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태국 영화...
싱 스트리트랑 비슷한데,
거기에 90년대 홍콩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병맛 개그를 첨가하여
산뜻한 10대의 성정을 아주 잘 그려냈다.
내용은 뭐 전형적인 삼각 팬티, 사랑과 우정 사이의 갈등, 거기에 음악을 가미한,
단순한 플롯이었다.
음악을 좋아하거나 혹은 실제로 그룹(언제부터인가 네이버에 빼앗긴 밴드라는 말이 원통하구나 ㅠㅠ)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룹을 만드는 과정, 곡을 만드는 과정, 음악에 관한 소소한 철학 등등
공감 가는게 매우 많았다.
특히 미션 주제가 <사랑이란 단어가 들어가지 않는 러브 송 만들기> 라는거이 참
으로 흥미로웠다.
2011년작인데,
당시 한국은 나가수다 위대한 탄생이다 머다 해서 전국민과 전뮤지션이 남의 노래
따라 부르는 원숭이 흉내를 내고 있던 반면 태국은 아직도 음악의 순수한 본질을
망각하지 않고 잘 간직하고 있었다.
극 중 여주인공이 레코드 가게 사장 딸이라는 설정부터 시작하여, 고등학생들의
그룹 컨테스트의 테마가 짤탱이 없이 창작곡이라는 국룰, 그리고 주인공 둘이 미션에 참가하기 위해 레코드 가게에 가서 이런 저런 시디를 고르는 장면은 참으로
신선했다.
사실 우리나라도 2010년 전에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던 장면인데....
영화 보면서 아주 쪽팔렸다.
우리나라에서 아마 저런 류의 하이틴 음악 영화를 만드면 뭐 일케 제작하지 않을라나?
이번 청소년 락페스티발의 미션은 90년대 히트곡 커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녀 주인공 한쌍이 이 미션을 수행하기 위하여 스맛폰으로 유투브 들어가서 이런
저런 곡 들어보는,
뭐 이 따위 형국이 펼쳐지지 않을라나?
츠암나~
이 영화에 나오는 소년들의 성정을 '찌질이' 로 번역 했던데,
내가 보기엔 적어도 얘네들은 곡을 만들기 위해서 멤버들끼리 레코드 가게 가서
씨디를 샀고, 컨테스트에 참여하기 위하여 본인의 곡을 썼고, 가사를 쓰기 위해
절치부심을 했다.
음악의 우열을 다른 놈들이 부른 곡 누가 더 잘 부르냐로 판단하고, 레코드 가게
가서 씨디 사는건 고려적 풍광이며, 창작은 오직 프로들의 세계라고 치부하며 제작을 포기한(아이러니하게도 프로페셔널 또한 다른 이들의 곡을 주로 커버하면서 연명하고 있다니....) 뮤지션들이 지배하는 이 나라야말로 진정 찌질하다고 생각해.
https://youtu.be/qjw2iu-BMOQ
SuckSeed (Official International Trailer)SuckSeed Official International Trailersynopsis'Ped' is your average elementary school geek who has zero interest in music. But ever since the day his classm...www.youtube.com
아닌가?
태국도 지금 시점에서 영화 만들면 BTS 워너비 아이돌 지망생들을 주인공으로 만들라나?
ㅋㅋㅋㅋㅋ
그래~
생각해보니 한국이 문제가 아니라,
2010년 이후 음악 산업이 전반적으로 미쳐버렸다.
야 내가 도깨비 왜 보다 말았는지 알아?
3편인가 4편인가?
공유가 이동욱한테 그런 걸 물어보잖아?
여자애한테 선물 하려는데 엘피랑 시디랑 어떤게 더 좋을까?
그러니까 이동욱이 공유를 한심하다듯 쳐다보면서 이렇게 대답하잖아?
<야!! 요즘 애들은 다 파일로 들어!!>
바로 그 순간!!
이동욱이 뱉은 말.
(물론 엄밀히 따지면 얜 잘못 없지. 작가가 쓴 시나리오대로 대사 쳤을뿐이니)
<요즘 애들은 다 파일로 들어>
이 말을 듣는 순간!!
이 드라마가 겁나 혐오스럽게 느껴졌다.
아니
모야 이건??
그냥 뭐 파일로 음악 듣는걸 무슨 트랜드로 치부하고,
엘피와 시디 듣는걸 개구린 고려적 행태라 매도하고 있잖아?
그것두 공중파에서 배우의 입을 통해....
이건 아니지~
이건 뭐랄까?
전기신호(파일)로 음악 듣는걸 한 세대의 특성으로 인정하는 거잖아?
음악은 무전기처럼 상대와 소통하는 신호가 아니다.
신호는 음악이 아니라 음향이다.
언제부터 음악이 저승사자한테도 버림 받은 음향으로 전락 했는가?
신호로 전락한 음악은 더 이상 음악이 아니다.
시각 장애인을 위한 교통용 신호음이 음악이 될 순 없잖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