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드는가 싶더니 어느새 겨울 문턱에 와 있습니다. 차가운 바깥 공기를 피해 집 안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는 계절. 난방기구 못지않게 주부들의 센스 있는 인테리어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이죠. 그런데 요즘 같은 불황기에 큰돈 들여 인테리어를 할 엄두가 나지 않으시다고요? 걱정마세요. 겨울 인테리어의 포인트는 뭐니뭐니 해도 따뜻하고 생기 있는 분위기 연출. 패브릭이나 양초 같은 작은 소품 몇 개만으로도 충분히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답니다.
실내디자이너 최시영 애시스 대표는 이번 겨울 인테리어의 테마로 ‘레드 무드(red mood)’를 제안합니다.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내기에도 좋고, 색감이 강렬하니 몇 군데만 포인트를 줘도 금방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랍니다. 게다가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색깔이니 겨울철 행복한 우리집 꾸미기에 금상첨화라네요. 그럼 최시영 대표와 함께 ‘레드 인테리어’를 배워볼까요?
■ 유리 식탁엔 패브릭 씌워 포근하게
유리 안이 허옇게 드러나 보이는 투명 식탁은 겨울철 금물. 가뜩이나 차가운 실내 공기를 더 차갑게 느껴지게 한다. 유리 테이블은 패브릭으로 부드럽게 감싸주면 한결 멋스럽고 따뜻해 보인다.
최 대표는 빨간색 바탕에 ‘氣(기)’자가 그려진 젠 스타일의 이불잇을 ‘발칙하게’ 식탁 위에 올려봤다. 과감한 꽃무늬가 들어가 있는 천이나 올겨울 트렌드 컬러인 와인빛의 벨벳 천도 식사 공간을 확 바꾸는 아이템이 된다고.
붉은색 테이블보가 자칫 튀어보일 수 있어 심플한 디자인의 검은 꽃병을 올려 놓았다. 이 꽃병은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에서 2만원을 주고 산 것. 안에 꽂힌 주황색 열매 가지는 동네 꽃집에서 7000원을 주고 구입했다. 식탁의 변신은 물 위에 동동 띄워진 초로 마무리. 안 쓰는 샐러드볼에 물을 담고 양초를 띄우니 사뭇 느낌이 달라졌다. 최 대표는 “초는 냄새를 빨아들이기 때문에 실내 공기 정화 효과까지 낼 수 있다”며 “하지만 아로마 향초는 음식의 고유한 맛을 해칠 수 있으니 식탁 위에는 쓰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나무바닥은 붉은 카펫 깔아 아늑히
싸늘한 나무 바닥에 붉은빛이 도는 카펫을 깔아 보는 건 어떨까. 채도 낮은 검붉은색은 튀지 않으면서 원목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카펫 사이즈는 아담한 게 좋다. 너무 크면 답답해보이고 먼지가 많이 일어 실내 공기가 탁해질 수 있다.
거실용 소품은 자잘한 것 여러 개보다 부피가 큰 한두 개를 두는 게 효과적이다. “스탠드나 큰 화병, 쿠션 같은 한눈에 확 띄는 소품들이 전체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벽면 한쪽 걸터앉을 수 있는 공간 위에 가로로 방석을 디스플레이했으며 그중 하나만 빨간색을 택했다. 그 옆쪽으로 붉은 열매가 달린 조화 장식을 꽃병에 늘어뜨려 붉은 톤을 균형있게 배치했다. 원색의 페인트나 패브릭으로 거실 한 벽면을 메우는 방법도 있다. 패브릭은 주부 혼자서 간단히 핀을 이용해 달 수 있는 게 장점. 하지만 호흡기 질환이 있는 아이들이 있는 경우는 주의해야 한다.
■ 욕실은 심플한 장식으로 깔끔하게
하루의 피로를 회복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인 욕실에는 복잡한 데코레이션보다는 심플한 장식을 활용해 조용한 느낌을 줘보자.
최 대표는 깔끔하면서도 재미를 더할 수 있는 동그라미 모양의 빨간색 러그를 욕조 바닥에 깔았다. 선반 위에는 빨간색 양초를 둬 군데군데 레드 분위기를 살렸다.
욕실이 모던한 분위기이면 고풍스런 소품을 배치해 언밸런스한 효과를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깔끔한 대리석톤 바닥의 욕실에 긴 촛대, 중국풍 의자를 가져다 놓으면 개성 있는 욕실이 만들어진다. 앤티크 소품들은 마장동 일대의 앤티크 가구점에 가면 즐비하다.