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을 매매할 때보다 전세계약을 할 때 금액을 깎아주는 폭이 더 큰 곳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가령 전세계약을 할 때는 당초 제시한 호가에서 500만원까지 조정해주 지만 매매 때는 호가에서 100만~200만원만 깎아주는 식이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매매가가 전세금에 비해 액수가 2배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 |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 기 위축으로 시장 주도세력이 매도자에서 매수자로 바뀌었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물량이 많은 입주 단지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 우선 전세물량이 많아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가격 조정 요구에 잘 응해주기 때문이다. 반면 분양할 때 기대했던 만큼 아파트 가격이 오르지 않자 매매계약시 가격조정은 어려워진 것이다. 전세는 계약기간이 끝나면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 그러나 아파트는 한 번 거래가 성사되면 소유권이 이전된다. 즉 가격이 많이 상승했다면 파는 사람이 여유를 갖고 가격조정에 응할 수 있다. 하지만 분양가 대 비 가격상승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파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받고 팔려고 하는 것이다. 파는 사람들이 기대한 가격에 매매가 이뤄지 지 않자 매매를 전세로 전환하는 물량이 많은 것도 전세금 가격 조정폭 이 커지는 한 원인이다. 대표적인 예가 오는 20일 입주가 시작되는 서울 마포구 현석동 강변현 대홈타운 아파트. 주변 중개업소에 따르면 현재 전세금의 가격조정폭은 500만원 정도다. 반면 매매시 가격 조정폭은 절반인 200만~300만원 수준이다. 인근 현대 부동산 관계자는 '세입자를 구하기 힘들어 집 주인들이 전세를 찾는 사 람이 있을 때 가격을 더 잘 낮춰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작 년에는 입주물량이 많은 아파트라 하더라도 매매가격 조정폭이 배 이상 이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입주가 진행중인 용인시 신봉동 신봉LG자이, 안양 비산동 삼성래 미안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비산동 삼성래미안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매매가 조정 폭이 전세금 조정폭의 2배 이상이었지만 지금은 반대'라고 밝혔다. 그 는 이어 '입주 초기에는 전세금을 1000만원까지 조정해주는 곳도 있었지만 지금은 500만원 정도 조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아파 트 매매가 가격 조정폭은 200만~300만원이다. 용인 신봉동에서는 현재 매매와 전세가 모두 500만원 선에서 조정이 가 능하다. 주변 중개업소에서는 '그나마 전세물량이 줄어들면서 전세와 매매 가격조정폭이 비슷해졌다'고 귀띔한다. 입주 초기에는 전세금의 가격 조정폭이 매매에 비해 2배 이상 컸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