이 그렇다.
이곳저곳 내 발자취를 남긴 길목까지 해서, 손가락꼽아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숱하게 많다.
그 많은 곳들 중에서, 근래 들어 특별히 소중하게 내 마음에 자리매김 시킨 곳이 하나 있다.
바로 내 고향땅 문경 백화산 자락의 보현정사(普玄精舍)가 그곳이다.
눈에 띠는 풍경이 좋아서고, 마음에 담겨드는 풍경이 좋아서다.
백두대간 주흘산이 우뚝 솟아 보이는 풍경은 봄이고 여름이고 가을이고 겨울이고 간에 사시사철 명품 풍경이다.
경내를 두른 소나무 군상의 푸름과 졸졸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는 한 잔 청량음료를 마시는 것 같은 시원함을 선사한다.
그 풍경만으로 벌써 내 마음은 평온해진다.
그런 자연의 풍경만이 명품인 것이 아니다.
마음에 담겨드는 풍경이 또 명품이다.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그저 토굴 하나로 그 터를 닦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곳 보현정사를 지켜온 현공(玄空)스님이 그 풍경의 주인공이시다.
몇 채 절집에는, 그 어느 구석이든 현공스님의 섬세한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뜰의 화초 하나하나에도 미쳐있고, 처마에 매단 풍경에도 미쳐있고, 지붕에 겹겹이 얹은 너와에도 미쳐있고, 가마솥을 걸어놓은 아궁이에서 불타는 장작개비에까지 미쳐있었다.
그리고 그 풍경들에는 하나같이 정겨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러니 내 그 풍경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반겨주시는 현공스님의 그 얼굴 풍경과 마주할라치면, 세상의 온갖 번뇌가 어느덧 사라지곤 했다.
마음이 평온해지고 시원하게 열리는 것은 당연한 인과였다.
틀이 깨지고 경계는 무너졌다.
그래서 부지불식간에 내 입에서 노래가 튀어나오기도 했다.
지난 주말인 2013년 11월 9일 토요일 오후 4시쯤 해서, 아내와 함께 보현정사 그곳을 들렀다.
‘2015경북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 성공개최를 기원해서, 그 마음을 모으고 희망을 모은 선유동천 나들길 걷기대회를 마친 뒤끝이었다.
반겨주시는 현공스님의 환한 얼굴이 마치 한 송이 복사꽃 같았다.
때마침 솔솔 내리는 실비에 젖듯, 또 다시 내 마음은 보현정사 그곳 분위기에 솔솔 젖어들고 말았다.
첫댓글 현공스님 어여 뵙고 싶네요.저도 보현정사에 가면 마음의 고향인듯 푸근함을 느껴요.해맑은 미소 머금으신 현공스님 모습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따뜻하게 데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