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621](금) [동녘글밭] 여사의 웃기는 나날
https://youtu.be/YkGpET6feD8
우리들은 일상에서 흔히 남의 부인을 높여 ‘여사’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보통, 결혼한 여자를 높여서 이르는 말이지요. 또한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진, 이름 있는 여자를 높여 주로 성씨 다음에 붙여서 쓰곤 합니다. 그러니까 ‘김 여사’ 또는 ‘김 여사께서’는 이라며 말을 이어 갑니다.
그렇다면 ‘대통령의 부인’을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요? 이 또한 보통, 높여서 ‘무슨 여사’라고 부르면 되겠지요. 그런데 그렇게 ‘여사’라는 말을 붙여 높여서 부르고 싶지 않은 경우,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하는 짓을 보면 높여 부르기보다는 낮추어 부르고 싶을 정도이기에 빠지게 되는 고민이지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대통령의 부인’이라 그냥 줄여, ‘영부인’이라고 쓰면 좋을 듯싶습니다. 괜찮지 않나요?
그런데 이렇게 쓰면 이 또한 자신을 ‘특별히’ 높이지 않았다고 하여 고소를 할지도 모를 일이긴 합니다. 아마도 많은 님들은 그래도 혹시 몰라, 아예 시비(是非)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생각에서 내키지 않지만 ‘여사’라는 말을 끝에 꼭 붙여 쓰는가 봅니다.
그래서 어쩌면 이렇게도 가엾은 ‘우리들’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하는 짓이 어떻게든 트집을 잡아 고소(告訴)를 하여 이리저리 끌려가게 만들어 사람의 진을 다 빼놓을 정도로 막가파식이라 아예, 조금 높여 주는 척하고, 셈치고, 울며 겨자먹기로 ‘여사’를 붙여 쓰는 것으로 여겨질 정도니까요.
따라서 이런저런 점을 감안하여 뭔가 좋은 말이 없을까를 고민하게 됩니다. 온갖 나쁜 짓을 다 하는 사람을 높이는 일에 ‘우리들’은, ‘우리들의 DNA’는 아무래도 머뭇거리며 주저하게 되니까요.
오늘, 이렇게 이런 웃기는 소재로 글밭을 일구는 것은 우리 한겨레 무지렁이 백성들의 특성상, 거기에 아주 딱 맞는 말을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각설이타령으로 여겨지는 무애가(無㝵歌)를 불러 요석공주를 맞아 드려 설총을 낳은 원효의 이야기에서, 서동요를 지어 불어 선화공주를 아내로 맞이할 정도의 백제 무왕 이야기에서 그 낌새를 엿보았기 때문이지요.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낱말을 가슴에서 꺼내 놓을 것으로 여겨지니까요.
촌철살인이라는 말에 소설가 이외수가 떠오르네요. 언젠가 ‘내가 졌다’라는 말을 뱉은 이외수가요. ‘졌다’고 뱉은 말은 진 것이 아니라 이미, 이겨 놓은 것으로 여기고 하는 말일 테지요. 이 어찌, 먼저 가신 이외수만이겠읍니까? 우리 무지렁이 백성들이 거의 다 그럴 테지요.
그런데 떠 오르는 것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300만원 간다는 디올가방 선물에 빗대어 300만원 어치 엿을 선물해도 되냐고 ‘국민권익위’에 질문을 던지는 일이 벌어졌으니까요. 그 ‘국민권익위원회’를 ‘국민건희위원회’로 바꾸어 부르는 일도 벌어지는 마당에 우연하게도 본 김개년입니다. 어찌하여 바로 이즈음에 ‘장래 희망이 한량인 김개년의 블로그’가 눈에 들어오는지...
‘참으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스스로 자신을 낮추어 ‘장래의 희망이 한량’이라고 소개한 님에게서 뭔가 번뜩 스치는 것이 있읍니다. 젊은 김개년님께 고맙다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그래서 조심스럽게 되뇌여 봅니다. 김~개년을요.
이런 오늘도 고마움으로 김~개년의 그날을 그려 봅니다. 정말, 고마워요.
첫댓글 오늘도 조금 늦었읍니다.
글밭을 마치고, 녹음을 하여 방송 틀을 잡느라 늦은 것입니다.
오늘 제목은 '여사의 웃기는 나날'입니다.
'여사 '라는 말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담은 것입니다.
'여사'말고 '영부인'에 대한 것고 그리고... 입니다.
그리고 무애가, 서동요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읍니다.
기회가 되시면 한번, 살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