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강가에 앉아 물소리를 듣는다
높고 낮은 깊이와 크고 작은 돌을 읽어
저마다 목소리 닦아 잠자는 귀를 여는
어떤 것은 뒤에 처져 놓친 문장 더듬고
어떤 것은 혀 깨물어 밑줄 쳐 되씹으며
서책에 오르지 못한 불립문, 경을 읽는다
글자와 만난다고 어찌 다 경이 되랴
생각을 내려놓고 돌 읽는 물의 독경
내 언제 몇 생을 살아 저 물소리에 닿을까
-《시와소금》 2024.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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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독경/ 민병도 시인
김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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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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