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617](월) [허균 얼 톺아보기] 성소부부고 살피기 006#
https://youtu.be/NNo5LHDdqFE
✦성소부부고 서
오늘도 그 다음을 이어 갑니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읽고 또 읽을 참입니다.
아, 인재가 나는 것은 비록 지기(地氣)인 땅 기운의 작용이라고 하지만 어찌 그 움직임에 응하지 않고 일어나는 일이 있었던가. 이곳 삼한(三韓) 땅은 주나라 성주(成周) 육관 그 옛날부터 중국과 서로 통하였으나 문헌으로 드러난 것이 없읍니다. 수∙당나라 시대로 접어들어 작가로서 이를테면 고구려 을지문덕이 수나라 우중문에게 보낸 오언고시인 ‘우중문에게 보내는 시’라든가 신라 왕이 비단에 수를 놓아 당 고종에게 보낸 칭송 시가 죽간 책에 더러 실려 있으나 대개는 모두 밋밋하여 보잘 것 없는데 교산의 작품은 두드러지게 세상에 알려져 아담하고 고와 중국 중앙에서 이름을 떨치는 선비들과 고건을 이어 받을 만합니다. 다만 종신과 양유예 견주는 것은 좀 지나친 추앙인 듯하나 높은 벼슬 아치들의 눈에 어찌 드러나지 않겠나요.
여기에서 교산 허균의 작품을 높게 평가하면서 끌어 온 ‘고건을 이어 받을 만하다’고 한 대목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네요. 그 바로 앞쪽에서 제자백가(諸子百家)가 들어 있는데 이것을 ‘중국 중앙에서 이름을 떨치는 선비들’로 뭉뚱그려 풀어 놓았읍니다. 원래 ‘제자백가’는 중국 춘추시대 말기부터 전국시대에 걸쳐 활동한 여러 학자 및 여러 학파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 굳이 그 자세한 풀이는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으니까요. 또한 그 앞쪽에서 가지고 온 을지문덕의 우중문에게 보내는 시는 알아둘 필요가 있어 여기에 남겨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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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隋將于仲文詩(여수장우중문시)
神策究天文(신책구천문)
妙算窮地理(묘산궁지리)
戰勝功旣高(전승공기고)
知足願云止(지족원운지)
그대의 신기한 책략은 하늘의 이치에 닿았고
오묘한 계산은 땅의 이치를 꿰뚫었도다.
그대 전쟁에 이겨 이미 공이 높으니
만족함을 알고 그만두기를 바라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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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신호열이 풀이해 놓으신 문단을 그대로 가져 옵니다. “아 인재가 나는 것은 비록 지기의 작용이라 하지만, 어찌 운에 응하지 않고 일어나는 일이 있었던가. 삼한은 성주로부터 중국과 상통하였으나 문헌이 너무도 드러난 것이 없다. 수당시대로 접어들어 작자로서 이를테면 을지문덕이 우중문에게 보낸 규계(規戒)라든가 신라 왕이 비단에 짜서 공덕을 칭송한 따위가 비록 간책에 실려 있으나 대개는 모두 적막하여 하승을 벗어나지 못했는데, 이 사람의 작품이 유독 홍진에 노닐어 아려하게 울려서 중원의 제자들과 더불어 고건을 이어 받을 만하다 하겠다. 다만 종신∙양유예 두 사람에게 견주는 것은 조금 지나친 추앙인 듯하나 태사의 밝은 안목을 어찌 다 가릴 수 있으랴.
오늘도 많이 부족함을 느끼면서 풀이에 매달려 보았읍니다. 특히 ‘고건’의 ‘고’라는 한자는 찾아도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읍니다. 아마도 제자백가를 이르는 것처럼 글 잘하는 어떤 상징 인물을 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하였읍니다.
이런 오늘도 고마움으로 교산 허균의 성소부부고를 읽습니다. 정말, 고마워요.
첫댓글 오늘은 월요일이라 '허균 얼 톺아보기'를 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성소부부고 6번째시간을 가졌읍니다.
앞으로 한 두번이면 이 글 머리는 마칠 수 있을 듯싶습니다.
교산 허균에 대한 바른 이해, 깊은 이해를 위하여
처음부터 다시 읽는 것입니다.
기회가 되시면 한번, 살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